[커버스토리 = 금융소비자 750명 설문 '2018 은행 모바일뱅킹 평가']
-금융소비자 750명 설문…안전성은 하나, 직관성은 우리 ‘톱’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한경비즈니스는 비대면 시대, 은행의 주요 수익 기반이 될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시장조사 업체인 오픈서베이와 공동으로 ‘2018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 평가’를 진행했다.

평가 대상은 KB국민은행(이하 국민은행)·신한은행·KEB하나은행(이하 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이하 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다.

5대 은행의 모바일 뱅킹 관련 앱만 90여 개, 모든 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각 은행의 주력 모바일 뱅킹 앱인 ‘스타뱅킹’과 ‘리브(국민은행)’, ‘쏠(신한은행)’, ‘1Q뱅크(하나은행)’, ‘원터치개인뱅크’와 ‘위비뱅크(우리은행)’, ‘NH스마트뱅킹’과 ‘올원뱅크(농협은행)’를 이번 설문의 평가 대상으로 삼았다.

평가 지표는 △접근성 △편의성 △직관성 △안전성 등 4개 부문(각 5점 만점)이며 개선 사항을 묻는 주관식 문항 1개를 추가했다. 5대 시중은행의 모바일 뱅킹 앱 서비스의 왕좌는 누구일까.
2018 은행 모바일 뱅킹 앱 평가 1위 ‘신한’
◆ ‘통합’의 힘, 신한은행 1위

그야말로 ‘통합’의 힘이다. 최근 기존 모바일 뱅킹인 ‘신한S뱅크’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 앱을 하나로 통합한 신한은행이 ‘2018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 평가’에서 영예의 1위에 올랐다.

이번 조사에서 신한은행은 4개 부문 중 접근성과 편의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5점 만점의 평점 3.77점을 얻었다. 4점 이상을 획득한 부문은 없었지만 전 부문에 걸쳐 3.5점 이상의 우수한 성적을 얻으며 2위인 하나은행을 앞섰다. 점수 차는 0.03점이다.

2위를 기록한 하나은행의 평점은 3.74점이다. 하나은행 역시 모든 부문에서 3.5점 이상의 고른 점수를 받았지만 접근성과 편의성 부문에서 신한은행에 뒤지며 아깝게 1위를 놓쳤다.

단 모바일 뱅킹의 필수 사항이자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안전성 부문에서 타행보다 높은 득점을 기록하며 2위의 아쉬움을 떨쳤다.

2등과 3등의 점수 차는 더욱 아슬아슬하다. 우리은행은 3.73점을 획득하며 ‘0.01점’, 간발의 차로 3위에 머물렀다.

그 대신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 등 모바일 앱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꼽히는 직관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2015년 5월 국내 최초로 모바일 뱅크를 선보인 은행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종합 4위는 평점 3.58점을 기록한 국민은행에 돌아갔다. 국민은행은 수익 측면에서는 신한은행과 1, 2위를 다투는 은행이지만 이번 모바일 뱅킹 앱 평가 조사에서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특히 직관성 부문에서 5개 은행의 평점인 3.52점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 전체 평점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분석됐다. 종합 평점은 3.58점이다.

5개 은행 중 가장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 곳은 농협은행이다. 평점 3.55점으로 5위에 그쳤다. 하지만 4개 부문 중 접근성·편의성·안전성 등 3개 부문에서 50대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음으로써 모바일 뱅킹의 사각지대로 꼽히는 50대 이상 시니어 고객에게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금융회사 최초로 모바일 뱅킹에 돋보기 기능을 탑재한 ‘큰글송금’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50대 이상 시니어 세대를 잡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2018 은행 모바일 뱅킹 앱 평가 1위 ‘신한’
◆ 신한은행, 3.94점 최고점 기록

부문별 평가는 어떨까. 먼저 최근 비대면 금융의 핵으로 떠오른 접근성 부문이다. 설문에서는 ‘공인인증서와 생체 인증 등 인증 방식에 따른 서비스 접근이 용이한지’를 접근성의 정의로 내세웠다.

그 결과 접근성 부문 1위는 종합 1위인 신한은행이 차지했다. 특히 5점 만점 중 3.94점으로 이번 설문 조사에서 5대 은행과 부문별 문항을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4~5점 등 고점을 준 의견이 과반인 72.7%로, 1~2점 저점을 준 의견(2.0%)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평점 4.11점으로 신한은행의 접근성에 가장 후한 점수를 줬다.

반면 농협은행은 접근성 부문에서 3.55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1위인 신한은행과는 0.39점 차다. 50대 응답자가 평점 3.76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줬지만 30대 응답자 중 10.5%가 저점(1~2점)에 표를 던지며 30대 평점 3.21점으로 접근성 부문 점수를 끌어내렸다.
이들은 “지문 인증 시 속도 및 인식률”, “인증 시 시스템 오류”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8 은행 모바일 뱅킹 앱 평가 1위 ‘신한’
2018 은행 모바일 뱅킹 앱 평가 1위 ‘신한’
◆ 신한은행, 50대 평균 평점 4.03

다음은 계좌 조회와 이체 등 업무 편의성에 대한 부문이다. 모바일 뱅크 역시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은행’이다. 따라서 모바일 뱅크의 기본 역시 ‘금융 서비스’다.

기초 서비스인 편의성 부문에서 가장 우수한 점수를 기록한 곳은 신한은행이다. 3.89점으로 접근성 부문에 이어 또 한 번 고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50대 이용자의 73%가 고점(4~5점)을 주며 신한은행 모바일 뱅킹 앱의 업무 편의성을 치켜세웠다. 50대의 평점은 4.03점이다.

‘맞수’ 국민은행은 편의성 부문에서 5대 은행 중 가장 낮은 점수(3.61점)를 받았다. 30대와 50대는 3.7점대의 비교적 높은 점수를 줬지만 20대 응답자 중 13.2%가 1~2점에 투표하며 3.47점을 줬다.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이용자는 “접속 시 지체되는 시간(로딩)이 다소 길어 빠른 이체 시 불편하다. 메인 화면에 이체하기와 조회하기 등 자주 이용하는 메뉴를 띄워 편의성을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남겼다.
2018 은행 모바일 뱅킹 앱 평가 1위 ‘신한’
2018 은행 모바일 뱅킹 앱 평가 1위 ‘신한’
◆ 소수점 각축 끝 하나은행 1위

해킹이나 보안 우려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지를 묻는 안전성 평가 부문에서는 신한·하나·우리은행이 3.7점대에서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각축을 벌인 끝에 하나은행이 3.79점으로 1등을 가져갔다. 2등인 우리은행과의 점수 차는 0.06점이다.

하나은행은 2030, 4050세대 등 설문에 참여한 모든 세대로부터 3.7~3.8점대의 고른 점수를 받았다. 특히 30대 이용자 중 저점(1~2점)에 표를 던진 이는 ‘0’명이었다.

그런가 하면 농협은행의 30대 이용자 중 9명은 농협은행의 안전성에 우려의 표를 던졌다. 1~2점 등 저점에 투표한 이가 무려 23.7%로 다른 세대와 비교해 안전성을 걱정하는 의견이 많았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30대 여성 이용자는 “정보 유출 전적이 있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고 30대 남성 이용자 또한 “해킹 사건에 대해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고 개선 사항을 적었다.

응답 결과를 통해 미뤄 짐작하면 2011년 4월 발생한 농협의 전산망 마비 사태가 모바일 뱅킹 사용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농협은행은 해킹 피해 이후 전산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경기도 의왕에 통합 정보기술(IT)센터를 설립했고 은행과 상호금융 전산 시스템을 분리 재구축하는 등 보안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2018 은행 모바일 뱅킹 앱 평가 1위 ‘신한’
◆ 진짜 1위는 ‘카카오뱅크?’

마지막 평가 문항인 직관성 부문은 특정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의 단순성과 가시성이 어떠한지를 묻는 문항이다. UI·UX 등 모바일 뱅킹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요성과 달리 5대 은행은 직관성 부문에서 대체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우리은행이 3.61점으로 그중 가장 앞섰지만 3.4~3.5점대의 타 은행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직관성 부문은 연령별 응답도 큰 차이가 없었다. 4점대의 높은 점수가 나왔던 다른 평가 요소들과 달리 직관성 부문의 점수는 대부분이 3.5점 아래에서 밑돌았다.

직관성 부문에서 주목해야 할 평가 결과는 이용자에게 각 모바일 뱅킹 앱의 개선 사항을 묻는 주관식에서 나왔다.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하는 이 공간에서 각 은행별 이용자들은 5대 은행이 아닌 ‘카카오뱅크의 직관성’에 높은 점수를 주며 시중은행이 카카오뱅크처럼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설문(개선 사항)에서 5대 은행이 아닌 타 은행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거론된 것은 카카오뱅크가 유일하다.

신한은행을 이용하는 31세 대학원생은 “카카오뱅크에 비해 표시되는 정보가 많아 특정 메뉴에 접근하는 것이 어렵다”고 지적했고 우리은행을 이용하는 31세 전업주부는 “카카오뱅크처럼 화면이 좀 쉽게 보였으면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하나은행을 이용하는 55세 전문직 여성 역시 “카카오뱅크보다 접근성이 용이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남겼다.

이 밖에 5대 은행의 모바일 뱅킹 이용자 중에서는 ‘통합’을 희망하는 의견도 다수를 이뤘다.

우리은행의 한 이용자는 “스마트폰에 우리은행 관련 앱만 5개로 종류가 너무 많고 하나만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일도 많다”고 아쉬움을 토로했고 하나은행 이용자 또한 “기능별 앱 종류가 많아 앱을 하나로 통합해 사용자 편의를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반면 호평을 남기는 의견도 상당수에 달했다. 특히 ‘이용하는 데 불편한 점이 없다’, ‘개선 사항이 딱히 없다’는 의견은 5대 은행의 주관식 설문에서 가장 많은 답변 중 하나이기도 했다. 어깨를 으쓱하게 할 만한 의견도 있었다.

‘지금까지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어 불편함이 없다(신한은행)’, ‘사용 시 불편한 점을 못 느꼈다. 대체로 만족스럽다(하나은행)’, ‘지금도 만족하며 쓰고 있다(우리은행)’,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개선할 점이 없다(국민은행)’, ‘제일 많이 이용하며 만족도가 높다(농협은행)’ 등이다.

◆어떻게 조사했나

금융 소비자의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이용 현황과 인식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시장 분석 서비스 업체인 오픈서베이와 한경비즈니스가 공동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20~59세 금융 소비자 중 KB국민은행·신한은행·KEB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별 모바일 뱅킹 서비스 이용자 150명씩 총 750명을 대상으로 3월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총 32개 문항(공통 질의 7개, 각 은행별 개별 질의 5개)에 대해 물었다.

보다 정확한 설문 결과를 얻기 위해 설문에 참여하기 전 금융 소비자로부터 5개 은행의 모바일 뱅킹을 사용하고 있는지 묻고 사용 중인 이용자만 설문에 참여하도록 했다.

응답자 성별은 여성 380명(51%)·남성 370명(49%), 연령은 20대(25%)·30대(25%)·40대(25%)·50대(25%)다. 각 은행별 응답자(150명)의 성별과 연령 역시 비율을 동일하게 구성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오차 범위 ±3.58%다.

poof34@hankyung.com

[커버스토리 '2018 은행 모바일뱅킹 평가' 기사 인덱스]

-'리딩 뱅크 경쟁' 점포에서 모바일로 전선 이동
-2018 은행 모바일 뱅킹 앱 평가 1위 '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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