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연회비 없는 ‘열린 창고형 마트’…2010년 1호점 오픈 이후 매출 30배 이상 증가
이마트 트레이더스, 코스트코 아성 넘는다
(사진) 트레이더스 수원점. /이마트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열린 창고형 마트’ 트레이더스가 공격적 점포 확장과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제품을 과감히 교체하는 ‘신상’ 전략으로 매년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27.2% 증가한 1조521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트레이더스 1호점을 오픈한 2010년 대비 3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2015년 이후 3년 연속 25%가 넘는 고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기존 점포들의 매출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트레이더스 기존 점포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3% 증가했다.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12월 군포점(13호점)과 김포점(14호점)을 연이어 오픈하며 코스트코(13개)를 넘어 국내 창고형 마트 중 가장 많은 점포망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마트는 올해 말 트레이더스 위례점(경기 하남)과 서울 1호점인 트레이더스 월계점(노원구) 오픈을 통해 1조9400억원의 매출을 달성, 국내 최대 창고형 마트 브랜드로 자리 잡는다는 목표다.

◆특정 신용카드 등 결제 수단 문턱 없애

트레이더스의 인기 요인은 기존 창고형 마트와 달리 연회비를 받지 않는 비회원제 전략에 있다. 코스트코와 토종 창고형 마트 ‘빅마켓(롯데마트)’이 3만원 정도의 연회비를 받는 것과 달리 트레이더스는 연회비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특정 신용카드와 현금만 받는 기존 창고형 마트와 달리 결제 수단의 문턱을 없앤 것도 트레이더스가 좋은 평가를 받는 요인 중 하나다.

노재악 이마트 트레이더스 본부장(부사장)은 “트레이더스는 자체 스토리를 담은 상품과 고객 서비스 철학, 연회비 없는 열린 창고형 매장의 장점을 바탕으로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약 60%에 달하는 상품 교체율도 트레이더스의 강점 중 하나다. 트레이더스는 일반 대형마트가 8만~10만 개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5000개 수준의 제품을 판매한다.

트레이더스 상품본부는 매주 금요일 모든 바이어가 참여하는 ‘상품 컨벤션’을 통해 50~60개의 신제품을 입점시킨다. 새로 입고되는 상품의 수만큼 판매가 부진한 상품은 진열대에서 빼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트레이더스의 2016년 연초 대비 연말 기준 상품 교체율은 52%였다. 지난해에도 총 5000개의 상품 중 57%를 교체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코스트코 아성 넘는다
(그래픽) 윤석표 팀장

◆시즌 앞서가는 ‘얼리 인·아웃’ 전략 통해

이마트의 매입량을 바탕으로 한 높은 가격 경쟁력도 트레이더스 성장의 원천이다. 트레이더스는 대형마트 대비 8~15%의 가격 우위를 갖고 있다. 특히 국내산 신선식품의 가격은 경쟁 창고형 마트 대비 월등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트레이더스는 수입 고기와 수입 과일 만큼은 코스트코와 경쟁해 이길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국내산 축산물과 제철 과일, 수산물 등에 집중했다. 이마트의 강력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한 좋은 품질의 국내산 신선식품이 고객의 호응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자체 상표(PL) 상품도 진화를 거듭하며 고객을 그러모으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2016년 9월 PL 가전 상품 ‘에어프라이어(2.6L)’를 출시했다. 트레이더스는 이후 생닭 한 마리를 통째로 넣어 치킨을 튀길 수 있는 대용량 에어프라이어를 찾는 고객의 니즈가 많다는 점에 주목, 지난해 7월 용량을 2배 늘린 에어프라이어 플러스(5.2L, 8만4800원)를 선보였다.

에어프라이어 플러스는 지난해 10월부터 입소문을 타며 ‘줄을 서야만 살 수 있는 대박 상품’으로 거듭났다. 올해 2월 1일에는 준비한 물량 3100대가 전국 14개 트레이더스에서 오픈 30분 만에 모두 팔려 나갔다. 에어프라이어 플러스의 누적 판매량은 약 2만4000대에 달한다.

트레이더스는 이 밖에 출시 7일 만에 1000대를 ‘완판’한 ‘반값 침구청소기’, 지난해에만 64만 팩이 팔린 호주산 양념 토시살 등의 PL 상품 개발에도 성공했다.

트레이더스는 병행수입을 통해 가격을 낮춘 명품 가방도 판매한다. 2013년 3억4000만원이었던 트레이더스 명품 매출액은 지난해 34억원으로 10배 증가했다.

이마트는 올해를 ‘창고형 매장 1등 경쟁’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100일 만에 2만 병 이상 팔려나간 트레이더스 와인 매출 1위 ‘에스페라’와 지난해 530만 개 이상 팔린 PL 생수 ‘마이워터’를 연중 상시 최저가로 선보인다. 호주산 윗등심살, 콤비네이션 피자 등의 인기 상품도 기존 대비 최대 20% 싸게 판매한다.

이형철 이마트 트레이더스 상품담당 상무는 “트레이더스는 시즌을 앞서가는 ‘얼리 인·아웃’ 전략으로 고객이 매번 새로운 상품을 접하는 느낌을 받게 하는 등 트렌드 세터로 거듭나고 있다”며 “에어프라이어와 호주산 양념 토시살 등 트레이더스 방문 시 ‘무조건 담아야 할 상품’을 개발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