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5일 고점 형성 전까지 골드만삭스원자재가격지수(GSCI)인 농산물지수의 수익률은 8.6%로, 원자재 전체(CRB Commodity Index) 수익률을 7.2%포인트 웃돌았다.
지난해 수익률이 좋았던 산업 금속과 에너지 품목의 차익 실현 매물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농산물 매수세로 옮겨간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3월 고점 이후 농산물 시장의 구조적 가격 변화를 일으킬 만한 특별한 요인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GSCI 농산물지수 수익률(-6.0%)은 원자재 전체 수익률(-0.5%)을 크게 밑돌고 있다.
품목별로 소맥 마이너스 11%, 대두 마이너스 4.9%, 옥수수 마이너스 3.2% 순으로 하락 폭이 크다.
이 같은 흐름에는 미·중 간 힘겨루기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최대 600억 달러)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중국은 총 30억 달러에 달하는 128개 품목에 관세(15~25%)를 부과하는 보복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은 앞으로 자국 내 수입 규모가 큰 농산물 등을 중심으로 보복관세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미국 농산물은 196억 달러어치로, 수입 대상국 중 둘째 규모다. 우려가 현실이 되면 트럼프의 지지 기반인 미국 농업계의 반발이 불을 보듯 빤한 상황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세계 농산물 최대 소비 국가인 중국이 대두와 옥수수를 비롯해 다른 품목으로 보복관세를 확대하면 수요 위축과 함께 공급 부담이 늘면서 농산물 가격 하락 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향후 농산물 가격 움직임은 G2 간 힘겨루기의 희생양으로 움직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그래픽=윤석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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