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중국 내 한국 상품 구매 채널보다 다양해져…LG생건·호텔신라 주목

[정리=한경비즈니스 김정우 기자]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유커가 돌아오지 않는 이유’를 선정했다. 양 애널리스트는 “중국 내에서 한국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과거에 비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었어도 면세점과 화장품 등 중국 관련 소비주의 반등 여력이 충분하다”고 예상했다.
면세점·화장품 “유커 없어도 괜찮아~”
올해 춘제를 맞아 해외를 여행하는 중국인 여행객은 전년 대비 1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해외여행 국가는 태국·일본·싱가포르·베트남·인도네시아 순서였다. 10위권 내 7개 국가가 모두 동남아 지역이다.

한·중 관계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개별 관광객들은 한국 여행을 선호하지 않는 모습이다.

과거 중국인들은 주로 쇼핑을 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2016년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을 여행지로 선택하게 된 요인을 묻자 ‘쇼핑’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5.7%에 달할 정도였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여파로 유커들이 줄어들자 ‘면세점’과 ‘화장품’ 등 중국 관련 소비주가 직격탄을 맞은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한국을 찾는 유커들은 여전히 사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인들이 한국에 오지 않아도 좋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유커 없이도 대표적인 중국 관련 소비주인 면세점과 화장품 관련주의 반등이 가능하다고 분석된다.

◆해외직구 장려하는 중국 정부

이같이 전망하는 주된 원인으로 중국 웨이상(微商 :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상인)의 성장을 꼽을 수 있다.

기존에는 이들을 ‘따이공(보따리상)’이라고 했지만 웨이상이라고 바꿔 부르는 이유는 개인 네트워크 위주의 대리 구매(따이공의 판매 방식)보다 신뢰와 정품을 보장하는 직접 판매 채널(웨이상의 판매 방식)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

국 중산층의 소득수준 상승에 따른 럭셔리 소비 모멘텀 강화가 바로 웨이상의 성장 배경이다. 웨이상은 참여자의 유형이 매우 다양하다. 특히 시장 교역액과 종사자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15년 전국적으로 웨이상 종사자 규모는 1257만 명에서 2016년 22.1% 증가한 1535만 명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활동 범위도 점차 다양화되고 세분화되면서 상품의 공급부터 운영·판매·결제·물류배송 및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산업 사슬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새로운 카테고리나 신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중국의 해외직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도 중국 관련 소비주의 전망을 밝게 한다. 중국 정부는 해외직구 관련 제도 정비를 통해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는 한편 제도 확립에도 힘쓰고 있다.

2017년 종료할 계획이었던 해외직구 수입 상품 인증 면세 기간을 2018년까지 재연장하기로 했다. 이는 온라인상에서 구매된 수입 제품에 대해 우대 정책을 당분간 지속해 해외 원정 소비를 억제하고 국내 소비로 유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국을 찾는 유커들이 예전 같지 않더라도 면세점이나 화장품 등 중국 관련 소비주는 반등 여력이 충분하다.

◆웨이상, 면세점 매출 70% 이상 차지

우선 면세점부터 살펴보면 현재 국내 면세점 매출의 70~80%는 웨이상이 차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외국인 입국자 수가 여전히 급감하고 있음에도 월별 면세점 판매금액이 30~40% 이상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중국의 웨이상이다.

중국 럭셔리 수요가 견조하다는 가정하에 면세점 매출 및 중국인 입국자들의 면세점 쇼핑의 높은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인 관광객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면세점 업체들에 대한 투자 포인트는 시장점유율 확대와 비용 구조 개선에 따른 이익률 정상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그동안 굳건한 1위였던 롯데면세점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 누계로 전년 대비 매출액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인천공항 제1터미널 철수와 중국 정부의 롯데에 대한 제재로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측면에서 면세점 업종에서 최선호주는 호텔신라다.

영업 환경이 개선되면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준비를 지속해 왔다. 롯데면세점은 흔들리는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점유율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아시아 공항 면세점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화장품 및 향수 카테고리에 대한 독점적 지배력 및 협상력 강화로 수익성 향상이 기대된다.

화장품 기업들은 중국 현지법인에서의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중국 화장품 시장 역시 점차 가격보다 질을 중요시하는 구조로 변하고 있어 한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LG생활건강이 가장 주목된다. LG생활건강은 이미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저가 시장보다 아직 로컬 브랜드들이 올라가고 있지 못하는 후·숨·빌리프 등 프레스티지 제품 중심으로 브랜드 역량을 키워 왔다.

특히 후 브랜드는 중국 화장품 시장 내 진정한 럭셔리 기초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중국 내 럭셔리 브랜드 화장품의 성장률이 최근 크게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실적 향상을 기대해볼 만하다.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