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보다 ‘평화와 협력’에 무게…2030세대와 4050세대 차이도 뚜렷
[한경비즈니스=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 2018년 4월 27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이 역사적인 날을 빅데이터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2018년 1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블로그·트위터·뉴스 등에서 빅데이터상 남북정상회담의 월별 언급량을 살펴보면 2018년 1월 7686건, 2월 4만8579건, 3월 23만4069건, 4월 70만5144건으로 매달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언급량은 7000여 건으로 매우 적었지만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며 꽁꽁 얼어붙어 있던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며 2월 들어 4만8000여 건으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언급량이 증가했다.
이렇게 시작된 남북 화해 무드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세계적인 사건으로 이어졌다. ◆정상회담 긍정지수 43%→86%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감성 분석을 실시한 결과 올해 초와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한 국민들의 반응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반응은 올해 1월 긍정 47%, 부정 53%, 2월 긍정 43%, 부정 57%로 부정적인 감성이 더 높았다.
하지만 대북특사단 방북 이후 남북정상회담이 구체화되자 3월 반응은 긍정 65%, 부정 35%로 긍정 감성이 크게 올랐다.
4월 정상회담 전까지 긍정 86%, 부정 14%로 긍정적인 감성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고 정상회담 이후에 대한 감성 분석 결과는 긍정 93%, 부정 7%로 국민들로부터 가히 최고의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1위 ‘귀중한(1만6230건)’, 2위 ‘어메이징(7612건)’, 3위 ‘기쁘다(3640건)’, 4위 ‘성공적(2240건)’, 5위 ‘울컥하다(1336건)’, 6위 ‘영화 같다(1234건)’, 7위 ‘좋은 결과 얻다(1112)’ 등 회담에 대한 긍정과 만족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은 ‘어메이징’, ‘울컥하다’, ‘영화 같다’ 등 새로운 역사의 시작에 대한 감명과 기대감을 보이고 있었다. 각 세대별로 정상회담에 대한 반응은 다르게 나타났다. 2030세대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파격적’, ‘꿀잼’ 등으로 표현하며 이번 정상회담을 흥미진진한 감정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감동’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하며 11년 만에 성사된 남과 북 정상의 만남이 감동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비판’과 ‘분노’ 등의 단어도 나타났고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4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과거 반공 교육과 1983년 KBS 남북 이산가족 상봉 장면을 보고 자란 세대인 40대 이상은 북한을 완전히 다른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감격적인 상봉 장면을 보지 못하고 자란 2030세대들에게 북한은 독립적인 하나의 나라로밖에 인식되지 않는다.
기존에 2030세대가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이지 않다.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과 핵무기 개발로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들의 북한에 대한 감성 키워드를 살펴보면 ‘피해’, ‘분노’, ‘긴장’, ‘위협’, ‘스트레스’등 부정적인 키워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피해’, ‘스트레스’ 등 북한에 대한 피해와 미래 통일을 책임져야 한다는 스트레스 등이 나타나며 한반도의 미래를 책임질 2030세대는 통일의 당위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통일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향후 통일이 논의되면 통일 공감대가 거의 없는 청년들은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교류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젊은 세대들이 통일의 필요성을 직접 느끼고 단계적으로 통일에 접근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2030세대들이 평창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반대했던 이유도 단일민족으로서 단일국가에 대한 인식 차이가 기성세대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사례다.
◆‘완전한 비핵화’ 키워드 언급 1위
통일과 관련돼 기대되는 키워드로는 ‘개마고원’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여행’, ‘유럽’, ‘철도’, ‘평양냉면’ 등이 줄을 이었다. ‘개마고원’, ‘여행’ 등이 나타나며 개마고원에 올라 트레킹을 즐기거나 북한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언급이 많았다.
또한 ‘유럽’, ‘철도’ 등이 나타나며 통일이 되면 철도를 통해 유럽 관광을 가보고 싶다는 의견도 있다. ‘평양냉면’도 언급되며 죽기 전에 꼭 평양에서 평양냉면을 먹고 싶다는 반응도 많았다. 북한 맛집을 찾아가고 싶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그동안 중단됐던 남북 간 경제협력이 다시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비무장지대 DMZ는 서해권의 교통 물류 산업 벨트와 동해권의 에너지 자원 벨트를 잇는 환경 관광 벨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주목 받고 있다.
실제 회담 직후 외국인들의 DMZ 관광 문의가 1주일 사이 2~3배나 늘었고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겠다는 언급이 나오면서 철도 관련 주가가 상승하는 등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빅데이터상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많이 나타난 표현들을 살펴보면 ‘완전한 비핵화’의 성공과 지속적인 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메시지들이 많았다.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평화의 봄이 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다.
두 정상에 대한 키워드를 살펴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배려’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적극적’ 자세가 돋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키워드로는 1위 ‘배려’, 2위 ‘자부심’, 3위 ‘웃음’, 4위 ‘칭찬’, 5위 ‘설득’이 있다. 문 대통령 특유의 배려 화법과 많은 대화를 통해 설득하려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문 대통령의 밝은 웃음이 회담 분위기를 좋게 하는 하나의 수단이었다는 평이 있다.
이에 국민은 문 대통령에 대해 ‘자부심’, ‘칭찬’ 등을 나타내며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자랑스럽다는 반응이다.
반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키워드로는 1위 ‘적극적’, 2위 ‘즉흥적’, 3위 ‘호전적’, 4위 ‘유머러스’, 5위 ‘깜놀 (깜짝 놀람의 준말)’ 등 김 위원장의 적극적이고 즉흥적인 행동에 놀랐다는 반응과 김 위원장의 재치 있는 말이 화제가 되며‘유머러스’한 사람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회담 관련 관심이 높았던 키워드롤 살펴보면 1위 ‘판문점 선언(1만6341건)’, 2위 ‘군사분계선(1503건)’, 3위 ‘도보다리(1363건)’, 4위 ‘방명록(1281건)’, 5위 ‘모두발언(1220건)’ 등이 있다. 회담 이후의 ‘판문점 선언’에 가장 큰 관심이 쏠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판문점 선언에는 북한 비핵화를 비롯해 종전 선언, 군사 현안, 평화 협정, 이산가족 상봉 등 예상보다 방대하고 만족스러운 내용이 담겼다.
또한 ‘군사분계선’이 오르며 남북 정상의 첫 만남 순간이 큰 이슈로 나타났다. 두 정상이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든 장면은 분단의 상징을 허무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3위에는 ‘도보다리’가 오르며 도보다리에서의 단독 회담이 화제였다. 이번 회담의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 아닐까 생각된다.
두 정상은 도보다리를 산책하며 30분 동안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또 ‘방명록’, ‘모두발언’ 등이 오르며 김정은 위원장의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라는 글과 ‘수시로 만나자’, ‘회담 성과 내서 기대에 부응하자’, ‘평양냉면 가져왔다’ 발언 등 파격적인 행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치킨지수, 박 전 대통령 탄핵 후 최고치
남북정상회담 의제에 대한 연관 키워드는 1위 ‘비핵화(2만1566건)’, 2위 ‘종전(8005건)’, 3위 ‘경제(2649건)’, 4위 ‘관계(1977건)’, 5위 ‘통일(1034건)’ 등이 나타났다.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핵심 의제는 역시 ‘비핵화’인 만큼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핵실험 등에큼 북한의 핵무기 개발, 핵실험 등에서 우리 국민이 갖는 위협과 불안감이 크기 때문에 ‘비핵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또한 ‘종전’이라는 키워드가 오르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이 담긴 합의문이 나오길 간절히 희망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경제’, ‘관계’ 등 북한과의 경제적인 성장, 남북의 지속적인 관계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반면 ‘통일’은 낮은 순위와 언급량을 보이고 있어 국민들은 통일을 앞세우기보다 다양한 교류와 평화, 소통과 화합의 정책 기조를 수립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색 분석도 있다. 치킨의 언급량과 기상 변수, 경제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측정한 치킨지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행복지수로 통한다.
이 치킨지수가 남북정상회담을 기점으로 3000을 넘어섰다. 지난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린 날 2148로 2000을 넘어선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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