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획 : 4차 산업혁명의 최전선, ‘스마트 시티’를 가다③스페인 바르셀로나]
-‘시민을 위한’ 스마트 시티…자동차가 점유한 도로를 시민에게
거리를 ‘삶’으로 채우는 바르셀로나의 실험
[(스페인 바르셀로나=한경비즈니스) 정채희 기자, 후원=한국언론진흥재단] 해마다 11월이면 최첨단 정보기술(IT)이 집결된 ‘스마트 시티’를 자랑하는 국제 행사가 열린다.

전 세계 스마트 시티의 각축전이 열리는 ‘스마트 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다. 이 행사의 개최지인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는 오랫동안 스마트 시티 운동의 선도자로 꼽혀 왔다.

하지만 바르셀로나가 이룩한 스마트 시티는 우리가 으레 상상하는 스마트 시티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자율주행차가 거리를 다니고 드론이 공중을 나는 ‘4차 산업혁명의 테스트베드’라고 하기에는 IT가 총집결된 한국의 스마트 시티에 한참 모자란 듯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스마트 시티 전문가는 바르셀로나를 몇 안 되는 스마트 시티의 우수 사례로 꼽는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디젤차를 몰아내고 도로 위에 공동체의 꽃을 피우는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스마트 시티, 바르셀로나를 찾았다.
거리를 ‘삶’으로 채우는 바르셀로나의 실험
‘바르셀로나의 심장부’ 카탈루냐 광장에서 동쪽으로 3km정도 떨어진 산마르티 지구 포블레노 지역. 이곳에서 길을 걷다 보면 독특한 광경을 마주할 수 있다.

사거리 중앙도로에 떡하니 어린이 놀이터가 자리해 있고 그 옆 차로에는 시민들이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곳곳에 놓여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도로 위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읽곤 한다. 옆 차로에서는 때때로 자동차가 달리지만 그들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는다.

놀이터에서 손녀의 그네를 밀어주던 노신사는 “(차로에 놀이터가 생겨) 아이들한테 너무 좋다”며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편익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는 지금 자동차가 점유해 온 공간을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혁신 실험이 한창이다. 그곳이 사거리 중앙도로 한복판일지언정 말이다.
거리를 ‘삶’으로 채우는 바르셀로나의 실험

◆차로 위 놀이터, 슈퍼블록의 탄생


2차로 왕복 차로 위 가로로 길게 칠해진 녹색 페인트칠, 그 위로 ‘수페리야(SUPERILLA : 슈퍼블록을 의미)’란 카탈루냐어가 적혀 있다. 알림판에는 자전거와 보행자만 지나갈 수 있고 일반 차량은 진입할 수 없다는 표지가 돼 있다.

바르셀로나의 스마트 시티 정책을 관통하는 ‘슈퍼블록’, 수페리야를 마주하는 첫 관문이다.

슈퍼블록은 바르셀로나시가 도시 중심부의 자동차 숫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안한 도시 디자인 콘셉트다.

여기서 ‘블록’은 113.3×113.3m의 네모반듯한 주거 및 상업 공간을 의미한다. 시는 1859년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병원과 같은 자원을 동등하게 분배하는 격자 구조를 계획했는데, 블록의 외곽 면을 건물(주거 및 상업시설)로 배치하고 안쪽 빈 공간을 건물 이용자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휴식 공간으로 만들었다.

위성사진을 보면 이 블록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구시가지(바르셀로네타지구)를 제외하면 바르셀로나 대부분의 시가지가 이 블록들로 구성돼 있다.
거리를 ‘삶’으로 채우는 바르셀로나의 실험
슈퍼블록은 총 9개의 블록을 묶어 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구역으로 설정한 것을 뜻한다. 가로세로 길이가 각각 약 400m, 약 16만282㎡(4만8485평)의 이 공간에서는 자전거와 일부 허가받은 차량 등을 제외한 내부 교통 흐름이 전면 통제된다.

버스나 대형 화물차, 이 밖에 옆 지역으로 이동하려는 모든 차량들은 이 도로를 통할 수 없기에 주변부로 우회해야 한다.

거주민들이 소유한 차나 응급차, 쓰레기 수거차 등 공공 서비스 차량은 진입이 가능하지만 이들 차량 역시 슈퍼블록 내부에서 속도 제한은 시속 10km(6마일)로 유지되며 일방 통행만 할 수 있다. 왕복 이차로의 한쪽 차로를 아예 벤치·테이블·나무 등으로 막아 놓았기 때문이다. 주차는 지하 주차로 대체된다.

시는 차가 사라진 거리 위에 시민들이 앉아 쉴 수 있는 벤치와 테이블을 놓았다. 도로 가장자리에는 운동을 할 수 있는 축구 골대를 설치했다. 차들의 쉼터였던 주차장은 아이들의 쉼터인 놀이터로 변모했다.

도로 위에는 흰색 페인트로 카탈루냐어 글귀를 몇 자 적었다. ‘주민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주민은 너 그리고 너, 그리고 너’….
거리를 ‘삶’으로 채우는 바르셀로나의 실험
시는 이러한 슈퍼블록 정책을 통해 도로 공간을 야외 활동과 이벤트가 가능한 공간으로 바꿨다. 9개의 사각형 블록 구역 안에서 사람들은 주변 차들에 위협받지 않으면서 걷고 어울릴 수 있게 됐다.

기자가 방문한 5월 14일 오후에도 시민들은 도로 위 벤치에서 음료를 마시며 일상을 나눴다. 부모는 유모차를 끌고 나와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지켜봤다. 어떤 이는 한가로이 책을 읽었고 어떤 이들은 산책을 했다. 이전에는 자동차가 쌩쌩 달리던 차로 위에서 말이다.

도로 위에서 자동차를 몰아내는 바르셀로나의 실험은 도심의 심장부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중심부인 카탈루냐 광장을 비롯해 ‘카사밀라’ 등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작품이 모여 있는 ‘에이샴플라(L'Eixample)’지구의 산 조셉(테투안) 거리다.

이곳은 당초 왕복 8차로 거리의 대로변이었지만 2차로를 인도로 교체했다. 확장된 인도에는 벤치와 테이블이 들어섰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스팔트 도로 위에 꽃이 피고 나무가 자랐다.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이 앉아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남은 6차로마저 2차로는 자전거도로로 용도를 바꿨다.

10년 넘게 바르셀로나에 거주하며 이 도시 이야기를 쓴 작가 신진호 씨는 “대개의 도시가 빈 공간을 채우는 데 많은 자본과 시간을 할애하지만 바르셀로나는 다르다”며 “보행자의 도로를 훼손하지 않고 오히려 도로를 녹지화해 시민들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신 씨는 “바르셀로나의 정책은 도로를 확장하면 자동차로 인한 스트레스(교통체증 등)가 줄어들 것이란 편견을 날려버리는 실험”이라며 “오히려 차로를 대폭 축소함으로써 혁신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모빌리티로 친환경 도시 구축

시는 차로를 축소하고 없앰으로써 이동 경로와 이동 시간이 늘어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마트 모빌리티’를 도입했다.

가장 먼저 기존의 솔루션을 통합했다. 시의 공공 버스·지하철·트램 등 3개 공공 운송 시스템을 하나로 묶어 탑승·환승 등의 모든 서비스를 표 한 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차로를 없애 자가용 사용을 최소화한 대신 공공 운송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다.

또 이 시스템에 혁신 IT를 더했다. 이를테면 시민들의 이동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스마트 엘리베이터(바르셀로나 9호선 공항철도 한정)를 도입했다.

실시간 데이터를 이용해 기차가 도착하기 직전 플랫폼 층으로 자동으로 움직이는 맞춤형 엘리베이터로 승객의 이동 시간을 줄여주는 혁신 기술이다.

또한 버스와 지하철 등 공공 운송 서비스에서도 인터넷 연결(와이파이)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오픈(공공) 데이터 서비스를 강화했다.

시는 이를 통해 얻어진 이동 정보 데이터로 버스 노선도를 합리적으로 수정했다. 공공 데이터에서 A노선의 환승 횟수가 잦은 것으로 나왔다면 버스의 이동 경로를 조정해 환승 시간을 대폭 줄이도록 했다.

차량을 대신해 시민의 발이 돼줄 공공 자전거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공공 자전거인 바이싱의 이용자 수는 2015년 기준 9만5168명이지만, 향후 14만 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2014~2015년 116km에서 120km로 확장됐다. 이 역시 300km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거리를 ‘삶’으로 채우는 바르셀로나의 실험
거리를 ‘삶’으로 채우는 바르셀로나의 실험
마르크 산스 구아냐벤스 바르셀로나 시청 홍보담당자는 “슈퍼블록 외곽 도로에서는 빅데이터를 통해 이동 경로를 최적화한 대중교통이, 슈퍼블록 안쪽 도로에서는 차로가 없어지면서 생기는 불편을 자전거가 상쇄해 줄 것”이라며 “바르셀로나는 하나의 거대한 자전거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IT를 통해 바르셀로나 도심의 교통수단 비율은 2015년 기준 도보와 자전거 이용이 56%로 타 운송 수단을 압도한다. 이어 대중교통이 29.60%, 자가용이 14.40%로 매우 낮다.

여기서 더 나아가 시는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디젤 차량과의 전쟁도 선포했다. 2020년까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디젤차(2006년 이전 디젤 자동차 혹은 20년 이상 연식의 휘발유 차)의 바르셀로나 진입을 전면 금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해당 기준에 부합하는 디젤차를 처분하는 차주에게 바르셀로나 대중교통을 3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표를 주거나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차량 종류에 따라 4000~4500유로(약 500만~570만원)를 지원하고 있다.

또 스페인 전력 회사인 엔데사(endesa)와 함께 충전 요금 등을 무상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시내버스나 우편 배달 및 청소 차량 등 관용 차량은 하이브리드 차로 교체가 진행됐다.

구야나벤스 홍보담당자는 “현재 시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충전소는 400개”라며 “친환경 차 보급을 위해 일종의 프로모션처럼 무료 충전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친환경 차는 주차 요금 무료, 터널 징수료 65% 감면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며 “이를 통해 2020년까지 디젤차를 전면 금지하는 지속 가능한 친환경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도로를 축소하고 디젤차를 감축하는 강경 정책에 반대 의견을 내놓는 이들도 많다. 바르셀로나에서 3년째 택시 운전사로 일하는 잭 씨는 “슈퍼블록과 자전거도로 확장에 따라 러시아워가 심각한 바르셀로나의 교통 체증이 더욱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슈퍼블록 정책에 불만이 매우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리를 ‘삶’으로 채우는 바르셀로나의 실험

◆이산화탄소 방출 42% 감축 효과


바르셀로나시가 반대의 목소리에도 다소 ‘극단적’인 스마트 시티 정책을 추구하는 이유는 ‘친환경 도시’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도시화로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 시의 환경오염 문제를 스마트 시티를 통해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바르셀로나와 인근 35개 지자체는 2014년 유럽연합(EU)이 제시한 ‘공기의 질’의 목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공기 오염 문제에 봉착했다.

당시 시의회 측 연구에 따르면 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 부유먼지(PM10) 공해로 바르셀로나에서 매년 3500명이 조기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시 내 교통 체증에 따른 소음 공해도 심각한 상태였다.

하지만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 시가 IT를 활용해 차로를 축소하고 슈퍼블록을 확대하면서 환경 문제에서 해결책을 얻은 것이다.
거리를 ‘삶’으로 채우는 바르셀로나의 실험
시의회에 따르면 바르셀로나 북서쪽 지구에 자리한 또 다른 슈퍼블록인 비토리아-가스티즈(Vitoria-Gasteiz) 지역은 보행자 공간이 전체 면적의 45%에서 74%로 증가했고 소음 공해도도 66.5d BA(decibels acoustic)에서 61dBA로 낮아졌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 지역의 이산화탄소 방출이 42%, 미세먼지 오염은 38% 감소했다는 점이다. 구야나벤스 홍보담당자는 “차량의 속도를 줄이고 거리의 차로를 없애니 사람들이 모인다”며 “사람이 모이면 결속력이 높아진다. 이는 곧 공동체의 회복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바르셀로나는 스마트 시티 정책으로 친환경 도시를 이룩함으로써 자급자족이 가능한 시민 공동체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즉 차량 통행을 막아 사람 중심의 활동을 늘림으로써 비즈니스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원대한 계획이다.

그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주변을 느리게 걷고 자전거를 타면서 상점을 구경하기 위해 더 자주 멈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사회적 활동의 중심이 저절로 생겨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현재 5개 지역에서 슈퍼블록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향후 슈퍼블록을 더 많은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구야나벤스 홍보담당자는 “시 당국은 지역 내 적용 가능한 120개의 후보지를 확인했다”며 “바르셀로나는 앞으로 더 많은 차가 사라지고 사람들은 더 많이 걸어다니며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돋보기] ‘시시한’ 스마트 시티라고?

“간혹 한국에서 스마트 시티의 선진사례로 바르셀로나를 찾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바르셀로나는 스마트 시티의 선진사례가 아니에요. 스마트 시티에 대한 새로운 관점, 우리(한국)와는 전혀 다른 접근법을 보여주는 사례죠.”

10년 넘게 바르셀로나에 거주하며 '바르셀로나 여행 레시피'란 책을 쓴 작가 신진호 씨는 바르셀로나의 스마트 시티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실제 기자를 비롯 한국의 많은 스마트 시티 담당자들이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를 찾는다. 그러나 그들에게 바르셀로나의 스마트 시티에 대한 첫 인상은 어쩌면 ‘시시해’ 보일지도 모른다.

교통·행정·방범 등 도시의 전반적인 관리 운영에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인공지능(AI) 등의 첨단 기술이 시현되는 한국의 스마트 시티, 그 이상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시 전문가들은 스마트 시티를 바라보는 접근 방법의 차이일 뿐 어느 것이 선진 모델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스마트 시티란 인적·물적 자원의 도심 집중으로 생긴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미래의 도시 모델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스마트 시티를 정의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우리가 흔히 아는 IT나 솔루션을 활용한 수단적 관점에서의 스마트 시티다. 최첨단 기술이 좌우하는 기술 주도형 스마트 시티로 한국의 도시 사례가 대부분 이에 해당한다.

반면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유럽형 스마트 시티들은 목적론적 관점에서 스마트 시티를 정의한다. 그간 낭비적으로 일궈온 도시 정책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한 것으로 도시화에 따른 쇠퇴를 막고 도시 발전을 고도화하는 방향성이 중시되는 셈이다.

이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스마트 시티의 하향식(톱다운)·상향식(보텀업) 구분이다. 한국은 정부 주도의 하향식이 강한 반면 바르셀로나는 대표적인 시민 주도형 스마트 시티 전략을 구사한다.

시의회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총 10개 구, 73개 동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동·구·시로 전달하는 시스템이 정착돼 있다.

마르크 산스 구아냐벤스 바르셀로나 시청 홍보담당자는 “기술은 스마트 시티를 구성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며 “바르셀로나의 스마트 시티 전략은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시민의 삶을 개선하고 사회 통합을 이루기 위한 목적론적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바르셀로나에서도 전임 시정부에서는 오로지 스마트 시티의 ‘스마트’가 강조됐다”며 “지금 정부는 그 기술이 누구를 위해, 왜 쓰여야 하는지, 주민들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보다 강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텀업 방식을 통해 힘의 균형도 맞출 수 있다. 구야나벤스 홍보담당자는“스마트 시티는 다국적기업들이 파워를 갖는 곳이 많다”며 “바르셀로나의 스마트 시티는 시민들의 보텀업 방식을 통해 사회적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고 다국적기업의 힘을 줄이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의 스마트 시티 정책을 총괄하는 프란체스카 브리아 바르셀로나 기술혁신위원(수석기술담당관)도 시민들의 디지털 주권 전략을 우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브리아 위원은 “기술을 발전시키는 가장 타당한 방법은 이와 관련한 개발에 지역공동체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의 스마트 시티 정책이 “디지털 시대의 시민들에게 권력을 돌려줌으로써 보다 민주적인 사회를 이룩하는 것”이라며 “이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 도시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기술 지향적 안건 대신 기술이 사람들에 봉사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기술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