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언급량 전년보다 7% 하락…7말8초 옛말 ‘얼리 바캉스족’ 급증
‘여름휴가’가 사라진다
[한경비즈니스=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 어느덧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여름휴가를 떠올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자유로운 연차 사용 등으로 일상에 연휴가 자리 잡으면서 최근 여름휴가의 언급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빅데이터에서 ‘여름휴가’에 대한 언급량을 살펴보면 2015년 40만9586건, 2016년 40만7168건, 2017년 37만9713건으로 언급량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년 대비 7% 정도 급격하게 하락했다.

‘휴가’에 대한 언급이 2015년 189만1189건, 2016년 242만9901건, 2017년 296만826건으로 매년 전년 대비 20% 정도 언급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여름휴가’가 사라진다
휴가에 대한 언급은 증가하지만 여름휴가에 대한 언급이 감소하는 이유는 최근 여름휴가의 풍경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복잡한 7~8월 여름휴가 성수기를 피해 이른 여름휴가를 떠나는 5~6월 이른바 ‘얼리 바캉스족’들이 증가했고 자유로워진 연차 휴가 사용 등으로 휴가철이라는 의미가 모호해졌다.

1년에 한 번뿐인 여름휴가를 특별하게 인식하고 애타게 기다리던 과거와 달리 여행과 휴가가 일상화돼 가면서 여름휴가에 대한 관심도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6월 출국자 매년 10% 이상 증가

여름 성수기를 피해 미리 일정을 잡는 ‘얼리 바캉스족’이 많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6월 출국자는 최근 들어 매년 10% 이상 늘고 있다. 얼리버드 휴가를 떠나게 되면 여름휴가철의 번잡함을 피할 수 있고 비용도 절감된다는 장점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도 6월 6일 현충일이나 6월 13일 지방선거일에 앞뒤로 이틀 연차를 써 주말과 엮으면 5일까지 쉴 수 있어 여름휴가 대신 여유로운 휴가를 떠난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사회적 차원에서의 연차·휴가 사용에 대한 인식 변화 흐름에 힘입어 앞으로 여름휴가 준비가 점차 일러지고 여행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여름휴가에 대한 관심이 높은 키워드를 살펴보면 1위 ‘물놀이(1만2323건)’, 2위 ‘맛집(6758건)’, 3위 ‘해외여행(5145건)’, 4위 ‘휴식(4915건)’, 5위 ‘캠핑(3654건)’, 6위 ‘힐링(3511건)’, 7위 ‘국내여행(1616건)’, 8위 ‘도심(1347건)’, 9위 ‘호캉스(339건)’, 10위 ‘취미(278건)’ 순으로 나타났다.

1위에 ‘물놀이’가 오르며 시원한 해변이나 워터파크 등에서 여름휴가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다. 또한 ‘맛집’이 오르며 여름휴가 기간 동안 맛집 투어를 계획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이 더 높은 언급량을 보이며 비교적 휴가를 길게 떠날 수 있는 여름휴가 시즌에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휴식’과 ‘힐링’ 등 일정에 쫓기는 여행보다 학교나 직장 등의 이유로 평소에 하지 못했던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고 싶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도심’, ‘호캉스’, ‘취미’ 등 키워드가 순위에 오르며 장거리 여행 대신 도심·호텔 등 가까운 곳에서 힐링을 즐기거나 해보고 싶었던 취미 생활을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 대신 ‘쇼핑’, ‘구경’ 대신 ‘휴식’으로 여행과 휴가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쇼핑’, ‘휴식’과 같은 키워드는 2016년 대비 2017년 언급이 각각 143%, 135% 증가로 나타났다. 반면 ‘구경’, ‘자연’ 키워드는 각각 26.%, 40% 감소했다.

과거에 비해 자연경관을 즐기거나 명소를 방문하는 단순 관광보다 현지의 삶과 문화를 즐기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가를 선호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먹방’, ‘생활’, ‘힐링’과 같은 키워드의 언급량이 급증하며 여행을 떠나서도 현지인처럼 ‘일상 투어’를 즐기는 신풍속도가 자리한 것을 알 수 있다.

2018년 여름휴가에 대한 장소 키워드를 살펴보면 1위 ‘바다(2379건)’, 2위 ‘해외(1823건)’, 3위 ‘카페(1349건)’, 4위 ‘수영장(1010건)’, 5위 ‘맛집(876건)’, 6위 ‘펜션(843건)’, 7위 ‘계곡(516건)’ 순으로 나타났다.

‘바다’, ‘수영장’, ‘계곡’ 등 시원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인기다. ‘카페’ 키워드도 이번 조사에서 등장했는데 여행지에서 전망 좋은 카페를 찾아가거나 무더위를 피해 도심 속 예쁜 카페 등을 찾아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고 싶어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지난해보다 ‘해외’, ‘수영장’, ‘맛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여름휴가로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름휴가’가 사라진다
인기 여행지 일본 1위, 유럽도 순위권

2018년 여름휴가와 연관된 인기 해외 여행지를 살펴보면 1위는 ‘일본(1154건)’이다. 2위는 ‘베트남(442건)’, 3위 ‘필리핀(382건)’, 4위 ‘괌(334건)’, 5위 ‘홍콩(246건)’ 순이다.

이어 6위 ‘프랑스(242건)’, 7위 ‘독일(206건)’, 8위 ‘이탈리아(194건)’, 9위 ‘하와이(184건)’, 10위 ‘스페인(181건)’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태국·베트남·괌·하와이·필리핀·사이판 등 여름 피서지로 동남아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올해는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의 나라가 순위에 오르며 여름 휴가지로 유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는 여름휴가 시즌을 이용해 평소 가보기 어려운 북미·유럽 등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여름휴가를 다녀오는 기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 여름휴가는 보편적으로 1박 2일 혹은 2박 3일이었지만 이들의 언급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반면 당일치기와 같이 아주 짧은 형태의 휴가 혹은 4박 5일과 같이 아주 긴 형태의 휴가는 매년 언급량이 증가하고 있다.

보통 2~3일이었던 휴가 기간이 아예 짧거나 긴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에는 국내·일본·동남아 등 비교적 가까운 여행지는 주말을 포함해 짧은 일정으로 다녀오고 여름휴가가 있는 7~8월이나 황금 연휴가 있는 명절에는 개인 연차 등을 더 붙여 긴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여행 트렌드다.

2018년 여름휴가와 언급되는 인물 키워드로는 1위 ‘친구(3033건)’, 2위 ‘가족(2728건)’, 3위 ‘커플(539건)’, 4위 ‘혼자(376건)’, 5위 ‘부부(189건)’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친구와 여름휴가를 계획한다는 언급량이 증가했다. 또한 ‘혼자’ 휴가를 떠나겠다는 언급량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휴가는 가족·커플·친구끼리 간다는 편견을 깨고 보다 자유롭고 여유로운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해 혼자 제주도의 게스트하우스나 고급 리조트 등에 머무르는 ‘혼행족’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름휴가’가 사라진다
◆저가 항공사 선택 급증, ‘가격’ 변수

올해도 벌써 여름휴가철 항공권에 대한 언급이 6661건이나 나타나며 치열한 항공권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해외 항공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만큼 고객 선점을 위한 항공사들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선을 점령한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국제선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LCC들의 1월 기준 국제선 분담률은 2016년 18.2%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24.1%로 20%를 돌파한 뒤 올해는 30%를 기록했다.

LCC에 대한 연관 키워드를 살펴보면 1위 ‘가격(6만3443건)’, 2위 ‘특가(3895건)’, 3위 ‘프로모션(2027건)’, 4위 ‘거리(1285건)’, 5위 ‘이벤트(981건)’ 순으로 나타났다.

1위에 가격이 오르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저가 항공사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특가’, ‘프로모션’, ‘이벤트’ 등 고객 유치를 위한 LCC의 다양한 할인 혜택 등이 여행객들을 그러모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LCC의 인기에 따라 국내 대형 항공사(FSC)의 장거리 노선 점유율이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FSC의 장거리 노선 여객 점유율은 61.7%로 2015년(65.9%)보다 4.2%포인트 줄었다. FSC의 노선 점유율이 크게 낮아진 지역은 호주·뉴질랜드·괌·호놀룰루 등을 비롯한 오세아니아다.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오세아니아 지역 점유율은 55.5%로 2015년(65.5%)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대형 항공사에 대한 감성 키워드로는 1위 ‘편안한(1306건)’, 2위 ‘유명한(1177건)’, 3위 ‘넓다(1115건)’, 4위 ‘크다(1036건)’, 5위 ‘비싸다(872건)’ 순으로 나타났다.‘편안한’, ‘넓다’ 등 직항 노선과 친절한 서비스 등에서 좋은 평을 얻고 있지만 ‘비싸다’와 같이 가격적인 측면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1년에 한 번뿐인 여름휴가를 특별하게 인식하고 애타게 기다리던 과거와 달리 여행과 휴가가 일상화돼 가면서 여름휴가에 대한 관심도는 다소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