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업무의 분배와 중요도 구분이 핵심…개인뿐만 아니라 조직도 함께 변해야
[이경욱 리브컨설팅 한국지사 대표] 공장(블루칼라)의 생산성은 산업 기술과 과학의 발달로 향상됐다.
반면 이를 지원하는 간접부문(화이트칼라)의 생산성은 정형화돼 있지 못하다는 이유로 개인의 역량에 맡겨져 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간접부문에 대한 생산성이 제대로 측정되지 못했고 향상 기법 역시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화이트칼라의 생산성을 어떤 기업이 더 끌어올리느냐가 기업 성장에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다.
경영학의 거장 피터 드러커는 “20세기의 위대한 업적은 제조업 육체노동의 생산성을 50배 올린 것”이라며 “계속해 21세기에 기대할 수 있는 위업은 지식노동자의 생산성을 대폭 올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러커의 주장처럼 블루칼라라고 불리는 현장 노동자의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발전돼 왔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당시의 JIT(Just In Time), 5S(정리·정돈·청소·청결·습관화) 운동, TQC(Total Quality Control) 운동, IE(Industrial Engineering) 등의 생산성 향상 기법이 확립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업직·기획직·전문직·관리직 등의 화이트칼라는 자신의 판단력이나 사고력을 사용하는 비정형적인 업무가 많아 생산성 향상 활동이 국환돼 왔다
생산성이라고 하는 것은 경영 자원의 인풋에 대해 기업이 새롭게 만들어낸 가치, 즉 아웃풋의 비율이다. 다시 말해 인풋 대비 아웃풋의 비율이 높을수록 생산성이 높은 것이다.
하지만 비정형적 업무를 주로 하는 화이트칼라는 인풋과 아웃풋의 지표를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작업 매뉴얼화도 곤란하다. 비정형적 업무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화이트칼라의 생산성 향상이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화이트칼라의 생산성을 향상시키지 않고서는 전사적인 생산성의 변화를 가져오기 힘들다. 더욱이 올해부터 차등적으로 시행되는 업무 시간 단축은 이러한 측면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 비정형 업무의 특성, ‘시간’ 활용이 중요
비정형 업무를 진행하는 화이트칼라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경영 자원은 시간이다. 이 시간을 인풋으로 했을 때 각각에 성과를 측정해 생산성을 확인할 필요성이 있고 이 아웃풋을 어떻게 하면 더 크게 만들어 낼 것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개인의 업무에서 아웃풋의 크기와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태스크에 대한 목표(goal)의 명시 △업무의 우선순위·중요도 설정 △일을 집중 가능한 2시간 단위로 분해 △핵심 업무와 비핵심 업무의 분리와 환경 조성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스케줄링과 리스케줄링을 진행·실천 등 5가지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 방법도 잘 적용해야 한다.
일본의 사례에서 보면 노동시간을 줄였지만 업무의 흐름과 업무 방식을 바꾸지 않고 결과물을 요구하면 업무의 강도만 높아져 노동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오히려 업무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를 일본에서는 ‘지타하라(시간 단축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라고 부른다.
이런 문제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개인의 업무 방식의 변화, 조직 내의 매니지먼트의 변화 그리고 결과보다 노력을 칭찬하는 방식, 잔업을 전제로 한 업무량과 예산 책정, 종업원의 만족도를 중시하지 않는 풍토 등의 개인과 조직의 환경이 개선돼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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