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2018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
2018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 결과
-펀드매니저 1031명 참여 ‘역대 최대 규모’…‘한 끗 차’에 순위 갈렸다
‘절치부심’ 신한금융투자, 2년 만에 ‘왕좌’ 되찾다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2018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에서 신한금융투자가 ‘베스트 증권사’ 대상에 선정됐다. 2년 만에 다시 찾은 왕좌다.

지난해 하반기 조사까지 4회 연속 대상을 거머쥐었던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승부에서는 최우수상에 머물렀다. 하나금융투자는 조사 참여 기관들의 운용 자산 규모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해 뽑은 ‘베스트 시큐리티즈 하우스상’도 차지했다. 우수상은 한국투자증권에 돌아갔다. 2015년 이후 줄곧 4~5위에 머물렀던 한국투자증권은 3년 만에 ‘빅3’ 진입에 성공했다.

베스트 증권사는 리서치센터 평가 점수와 법인영업 평가 점수를 합산해 선정된다. 베스트 증권사 대상을 차지한 신한금융투자는 30.57, 최우수상인 하나금융투자는 27.33점, 우수상을 받은 한국투자증권은 22.96점을 기록했다. 혁신을 통해 리서치센터의 경쟁력을 강화한 증권사에 주는 ‘리서치 혁신상’은 메리츠종금증권에 돌아갔고 빠르게 도약하며 미래가 기대되는 리서치센터에 수여하는 ‘골든불상’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차지했다.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하는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는 리서치와 법인영업의 실제 서비스 수요자인 연기금·자산운용사·공제회·은행·보험·투자자문사의 펀드매니저들이 직접 조사에 참여한다. 1999년부터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시행하고 있다. 조사 때마다 참여 펀드매니저의 수를 늘리고 평가 영역을 조정하는 등 자본시장의 흐름을 좀 더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주식·채권·자산배분 등 36개 부문에서 모두 1031명의 펀드매니저가 참여했다. 지난해 하반기 조사에 1017명이 참여한 것과 비교해도 그 규모가 커졌다.

◆리서치 1·2위 점수차 ‘0.35점’

‘리서치 절대 강자’를 가리기 위한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의 승부는 그 역사가 오래됐다. 신한금융투자는 2013년 하반기부터 2015년 하반기까지 5회 연속 베스트 증권사 대상을 차지한 전통 강자다. 하나금융투자는 2013년부터 ‘리서치 강화’를 기치로 내건 결과 2016년 상반기부터 2017년 하반기까지 4회 연속 베스트 증권사 대상을 수상하며 신흥 강자로 입지를 굳혔다.

지난 2년간 2위에 머물렀던 신한금융투자는 이번 조사에서 1위 탈환에 성공하며 영광을 되찾았다. 하지만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간발의 차’로 하나금융투자를 따돌렸다. 신한금융투자는 리서치 14.87점, 법인영업 15.69점을 받아 총점 30.57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리서치 14.52점, 법인영업 12.81점으로 총점 27.33점을 기록했다. 특히 베스트리서치는 점수 차가 0.35점에 불과하다. 베스트법인영업 부문에서 점수 차를 벌리긴 했지만 언제든 승부가 뒤집어질 수 있다. 두 맞수의 대결은 앞으로 더욱 흥미진진해질 것으로 보인다.

베스트 애널리스트도 두 증권사 간의 각축전이 치열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번 조사에서 모두 12명으로 가장 많은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했다. 최도연(반도체)·김수현(은행)·박희진(섬유·의복)·성준원(엔터테인먼트·관광)·윤창용(거시경제)·김상훈(신용 분석)·박형우(통신·네트워크)·홍세종(미디어·광고)·허민호(유틸리티)·박석중(글로벌 투자 전략-중국·신흥국) 애널리스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이 밖에 황어연(기계)·이승준(글로벌 투자 전략-미국·선진국) 애널리스트가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조사에서 모두 9명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했다. 이 중 2관왕이 3명이나 된다. 유일한 팀 평가인 스몰캡 부문도 하나금융투자에 돌아갔다. 베스트 애널리스트 배출 부문 수로 따지면 모두 13개로 오히려 신한금융투자를 앞지른다. 김홍식(통신·초고속 인터넷)·윤재성(석유·화학)·이경수(계량 분석)·이재만(기술적 분석)·소재용(글로벌 자산 배분) 애널리스트가 꾸준히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또 선민정(바이오·제약) 애널리스트가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등극했다. 박종대(유통&생활소비재) 애널리스트는 2013년 이후 8회 연속 2관왕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고 오진원(보험&지주회사) 애널리스트도 2016년 이후 4회 연속 2관왕을 지켜냈다. 김용구(시황&파생상품) 애널리스트는 2017년 하반기 이후 2회 연속 2관왕에 등극했다.
‘절치부심’ 신한금융투자, 2년 만에 ‘왕좌’ 되찾다
◆양보 없는 3위 전쟁, 한투 vs NH

이번 조사에서는 1·2위전만큼이나 3·4위전도 치열했다. 2014년 하반기 조사에서 3위를 차지했던 한국투자증권은 3년 만에 3위권 진입에 성공하며 ‘우수상’을 차지했다. 2015년 상반기 이후 3위를 놓친 적이 없던 NH투자증권은 이번 조사에서 근소한 차이로 4위에 머물러야 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총점 차는 불과 0.36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리서치 11.15점, 법인영업 11.81점으로 총점 22.96을 받았다. NH투자증권은 리서치 10.24, 법인영업 12.36으로 총점 22.60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3년 상반기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적이 있을 정도로 리서치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증권사 중 하나다. 2014년 하반기 3위를 기록한 이후 2015년부터 줄곧 4~5위권을 유지해 오다 올해 리서치 부문에서 점수가 크게 오르며 치고 올라왔다. 2017 하반기 한국투자증권의 리서치 점수는 9.83점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향후 자산 관리(WM) 리서치에 대한 투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인력 충원과 함께 기업 분석뿐만 아니라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통합 리포트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애널리스트들의 내공 또한 탄탄하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투자증권 출신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두 명이다. 이경자(건설) 애널리스트는 이번에도 변함없이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독주를 이어 나갔다. 김성은(인터넷) 애널리스트도 2017년 상반기 이후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은 여러 부문에서 5위권 내 애널리스트들을 배출하며 저력을 입증했다.

간발의 차로 3위 자리를 내준 NH투자증권은 탄탄한 리서치 조직을 갖추고 있는 증권사다. 조사 이후 5위권 밖으로 밀려난 적이 거의 없다. 특히 FICC(채권·외환·원자재) 부서를 포함해 상장지수펀드(ETF), 외환(FX), 해외 채권, 대체 투자(AI) 리서치 등 시장을 선도하는 폭넓은 리서치가 강점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두 명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했다. 원재웅(증권) 애널리스트는 8회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 자리를 지켜냈다. 2016년 하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오른 후 2017년 상·하반기 2위로 순위가 내려앉았던 오태동(투자 전략)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사에서 1년 만에 다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되찾았다.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30대 초·중반의 젊은 애널리스트들이 5위권 내에 대거 진입해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절치부심’ 신한금융투자, 2년 만에 ‘왕좌’ 되찾다
◆메리츠종금증권 ‘첫 5위 진입’

베스트 증권사 5위는 메리츠종금증권에 돌아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5년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 9위를 차지한 이후 조사 때마다 차근차근 베스트 증권사 순위를 높여 왔다. 이번 조사에서 처음 5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리서치 10.80, 법인영업 7.09로 총점 17.89를 기록했다.

‘리서치가 강한 증권사’로 잘 알려진 메리츠종금증권은 베스트 리서치 부문에서는 꾸준히 4~5위를 기록해 왔다. 이번에도 베스트 리서치 부문에서 4위를 차지했다. 2016년 이경수 리서치센터장 영입 이후 혁신을 거듭하며 ‘차세대 리서치 명가’로 일컬어지고 있다. 20~30대 초반의 ‘젊은 피’들을 중심으로 한 역동적인 리서치센터가 강점이다.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애널리스트당 연평균 500건이 넘는 세미나를 개최할 정도다.

메리츠종금증권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모두 4명이다. 김현(조선·중공업)·윤여삼(채권) 애널리스트와 같은 베테랑들을 주축으로 김정욱(음식료)·김준성(자동차) 애널리스트 등 30대 초반의 젊은 애널리스트들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KB증권이 리서치 8.67, 법인영업 8.98로 총점 17.65를 기록하며 베스트 증권사 6위에 올랐다. 총점을 기준으로 불과 0.24점 차로 5위인 메리츠종금증권을 바짝 뒤쫓았다. 2016년 말 현대증권과의 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KB증권은 리서치센터의 재정비를 거치며 전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2017년 9월 씨티그룹에서 근무하던 장재철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시작으로 인력 충원에 공을 들이며 글로벌 분석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두 명이다. 강성진(운송) 애널리스트가 2017년 하반기에 이어 2회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고 김동원(디스플레이&가전·전기전자) 애널리스트도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20회 이상 장기 집권을 이어 가고 있는 디스플레이 부문 외에도 가전·전기전자 부문까지 석권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2017년 하반기에도 2관왕에 올랐다.

베스트 증권사 9위에 이름을 올린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약진도 눈에 띈다. 2017년 하반기 조사에서 13위에 머물렀던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단번에 4계단 순위가 상승하며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중소형 증권사인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리서치센터에 과감하게 투자하며 고품질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철저하고 정확한 분석으로 펀드매니저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절치부심’ 신한금융투자, 2년 만에 ‘왕좌’ 되찾다

◆글로벌 투자 전략, 선진국·신흥국 ‘분리’


2017년 하반기 조사에서 신설한 후 2회째를 맞는 베스트 시큐리티즈 하우스는 조사 참여 기관들의 자산 운용 규모(AUM)를 가중치로 반영해 선정했다. 홍콩의 금융 전문지 ‘아시아머니’ 등이 활용하는 방식이다. 금융시장을 좌우하는 ‘큰손’들이 선호하는 리서치센터를 가려낼 수 있다. 이 조사는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와 별도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가 신뢰도·정확성, 적시성, 프레젠테이션, 마케팅 능력에서 고르게 30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얻으며 총점 131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1281점을 얻은 신한금융투자가 2위, 998점을 얻은 NH투자증권이 3위에 올랐다.

부문별 베스트 애널리스트 선정은 총 37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조사부터는 해외투자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반영하기 위해 기존의 ‘글로벌 투자 전략’ 부문을 분리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글로벌 투자 전략-미국·선진국 시장’과 ‘글로벌 투자 전략-중국·신흥국 시장’으로 나눠 평가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서 생애 첫 1위에 등극한 애널리스트는 모두 세 명이다. 신한금융투자의 황어연(기계)·이승준(글로벌 투자 전략-미국·선진국) 애널리스트와 하나금융투자의 선민정(바이오·제약) 애널리스트가 그 주인공이다. 이 중 황 애널리스트는 1990년생으로 최연소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됐다.

베테랑 애널리스트들도 저력을 과시했다. 연속 10회 이상 장기 집권에 성공한 애널리스트는 모두 4명이다. 김동원(디스플레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008년 상반기 조사부터 21회째 연속 1위 행진으로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경자(건설)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15회, 윤창용(거시경제)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12회, 김현(조선·중공업) 애널리스트는 11회 연속 1위 집권에 성공했다.

◆조사 방법

‘2018년 상반기 베스트 리서치팀ㆍ법인영업팀ㆍ애널리스트’ 조사는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리서치팀 및 업종별 애널리스트는 △리포트의 신뢰도 및 정확성 △적시성 △프레젠테이션 △마케팅 능력의 4개 항목으로 평가했다. 법인영업팀은 △주문 및 매매 체결 △고객 관리 △정보 제공 △펀드 수익률 기여 등 4개 항목으로 평가했다.

한경비즈니스에서 제공한 국내 금융사와 투자 기관의 펀드매니저 현황 리스트를 기준으로 지역별 분포도를 작성한 후 이를 기반으로 1차 지역별 전화 접촉을 통해 조사 참여 여부와 일정을 확인한 후 e메일로 설문을 발송하는 방식으로 설문지를 배포하고 수거해 분석했다. 조사는 6월 11일부터 6월25까지 14일 동안 진행됐다.

응답자는 모두 1031명으로 2017년 하반기(1017명)보다 많은 표본수를 확보했다. 응답자가 한 금융사나 투자 기관의 펀드매니저에게 몰리지 않도록 고루 배포·수거해 자료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집중했다. 베스트 법인영업팀 및 베스트 리서치팀, 채권을 제외한 분야별 애널리스트 평가는 786명(2017년 하반기 751명)의 주식 매니저가, 채권 부문 애널리스트 평가는 202명(2017년 상반기 209명), 글로벌 자산 배분은 43명(2017년 상반기 57명)이 응답했다. 조사 참여 여부 확인, 설문지 배포·수거, 조사 결과 분석은 마케팅 전문 조사 기관인 글로벌리서치가 맡았다.

베스트 리서치 = 2018년 상반기에 종합적으로 가장 우수한 리서치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생각하는 5개사를 순서에 상관없이 추천하게 했다. 각각 추천한 증권사 리서치센터별로 4개 항목에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점수는 5점 척도로 평가하도록 했고 받은 점수의 총합을 구해 가장 높은 곳을 베스트 리서치로 선정했다.

베스트 법인영업팀= 2018년 상반기 4개 항목을 기준으로 가장 뛰어났다고 생각한 법인영업팀을 순서에 상관없이 3개사씩 추천하도록 했다. 점수의 총점이 가장 높은 법인영업을 베스트 법인영업으로 선정했다.

베스트 증권사 평가 = 리서치센터·법인영업의 전체 대비 백분율 점수를 합산해 선정했다.

부문별 베스트 애널리스트 = 총 36개 부문별 애널리스트의 명단을 각 증권사에서 받아 설문 항목의 ‘보기’로 제시했다. 응답자는 설문에 제시된 애널리스트 명단의 ‘보기’를 포함해 2017년 하반기에 가장 우수했다고 생각되는 애널리스트(스몰캡은 팀)를 순서에 상관없이 2명씩 추천하도록 했다. 추천한 애널리스트를 4개 항목에 대해 5점 척도로 각각 평가한 후 이를 합산해 선정했다.

vivajh@hankyung.com

[커버 스토리 = 2018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 결과 : ‘절치부심’ 신한금융투자, 2년 만에 ‘왕좌’ 되찾다

-대상 신한금융투자 : ‘돌아온 리서치 명가’… 베스트 애널리스트 12명 ‘최다’
-최우수상 하나금융투자 : ‘섹터 기준 최다 1위’… 자존심 지켰다
-우수상 한국투자증권 : ‘톱3’로 우뚝…한국 넘어 아시아로 간다
-리서치혁신상 메리츠종금증권 : ‘젊고 강한 리서치’ 대표 주자로 우뚝
-골든불상 이베스트투자증권 : ‘골리앗 잡는 다윗’ 29인의 협업이 만든 ‘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