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투자 대박론에 ‘열공’ 나선 증권사들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투자의 대가로 알려진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북한 투자 대박’을 외쳐 온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2015년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하고 싶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7월 2일 삼성증권이 주최한 투자 포럼에 참석한 로저스 회장은 다시 한 번 북한의 투자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1970년대 이후 상황이 악화돼 현재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며 “관광업 쪽 개발을 필두로 외식업·농업 등 다방면에 투자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를 고려할 때 한국은 남북 경협을 통해 향후 10~2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국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들이 ‘북한 공부’에 힘을 쏟고 있다. 증권사들이 북한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함으로써 신성장 동력을 장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기존에도 북한과 관련한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거시경제·시황 담당 연구원 등이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왔다.

하지만 주로 외신을 참고하거나 과거 사례와의 비교에만 그치다 보니 정확한 분석이나 전망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접근법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남북 경협이 단기적인 이슈가 아닌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면서 북한 시장에 대해 보다 깊이 있고 종합적인 분석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가장 공격적으로 나선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6월 리서치센터 내 북한 현지의 투자 분석을 담당할 ‘북한투자전략팀’을 신설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을 중심으로 옥혜인·문동열 선임연구원 등 총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4월부터 ‘한반도신경제팀’을 꾸리고 지속적으로 남북 경제협력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리서치센터의 소현철 기업분석부 이사와 이선엽 투자분석부장, 김윤서 투자전략부 책임연구원 등 3인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 밖에 KB증권은 올 들어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남북 경제협력 등 북한 관련 이슈에 대한 4건의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KB금융지주 차원에서 운영 중인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남북 관계 진전에 따른 사업 참여 영역을 검토 중이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는 남북 경제협력 TF를 꾸리고 건설·철강·원자재·에너지·금융 등 인프라 개발에 초점을 맞춰 분석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또한 리서치센터 내에 북한 관련 TF팀을 구성했다.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도 ‘남북하나로 금융사업 준비단(가칭)’이라는 전담 TF를 구성한다. NH투자증권 역시 향후 북한 관련 투자 전략 담당 애널리스트 지정할 계획이다.

이 밖에 키움증권을 비롯한 중소형 증권 업체들은 따로 TF팀을 구성하지 않더라도 애널리스트들 간의 협력 보고서 등을 통해 꾸준히 남북 경협 관련 이슈를 다루며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1호(2018.07.16 ~ 2018.07.2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