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유환 인터엠디컴퍼니 대표…회원 1만 명 돌파하고 수익화에도 박차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의사가 질병에 대해 궁금해지면 누구와 상담해야 할까. ‘인터엠디’는 이런 역설적 발상에서 출발한 의사용 지식 공유 플랫폼이다. 의사 전용 ‘네이버 지식인’인 셈이다.

스타트업 인터엠디컴퍼니(구 디포인트, 이하 인터엠디)가 개발한 이 서비스는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의사 회원 수 1만 명을 넘기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회원 수는 1만3000여 명에 달한다.

최유환 인터엠디 대표는 “의사들이 임상 과정에서 습득한 의료 지식은 물론 전문가로서의 직업적 고민과 노하우를 나눌 수 있는 장을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를 오픈하게 됐다”며 “내년까지 3만 명의 회원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의사들을 위한 ‘지식인 서비스’ 만들었죠”
▶인터엠디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네이버의 모바일 매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인 라인의 태국 사업을 총괄하면서 지인을 통해 헬스 케어 사업에 대해 눈을 뜨게 됐어요. 의사들이 의료 지식을 카카오톡이나 밴드 등의 개인용 메신저로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네이버에 근무하면서 접했던 ‘지식인’ 모델을 활용한 의사 전용 지식·정보 공유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인터엠디 대표로 합류했습니다. 개인 투자자 등에게서 약 30억원의 투자 자금을 유치했고요. 지난해 10월 인터엠디를 정식 론칭할 수 있었습니다.”

▶서비스는 어떻게 운영됩니까.

“인터엠디에 가입하려면 반드시 의사 면허 번호를 인증해야 합니다. 가입비 등은 따로 없고요. 가입한 의사들은 진료·처방 등 의학 관련 문의부터 노무 상담, 병원 경영 노하우 등 다양한 질문을 올릴 수 있습니다.

질문은 실명과 익명으로 선택해 올릴 수 있지만 답변하려면 반드시 실명과 전공 분야를 적어야 합니다. 답변자가 무성의하게 답변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죠. 한 달에 1200여 건의 질문이 올라오고 있고 답변율은 90% 이상입니다.”

▶인기 비결은 뭡니까.

“실명제에 기반한 신뢰도 높은 정보가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해외에도 인터엠디와 유사한 서비스인 ‘피규어1’이나 ‘서모’ 등이 있지만 익명 가입 또는 비의료인 가입이 가능해 콘텐츠의 전문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반면 인터엠디는 국내 유일의 의사 대상 ‘집단지성’ 채널이라는 점과 실명을 통해 답변 콘텐츠의 질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입소문을 타게 됐죠.”

▶의사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맞습니다. 소도시 개원의나 군의관 등 의료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기 힘든 이들이 인터엠디로부터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진료 중 봉착하게 된 문제를 인터엠디에 올리면 서울 등 대도시 의사들이 답변을 통해 도움을 제공하고 있죠.

상호 정보 공유를 통해 환자의 희귀 질환을 발견한 사례도 있습니다. 경기도 의왕의 한 안과 개원의 사례인데요, 해당 안과 의사는 지인이 30년 가까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며 증상 등을 설명한 글을 인터엠디에 올렸죠.

질문을 보고 한 신경과 전문의가 특정 질환이 의심된다는 답변을 달아줬어요. 국내에서는 보고 사례가 없는 매우 희귀한 질환이었죠. 그 덕분에 안과 의사의 지인은 30년간 원인조차 모른 채 고통 받았던 질환을 제대로 치료할 수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집단지성의 힘을 증명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의사들을 위한 ‘지식인 서비스’ 만들었죠”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익도 뒷받침돼야 할 텐데요.

“사실 올해까지는 수익이 전혀 없습니다. 그 부분은 투자자들도 이해하는 부분입니다. 인터엠디가 의사들끼리 지식을 공유하는 플랫폼인 만큼 초반부터 상업성을 지향해서는 정체성을 제대로 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올해까지는 투자 자금으로만 운영하고 있고요.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의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통해 어느 정도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약사들은 의사들의 처방 행태 변화 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약사들로부터 설문 조사를 의뢰 받으면 의사들에게 해당 사안에 대한 의견을 묻고 일정 부분의 답변료를 지급하고요. 인터엠디도 제약사로부터 일정 부분 보상 받는 사업 모델이 가능하죠.

예를 들어 최근 고혈압 약에서 발암 성분이 발견돼 문제가 됐지 않습니까. ‘발사르탄 사태’를 계기로 의사들이 약을 처방할 때 오리지널 의약품을 선호하게 되는 등의 변화를 설문 조사를 통해 파악하는 식입니다.”

▶향후 목표가 궁금합니다.

“인터엠디 서비스 10개월 만에 약 1만5000건의 지식 데이터베이스(DB)가 축적된 상태입니다. 별도로 국내외 의료 관련 논문과 영상 등의 DB를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고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의사의 질문에 AI가 답변을 제안하는 모델도 도입할 예정입니다.

Q&A DB 특성상 비슷한 질문이 언젠가 다시 올라오게 돼 있습니다. AI 기술을 활용해 과거 비슷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자동으로 찾아 추천해 주는 기능을 연말께 우선 시범적으로 도입할 예정입니다.

또한 내년에는 의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입니다. 인터엠디는 회사 서비스의 가장 큰 축으로, 차별화 요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유지하는 한편 상업적 모델을 하나둘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개원의들의 구인 문제 등을 해결해 주는 앱 등을 추가로 론칭해 지속 가능한 회사를 만들어 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8호(2018.09.03 ~ 2018.09.0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