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컨디션 독주 속 여명·상쾌환·모닝케어 2위 싸움 치열…헛개파워·레디큐도 반전 노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약 2000억원대에 달하는 숙취해소제 시장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CJ헬스케어의 ‘컨디션’과 그래미의 ‘여명808’, 동아제약의 ‘모닝케어’가 3강 구도를 형성하던 시장이 4파전으로 재편됐다. 삼양사의 ‘상쾌환’이 판을 흔든 주인공이다.

상쾌환은 기존 음료 위주의 숙취해소제 시장에서 환 형태 제품이라는 차별성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광동제약의 ‘헛개파워’와 한독의 ‘레디큐’도 상위 제품과의 격차를 좁혀 나가고 있다.
‘4강 체제’로 재편된 숙취해소제 시장
◆컨디션, 누적 판매량 6억1000만 병

시장조사 업체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은 작년 기준 약 1800억원 규모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숙취해소제 매출은 지난 2016년 전년 대비 18.6% 성장한 데 이어 작년에도 20.6%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 들어 8월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15.3%의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송년회와 회식 등이 잦은 연말에 숙취해소제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에도 약 20%대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4강 체제’로 재편된 숙취해소제 시장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숙취해소제 판매 점유율은 컨디션이 46.4%로 1위다. 이어 여명808과 상쾌환·모닝케어가 각각 18.3%·13.0% ·8.8%의 점유율을 보였다. 헛개파워와 레디큐는 각각 5.1%·4.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CJ헬스케어는 1992년 국내 첫 숙취 해소 음료인 컨디션을 선보였다. 컨디션은 작년까지 약 6억1000만 병이 팔렸다. 작년 한 해 판매된 컨디션은 약 3200만 병으로, 국내 19세 이상 음주 비율로 환산하면 2명 중 1명이 챙겨 마신 셈이라는 게 CJ헬스케어의 설명이다.

CJ헬스케어는 컨디션 출시 이후 총 6번의 제품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컨디션의 주요 성분은 미배아발효추출물(글루메이트)이다. 미배아발효추출물은 콩에서 추출한 성분과 쌀 배아를 발효시킨 물질이다. 숙취를 일으키는 알코올 성분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등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J헬스케어는 지난 2009년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헛개’에 주목, 국산 헛개나무 열매 성분을 추가한 ‘헛개컨디션파워’를 네 번째 리뉴얼 제품으로 출시했다. 2013년에는 ‘컨디션레이디’로 여성용 숙취 해소 음료 시장을 열었다.

컨디션레이디는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더라도 여성의 위와 간 손상 확률이 남성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한 제품이다. 기존 헛개컨디션의 주요 성분에 항지간(지방간 발생 예방)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인과 피부 보습 성분인 히알루론산 등을 추가했다.

CJ헬스케어는 작년 11월 프리미엄 숙취해소제 ‘컨디션CEO’를 내어놓기도 했다. 컨디션CEO에는 월계수 잎과 자리, 선인장 열매(백년초) 복합추출물이 추가됐다. 1만원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CJ헬스케어는 올해 들어 진피와 창출·생강·감초 등을 추가한 ‘헛개컨디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컨디션은 해외에서도 인지도를 높여 가고 있다. CJ헬스케어는 2014년 3월 중국 베이징 중심 화베이(華北) 지역 등에서 제품을 선보인 이후 중국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같은 해 5월에는 약 5000억원 규모의 일본 숙취해소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6월엔 세계 14위 인구 대국이자 아시아 국가 중 일본과 중국 다음으로 맥주 소비량이 많은 베트남에 진출했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작년 국내 최초로 숙취 해소 연구센터를 설립해 차세대 컨디션을 개발하고 있다”며 “숙취 해소 효능이 있는 신규 물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더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4강 체제’로 재편된 숙취해소제 시장
편의점 판매 점유율 2위인 그래미의 여명808은 1998년 출시됐다. 오리나무와 마가목추출물을 주원료로 하는 ‘숙취 해소용 천연차’를 표방한다. 일곱 차례의 임상시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음주자의 혈중 알코올 배출을 높이고 숙취 현상 제거에 유효한 것으로 검토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상쾌환, 편의점 판매 점유율 3위 ‘껑충’

편의점 판매 점유율 3위인 상쾌환은 삼양사가 2013년 출시한 환 형태의 숙취해소제다. 효모추출물과 식물혼합농축액(헛개·창출·산사나무열매·칡꽃) 등을 고농축해 환 형태로 만들었다.

삼양사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상쾌환의 누적 판매량은 2500만 포를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000만 포 이상을 판매하며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렸다.

삼양사는 상쾌환의 인기 요인으로 빠른 숙취 해소 효과와 휴대 및 섭취의 편리함, 2030 소비자와의 소통 등을 꼽았다. 삼양사는 2015년부터 아이돌 그룹 걸스데이의 혜리를 TV 광고 모델로 내세워 20~30대 소비자와 소통하는 데 주력했다. 올해 들어선 축구 선수 정대세를 공동 모델로 기용했다.

편의점 점유율 4위인 동아제약의 모닝케어는 2005년 첫 출시 이후 1000억원 이상의 누적 매출을 올린 숙취 해소 음료 제품이다.

동아제약은 지난 2011년 주성분인 미배아대두발효추출액을 2배 강화한 ‘굿바이알코올 모닝케어’를 출시하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미배아대두발효추출액은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를 활성화해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아제약은 2015년 모닝케어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모닝케어 강황’을 선보이기도 했다. 모닝케어 강황은 기존 제품의 강황 성분을 10배 이상 늘리고 마름추출물을 추가한 제품이다.

카레의 주원료이기도 한 강황은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고 간 기능을 보호하는 기능을 지녔다. 알코올이 분해하는 과정에서 알코올 탈수소효소(ADH)와 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의 작용을 촉진시켜 알코올이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되는 것을 돕는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숙취 해소 음료는 으레 연말에 마케팅을 한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올여름 바캉스 시즌에 피서객이 많이 몰리는 부산에서 샘플링 행사를 진행했다”며 “소비자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4강 체제’로 재편된 숙취해소제 시장
◆헛개파워·레디큐, 신흥 강자 등극

광동제약의 헛개파워도 2012년 출시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헛개파워는 숙취 해소 효과로 특허 받은 미배아복합발효추출액을 비롯해 헛개나무열매추출농축액·댕댕이나무열매농축액 등을 함유한 숙취 해소 음료 제품이다.

헛개나무·인진쑥·갈근·감초·대잎둥굴레·배초향·엉겅퀴 등 식물성 성분에서 추출한 조성물인 엠피3농축액도 포함돼 빠른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광동제약의 설명이다.

2014년 출시된 한독의 레디큐는 커큐민과 망고 맛으로 차별화한 숙취 해소 음료 제품이다. 올해 8월 기준 1300만 병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레디큐는 강황에서 추출한 커큐민이 주요 성분이다. 커큐민은 간 기능 개선과 숙취 해소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최초 젤리 타입 숙취해소제인 한독의 ‘레디큐-츄’는 특히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다. 레디큐-츄는 딱딱한 환 형태에다 맛이 쓴 숙취해소제에 익숙한 중국인들 사이에서 망고 맛의 쫄깃한 젤리 타입 숙취해소제로 이목을 끌었다.

레디큐-츄는 중국형 파워블로거 왕홍이 한국 방문 시 필수 구매 아이템으로 소개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사드(THAAD) 이슈로 중국인의 한국 방문이 급감했던 작년에도 역직구를 통해 중국 현지에서 꾸준히 판매될 만큼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게 한독의 설명이다.

한독 관계자는 “중국 내 인기를 바탕으로 지난 7월 레디큐를 중국에 정식 수출하기 시작했다”며 “향후 베트남과 미국 등에도 제품을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숙취해소제 시장이 성장하면서 짜 먹는 숙취해소제 등 이색 제품도 등장했다. JW중외제약의 ‘헛겔’이 주인공이다. 헛겔은 헛개나무 열매와 강황 등을 주원료로 하는 짜 먹는 스틱형 포장의 겔 제품이다.
‘4강 체제’로 재편된 숙취해소제 시장
KGC인삼공사는 6년근 홍삼에 헛개나무와 울금 등을 결합한 ‘정관장 369’로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KGC 인삼공사 관계자는 “정관장 369는 3년여의 개발 및 임상시험을 거쳐 특허 등록까지 마친 제품”이라며 “전국 주요 편의점 등에서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2호(2018.10.01 ~ 2018.10.0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