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간 갈등은 장기적으로 새로운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일종의 신경전이다. 이 때문에 ‘신경제 냉전 체제’라고도 불린다. 주목할 부분은 냉전 체제가 경기와 주가에 그다지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중 간 무역 갈등으로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긴축과 보호무역주의 뒤에 가려진 본질은 경기 확장의 연장과 레버리지 사이클 진입”이라며 “레버리지의 추동력을 미국과 중국의 양적 팽창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무역 갈등이 결국 중국이 상당 부분을 양보하는 것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비관세 장벽을 낮추라는 국제적 요구가 관철될 가능성이 높다.
양국 간 무역 갈등의 해결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업종은 화학이다. 한국은 중국에 화학제품 중간재를 수출하고 중국은 이를 가공한 최종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한다. 한국의 화학 업종 수출은 단일 품목 기준으로 반도체에 이은 2위다. 수출 금액을 기준으로 중국은 화학제품의 가장 중요한 무역 상대국이다.
중국이 2016년 이후 무역 기술 장벽(TBT)이나 반덤핑관세를 통해 가장 많은 대응에 나선 부분은 화학 관련 품목이다. TBT가 기계·화학제품·음식료 등에 집중됐다면 반덤핑관세는 화학제품의 비율이 압도적이다. 자국의 화학 산업을 보호하고 화학제품 수요를 직접 해결하겠다는 명분이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주요 화학제품 수출 시장이 미국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신 애널리스트는 “화학제품의 중요한 수요처인 미국과의 무역 규모가 감소하는 것을 중국이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양국 간 무역 갈등이 해결되면 화학 업종은 중국의 개방과 비관세 장벽 감소의 대표적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4호(2018.10.15 ~ 2018.10.2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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