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가 다국적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의 공략에도 불구하고 39년간 국내 장수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한국인 입맛 공략’과 ‘이색 원재료 활용’ 전략 덕분이다.
롯데리아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햄버거’를 개발하기 위해 한국 대표 음식인 불고기를 활용하는 기발한 시도를 했다. 햄버거 패티에 불고기 양념 시즈닝과 소스를 결합한 ‘불고기버거’를 1992년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30년 이상 꾸준히 사랑받아 온 ‘새우버거’와 ‘데리버거’도 빼놓을 수 없다. 새우버거는 롯데리아만의 특제 소스로 새우의 풍미를 최대한 살려 마니아 층이 두터운 제품이다. 데리버거는 호주산 쇠고기 패티와 달콤한 소스로 초중고교생들에게 특히 사랑받고 있다.
롯데리아는 2004년 한우 적합 판정 검사를 통과한 한우 정육을 원재료로 한 ‘한우 불고기’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국내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유일하게 한우를 활용한 햄버거로 꼽히며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롯데리아는 이색 원재료를 활용해 햄버거의 정형화한 틀을 과감히 깬 제품도 꾸준히 선보이는 중이다. 강원도 철원 쌀로 번스(둥근 빵)를 만들어 한 끼 식사에 버금가는 제품으로 개발한 ‘라이스버거’가 대표적이다.
롯데지알에스 관계자는 “약 17년간 판매된 라이스버거는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가 가장 많은 제품에 꼽힌다”고 설명했다.
‘모짜렐라 인 더 버거’는 현존하는 이색 햄버거다. 롯데리아는 고급 원재료로 꼽히는 이탈리아 자연산 치즈를 활용한 이 제품을 2016년 출시했다. 출시 후 2년여 동안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는 제품이라는 게 롯데리아의 설명이다.
롯데리아는 고객 편의 향상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리아는 고객들의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2014년 ‘무인 주문 기기’를 처음 도입했다. 현재 약 62%의 매장(825점)에서 이 기기를 운용 중이다. 전국 매장 방문 고객 중 무인 주문 기기를 활용한 주문율은 평균 80%대에 달한다.
롯데리아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와 원하는 장소에서 제품 주문과 수령이 가능한 ‘리아 오더’도 운영 중이다. 주문 이용자의 위성항법장치(GPS)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가까운 매장 또는 원하는 매장을 선택해 별도의 대기시간 없이 제품 수령이 가능하도록 한 디지털 기반 서비스다.
롯데리아는 지난 8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주문 채널 ‘카카오톡 챗봇 주문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카카오 챗봇이 매장 직원의 역할을 수행해 대화하듯 간편한 주문이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다. 별도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바로 원하는 매장을 골라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다.
◆39년 프랜차이즈 노하우로 가맹점 지원 롯데리아는 촘촘한 전국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가맹점의 수익 창출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전국 8개 각 지점에서는 다년간의 매장 운영을 직접 경험한 슈퍼바이저들이 가맹점별 상권에 맞는 프로모션을 제안한다. 각 가맹점의 위생·관리 상태 등도 실시간 파악한다.
롯데리아는 또한 가맹점별 부가 매출을 창출하기 위해 ‘홈서비스 활성화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4시간 홈서비스 운영 가맹점에는 콜센터·온라인·모바일 주문 건에 대한 수수료를 가맹 본부인 롯데리아가 전액 지원한다. 홈서비스 주문 전단지 등 홈서비스 홍보를 위한 현장 교육과 함께 물적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 3월 가맹점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롯데리아 가맹점중앙협의회와 롯데리아 전국가맹점협의회 3자간 ‘가맹점 상생협력 협약식’을 체결하기도 했다. 롯데리아는 협약을 계기로 가맹점의 필수 구입 물품을 1340여 개에서 약 900개 품목으로 축소했다. 또한 가맹점에 공급하는 일부 원·부자재 품목의 공급가를 최대 26.7% 인하한 상태다.
마곡 롯데 중앙연구소와 외식경영대학 등 자체 식품연구소를 바탕으로 한 위생 관리도 롯데리아가 특히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다. 제품의 주원료인 햄버거 패티는 100% 호주 축산 가공 동물 복지 인증 시스템(AAWCS)의 인증을 받은 세계 최대 규모의 가공업체에서 공급받는다. 섭씨 영상 7도 이하 전처리 작업과 섭씨 영하 40도의 급속 냉동 시스템으로 제품 변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채소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전용 세척제를 사용해 5분 이상 세척하고 3회 이상 충분히 헹군 뒤 자체 안정성 검사를 통과한 제품에 한해서만 진공포장해 각 점포에 배송한다는 게 롯데리아의 설명이다.
롯데리아는 해외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998년 베트남 호찌민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베트남 소비자의 입맛을 집중 공략했다. 그 결과 베트남에서 2012년 글로벌 브랜드 KFC를 제치고 업계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롯데리아는 2014년 12월 베트남 하노이에 해외 최초 가맹 1호점인 ‘쭝낀점’을 오픈하며 가맹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롯데리아는 베트남 현지에서 총 233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이 중 50개가 가맹점이다.
롯데지알에스 관계자는 “중국·인도네시아·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 등 동남아 시장에 진출해 해외에만 3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라며 “지난 6월 가맹 1호점을 오픈한 몽골을 포함해 총 8개국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는 등 글로벌 외식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남익우 롯데지알에스 대표, 통닭 다릿살로 만든 ‘티렉스 버거’로 대박 남익우 롯데지알에스 대표는 대홍기획에서 마케팅 프로모션을 담당하다가 2010년 롯데리아 경영지원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2년 롯데쇼핑 정책본부 운영1팀장, 2017년 롯데쇼핑 경영혁신실 가치경영1팀장·롯데지주 가치경영실 가치경영1팀장을 거쳐 올해 1월 전무 승진과 함께 롯데지알에스 대표에 선임됐다.
남 대표의 히트작은 롯데리아가 지난 6월 출시한 ‘티렉스(T-REX) 버거’다. 티렉스 버거는 남 대표가 출시에 앞서 마케팅 조사 전문 회사와 공동으로 6개월간 고객 트렌드 조사를 실시하는 등 심혈을 기울인 제품이다. 롯데리아 매장 방문 고객과 대학생·소비자 패널을 대상으로 한 사전 기호도 조사와 롯데리아 상품개발팀 직원 등을 중심으로 300번 이상의 시식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햄버거 패티를 통닭 다릿살로 만들어 다른 제품에 비해 원가가 비싸다는 일부 가맹점과 영업팀의 우려도 있었지만 남 대표는 제품 출시를 강행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가심비’ 트렌드를 겨냥한 영업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티렉스 버거는 출시 10일 만에 100만 개, 3개월여 만에 1000만 개 이상 팔려나가며 롯데리아의 역대 신제품 판매 기록을 새로 썼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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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0호(2018.11.26 ~ 2018.12.0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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