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 협력으로 기업과 더 가깝게…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융·복합 역량’ 강화
[한경비즈니스=정채희·김영은 기자] 한경비즈니스와 글로벌리서치가 조사 분석한 ‘2018 전국 경영대 평가’에 따르면 30개 경영대 중 23개 경영대의 순위가 전년과 바뀌었다.
이 중 10개 경영대는 순위가 올랐고 11개 경영대는 순위가 떨어졌다. 7개 경영대는 지난 조사와 순위가 같았고 나머지 2개 경영대는 30위 안에 새로이 둥지를 틀었다.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순위 상승을 기록한 경영대는 어디일까. ‘톱5’에 진입한 한양대, 30개 대학 중 순위가 가장 많이 오른 영남대, 지방대의 힘을 보여준 강원대와 대구대 등 이번 ‘2018 전국 경영대 평가’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낸 경영대들의 교육 방법을 공개한다. 종합 순위 5위를 기록한 한양대 경영대는 지난해 6위에서 한 단계 오른 것으로 순위 상승 폭은 크지 않다. 하지만 2013년 이후 고착된 고려대-연세대-서울대-성균관대-서강대 순서의 ‘빅5’ 체제를 깼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한양대는 이번 조사에서 ‘전공 및 교양 교육의 업무 적합성’, ‘업무 적응력’, ‘조직 융화력’, ‘발전 가능성’, ‘신입 사원 채용 선호도’ 등 5개 부문에서 서강대를 제치고 5위에 자리했다.
한양대 순위 상승의 비결은 대학과 산업 현장의 간격을 크게 좁힌 데 있다. 한양대 경영대는 2008년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기술지주사를 설립해 커리큘럼에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고 지난해에는 경영대 모든 학과에 ‘산업 연계 교육자문위원회’를 도입했다.
또 지난해 1학기부터는 국내 대학 최초로 창업 프로젝트를 학점으로 인정해 주는 ‘프로젝트 학기제’를 도입했다. 경영대 3층에 스타트업 사무실과 유사한 ‘비즈니스 랩’을 마련하고 한 학기 동안 창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사무 공간과 멘토링도 지원한다.
이러한 선제적 대응을 통해 한양대는 영국의 세계 대학 평가 기관인 QS에서 발표한 2018년도 세계 대학 순위에서 86위를 차지하는 등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전체 순위 23위를 기록한 영남대 경영대는 전년보다 13계단 상승하며 30대 경영대 중 올해 최고의 상승 폭을 보여줬다. ‘전공 및 교양 교육의 업무 적합성’ 부문에서 17위, ‘성실성과 책임감’ 부문에서 20위를 기록한 것이 순위 상승의 원동력이다.
영남대의 경쟁력은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한 시대별·전공별 맞춤 교육에 있다. 영남대 경영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2001년부터 ‘21세기 지식특강’을 개설해 240여 회 특강을 개최했다. 또한 수시로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와 저명인사를 초빙해 리더 자질 함양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글로벌 리더십 교육’을 목표로 블록체인, 중국·일본의 4차 산업혁명 현황,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인의 역량 등의 주제에 맞춰 각 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총 9회에 걸친 강의를 실시했다.
기업과의 협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산업체 강사가 교과과정의 70% 이상을 강의하는 등 실무 강의를 강화함으로써 현장 실습과 연계 취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또 대학 내 기업가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대학생들의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는 데 힘쓰고 있다. 영남대는 ‘발전 가능성’ 부문에서도 쟁쟁한 수도권 대학들을 제치고 23위를 기록해 앞으로의 더 높은 순위권 진입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대구대와 강원대는 지방대의 저력을 보여줬다. ‘신입 사원 채용 선호도’ 부문 17위, ‘진학 추천’ 부문 16위에 오른 대구대는 종합 24위를 기록하며 30위권 안에 신규 진입했다.
대구대 경영대는 ‘현장’에 방점을 찍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실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 ‘취업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대구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창업 문화와 우수한 창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창업동아리 ‘기브 앤드 테이크(GIVE & TAKE)’는 수업 시간에서 출발해 창업까지 나선 대표적 사례다.
경영학과 ‘e-비즈니스설계론’ 과목의 창업 관련 조별 과제를 통해 모인 학생들은 ‘셀프 인테리어 SNS’라는 아이템으로 창업동아리를 만들었고 최근에는 다른 학과 학생들과 함께 대규모 스타트업 플랫폼인 ‘글로벌 이노베이터 페스타(GIF)’에서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장상을 수상하는 성과도 거뒀다.
창업 선도 대학 ‘우수’ 등급을 획득한 대구대는 창업 선도 대학 육성 사업, 이노캠퍼스 액셀러레이팅 사업, 스포츠창업(일자리) 지원 사업 등 다수의 국고 지원 사업을 통해 창업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내년에는 ‘EB 맞춤 잡 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2019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참가, 실리콘밸리 기업 견학, 팀 프로젝트 수행을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29위에 오른 강원대의 강점은 ‘다전공 융합 교육’과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한 인성 교육’에 있다.
강원대는 다양한 학문 분야와의 융합을 위해 데이터 분석 연계 전공, 문화 예술 경영 연계 전공 등 연계 전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금융 정보 소프트웨어 융합 전공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신임 교수를 적극 충원해 연구 실적을 강화한 것이 큰 효과를 가져왔다. 최근 5년 이내에 임용된 교수가 21명으로, 총 52명의 전임교수 중 40%를 차지하고 있다. 신임 교수들의 새로운 오픈형 교수 방법을 도입,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 역시 향상되고 있다.
다양한 국제 교류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국제화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강원대 경영대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지역특화청년무역전문가양성사업단(GTEP)에서 우수 사업단 수상 7회 이상, 우수 학생 장관상과 한국협회장상 22명 이상, 다수의 글로벌 무역 전문가 장관 인증 등 수상 실적을 거뒀다. poof34@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1호(2018.12.03 ~ 2018.12.0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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