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한경비즈니스·한국사내변호사회 공동 선정 2018 베스트 로펌]
- 광장, ‘서비스 평가 1위’ …“AI·핀테크 등 신산업 대응 강화”
안용석 광장 대표변호사 “내년은 질적 성장 2년차, 전문팀 더 늘릴 것”
[인터뷰 장승규 편집장/ 정리 차완용 기자] 안용석(56) 대표는 지난 3월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에 취임했다.

군법무관으로 병역을 마친 후 1989년 광장에 입사해 신출내기 변호사로 법조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올해로 광장에서만 30년째다.

입사 때 30명에 불과했던 소속 변호사가 이제는 600명을 넘어섰다. 광장은 매년 성장을 거듭하며 그사이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로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특히 광장은 올해 ‘2018년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 조사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기록했다. 고객과의 소통, 로열티, 비용 등 서비스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전체 로펌 중 가장 많은 5명의 ‘베스트 변호사’를 배출했다.

안 대표는 “초창기부터 이어져 온 ‘정도’를 중시하는 전통과 ‘꾸준함’이 광장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월 11일 안 대표를 만났다.
안용석 광장 대표변호사 “내년은 질적 성장 2년차, 전문팀 더 늘릴 것”
▷ 올해 대표로 취임하셨는데, 좋은 평가가 나왔습니다.
“지난 3월 총괄대표를 맡았습니다. 이전에는 운영위원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했고요. 운영위원회는 광장만이 가지고 있는 경영 시스템으로, 다수의 운영위원이 법인 내 경영 사안을 협의해 결정합니다. 이 활동을 해 왔기에 특별히 새로운 것이 없겠구나 생각했었는데 막상 맡으니 신경 쓸 것이 많고 주어진 책임에 어깨도 무척 무겁더군요. 다행히 우리 변호사와 스태프 모두가 잘해 주셔서 올해 좋은 성과를 낸 것 같습니다.”

▷ 광장에 오랫동안 몸담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광장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올해로 30년 됐습니다. 연수원과 군복무 마치고 바로 광장에 들어왔으니까요. 제가 봐온 광장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꾸준함’입니다. 창업자인 이태희 변호사가 만들어 놓은 문화가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변호사가 구축해 놓은 ‘운영위원제도’가 있는데요. 이 회의를 통해 변호사들은 광장의 발전과 이익이 무엇인지에 대해 계속 의견을 교환합니다.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토의하다 보니 서로의 갑작스러운 의견 충돌로 싸울 일이 없는 것이죠. 이 문화는 창업 초기부터 선배들 그리고 지금 광장에 몸담고 있는 후배들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 파트너 변호사는 몇 명입니까.
“파트너 타이틀을 가진 변호사는 200명 정도 됩니다. 물론 파트너 사이에도 약간 레벨의 차이가 있고 의결권이 주어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립니다. 의결권을 가진 파트너 변호사는 101명이고요. 서양 기준으로 보면 의결권 있는 파트너가 진정한 파트너인데 우리는 그 이전에 파트너로 먼저 승진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 광장은 ‘정도 경영’으로도 유명합니다.
“정도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법인의 의사결정에서 사내 정치적 영향력 없이 로펌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공공의 정도’가 있고요. 또 법조인으로서 꼭 지켜야 하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정도’가 있습니다. 사건을 수행하다 보면 간혹 의뢰인 중 로펌을 이용하려는 이들이 있습니다. 마치 변호사를 법률 기술자로 생각하면서 법을 악용하려고 하는 것이죠. 이런 의뢰인들은 대체적으로 보수를 많이 주지요.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고객은 단호히 거절합니다. 반면 기업이나 고객이 법적 리스크에서 안전하도록, 계약 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상의 조건에서 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죠. 이를 우리는 ‘고객과 함께하는 정도’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 30년 전에 비해 법률 산업도 많이 변했지요.
“상전벽해죠. 크게 ‘공급’과 ‘수요’ 그리고 ‘업무’로 나눠 볼 수 있는데요, 우선 공급적인 측면에서는 어학에 자유로운 변호사들이 최근 많이 배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사법시험 공부를 오래 하다보니까 어학에 능통한 법조인이 별로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처럼 기업을 주 고객으로 하는 로펌에서는 어학 능력이 우수한 변호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죠. 하지만 지금은 어학 능력이 우수한 변호사들이 많습니다. 수요 측면에서의 변화는 수요자의 세련화입니다. 일단 시대가 변하고 산업이 발전하면서 기업들 자체가 사내 법무팀을 잘 꾸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로펌을 찾을 때는 특화·전문화된 역량을 갖춘 곳을 찾고 있죠. 업무에서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복잡해지고 다양화됐다고 봐야 합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의 활동이 그만큼 넓어지고 세분화됐다는 것을 의미하죠.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다 보니 글로벌 감각과 법률 지식도 필요하고요.”

▷ 광장은 창립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 10% 성장세를 이어 왔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저도 불가사의했는데, 이유를 알아냈습니다. 광장은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지 않았습니다. 상당히 보수적으로 운영했지요. 특히 마케팅적 측면에서요. 광장을 찾는 고객들의 주요 통로를 살펴보면 기존 고객이 새로운 고객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또 때로는 우리와 상대했던 고객이 다음에 로펌을 찾을 때 우리를 찾는 것이고요. 이렇게 고객이 서서히 늘어났습니다. 한마디로 마케팅을 제대로 안했다고 할 수 있죠(웃음). 하지만 만약 우리가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해서 회사를 키웠다면 어떤 해는 30% 성장하고 다음해에는 10% 밑으로 떨어지는 굴곡을 보였겠죠.”

▷ 입사 초와 비교해 로펌이 많이 커졌죠.
“제가 1989년 입사했는데, 그때 변호사가 30명 정도였습니다. 지금 600명이 넘으니 엄청나게 커졌죠. 이 성장세는 올해도 멈추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 취임 이후 역점 둔 부분이 있을 텐데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서비스 품질을 유수의 글로벌 로펌 스탠더드에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여러 분야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부족한 분야에 대해 보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요. 규모는 고객이 느는 만큼 맞춰 늘리면 되는 것이지만 서비스는 오랜 기간 차곡차곡 쌓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죠. 다행히 이번 한경비즈니스 평가에서 서비스 부문 1위로 나타나 준비하고 노력한 보람이 있네요. 다음으로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인데, 올해 헬스케어 부문에 대한 서비스 영역을 키워 왔고 또 조세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두 부문 모두 많이 성장했습니다.”

▷ 올해 환경보건안전팀도 새로 만드셨던데요.
“산업사회가 고도화될수록 환경 보건 안전은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칫 잘못해 문제가 발생, 준비나 대응을 제대로 못한다면 기업은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명성도 날아가고 한마디로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이죠. 이 때문에 준비하게 됐고요. 환경 분야 전문가인 설동근 변호사를 중심으로 팀을 꾸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 광장에 40개가 넘는 전문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 40여 개로 소개하지만 내부적으로는 60개 정도의 팀이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가 점점 전문화되고 있기 때문에 팀도 점점 세분화되는 것이죠. 앞으로도 계속 수요에 맞춰 가장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문팀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 인공지능(AI)과 핀테크 등 신산업과 관련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일단 핀테크팀이 있습니다. 정보기술(IT)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윤종수 변호사가 이끌고 있고요. 블록체인과 금융 등 서비스와 한데 어우러져 움직이고 있습니다. 핀테크 분야가 이제 막 시작되는 새로운 영역이다 보니 정부나 기업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규제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고요. 이 때문에 입법화하는 과정부터 법안 연구, 만드는 작업 등에 우리 전문가들이 참여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 규모가 커지고 세대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조직 문화도 변했을 것 같은데요.
“세대가 완전히 달라졌죠. 젊은 세대들은 우리 세대와는 가치관이 완전히 달라요. 과거에는 로펌에 1년 차로 들어오면 ‘로펌 파트너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게 공통된 목표였죠. 저 역시 그랬고요. 하지만 지금 세대들은 파트너 변호사에 대한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다만 ‘내 분야에서 최고가 될 것’이라는 생각들을 하죠. 또한 요즘 세대들은 조직을 위한 무조건적인 희생이 통하지 않아요. 공평한 대우를 원하죠. 이게 상당히 중요합니다. 로펌이 커서 본인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커서 로펌을 키우는 것이죠. 이런 인재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이 움직여야 하는 것이죠.”

▷ ‘베스트 변호사’ 평가에서 광장이 가장 많이 선정됐습니다.
“저는 내부적으로 변호사들에게 ‘광장이라는 로펌을 당신들의 플랫폼으로 생각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소속 변호사들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연수와 조직 배정 등에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입사 1년 차에게 본인이 하고 싶은 분야를 무조건 하도록 배정하죠. 본인의 관심이 높다 보니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자기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러한 지원이 이번 평가에서 다수의 베스트 변호사가 나온 배경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내년에 준비하고 있는 경영 방향이 있는지요.
“올해 목표로 했던 것들을 더 정진시켜야죠. 서비스 부문도 아직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더욱 신경 써 발전시키고 새로운 조직 역시 꾸준히 발굴하고 전문화할 예정입니다. 올해가 질적 성장의 원년이었다면 내년은 질적 성장을 위한 2년 차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cwy@hankyung.com

[돋보기] 법무법인 광장은
- ‘운영위원회’ 제도 첫 도입한 한국 대표 로펌

1977년 설립된 광장은 변호사 수 기준 국내 2위의 대형 로펌이다. 국내 변호사 480여 명, 국외 변호사 102명이 소속돼 있다.

설립자는 이태희 변호사로 2009년 1월 퇴임했다. 퇴임식도 열지 않았다. 자신의 지분도 모두 후배 변호사들에게 넘겼다. 그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자식을 출가시킨 마음으로 멀리서 우리 로펌이 훌륭하게 성장하는 것을 바라보겠다. 그것으로 만족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운영은 1999년 이 변호사가 만든 운영위원회 제도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 제도는 중량급 변호사들이 법무법인을 함께 경영하는 집단 지도 체제로 대표변호사 역시 위원회에서 투표를 통해 선출한다.

또한 광장은 지난 8월 31일 ‘유한 법무법인’으로 전환했다. 법무법인(유한)은 사건과 관련한 손해배상 책임에 대해 담당 변호사와 직접 지휘·감독한 파트너만이 법인과 연대해 무한책임을 부담하는 형태의 조직이다. 나머지 파트너들은 출자금 한도 내에서만 유한책임을 진다.

법인은 고객 보호를 위해 손해배상 준비금 적립이나 보험 또는 공제기금에 가입해야 하고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계 처리를 해야 한다. 2007년 법무법인 태평양이 법무법인(유한)으로 조직 변경 인가를 받은 이후 올 7월 말까지 유한회사 체제로 조직을 변경한 로펌은 총 48곳이다.

[커버스토리 = 한경비즈니스·한국사내변호사회 공동 선정 ‘2018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 기사 인덱스]
-김앤장 흔들림 없는 ‘철옹성’...9년 연속 1위 차지
-6개 로펌에서 선정된 ‘2018 베스트 변호사’
-안용석 광장 대표변호사 “내년은 질적 성장 2년차, 전문팀 더 늘릴 것”
-율촌, 3인 대표 체제로...‘협업 DNA'로 차별화 선언
-화우, ‘워라밸 자문시장’ 개척...안정적 기업 경영 자문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3호(2018.12.17 ~ 2018.12.2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