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한경비즈니스·한국사내변호사회 공동 선정 2018 베스트 로펌 : 종합순위]-2년차 로펌 삼율 9위 ‘깜짝 등장’
[2018 베스트 로펌]김앤장, 흔들림 없는 '철옹성'...서비스 평가는 광장 '선두'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기업은 로펌의 문을 두드리는 ‘단골손님’이다. 인수·합병(M&A)이나 지배구조 개선, 국제분쟁과 같은 굵직한 법률 자문부터 사소한 소송 등을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기업들이 로펌에 도움을 구한다. 그만큼 로펌에 대한 평판과 실력 등 다양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바로 기업인 셈이다.


한경비즈니스는 2010년부터 국내 200대 기업 소속 법무팀 담당자들에게 설문을 돌려 국내 로펌들의 경쟁력을 물어 왔다. 9회째를 맞은 올해부터 한국사내변호사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추가해 신뢰성을 높였다. 로펌 서비스의 주요 수요자인 국내 기업들이 올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고 평가한 로펌은 어느 곳일까.
[2018 베스트 로펌]김앤장, 흔들림 없는 '철옹성'...서비스 평가는 광장 '선두'
◆김앤장, 흔들리지 않는 ‘철옹성’

‘2018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 1위는 올해도 ‘김앤장 법률사무소(이하 김앤장)’의 몫으로 돌아갔다. 김앤장은 2010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부터 단 한 번도 다른 로펌에 1위 자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자타 공인 국내 최고 로펌임을 이번 조사에서 또다시 증명해 냈다.


종합 점수도 압도적이다. 김앤장은 총 2107점을 획득했다. 2위와의 격차는 600점 이상이다. 부문별로 보더라도 전체 17개 부문 중 14개에서 1위를 기록했다. 여전히 국내 로펌들 중에선 적수가 존재하지 않는 모습이다.


김앤장이 계속 질주를 이어 가는 원동력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김앤장 측은 각 분야의 최고 법률 전문가들이 완벽한 팀플레이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김앤장에는 900여 명(외국 변호사 포함)의 변호사와 변리사·회계사·세무사 등을 포함해 1200여 명의 전문 인력이 소속돼 있다.

김앤장과 함께 대표적인 대형 로펌으로 거론되는 태평양(630여 명)이나 광장(680여 명)과 비교해도 그 수가 훨씬 많다. 넓고 깊은 인재 풀을 바탕으로 한 김앤장의 활약상은 올해도 로펌업계에서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김앤장은 올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수많은 대규모 딜을 맡아 성공적인 조력자의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이를테면 해외에서도 이목이 쏠렸던 SK하이닉스의 도시바메모리 사업부 투자 건 역시 그 뒤에는 김앤장의 도움이 있었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국제분쟁, 통상 문제와 관련해선 한국 기업들의 든든한 ‘방패’ 역할도 했다. 미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 자동차 부품 수출 기업을 조사한 덤핑 사건을 예로 들 수 있다. 국내 기업을 대리해 반덤핑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최종 결정을 도출하는 결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

또한 국내 조선사에 이란 선주가 제기한 1000억원의 선수금 반환 청구(중재)를 수임 받아 이를 기각시키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해당 중재는 영국법을 적용받았다. 이란 측은 영국 로펌의 자문을 받았지만 결국 김앤장에 완패했다.

이 밖에 미 상무부의 한국산 철강 후판에 대한 상계관세 연례 재심에서 한국 정부와 국내 기업을 대리해 상계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최종 판정을 받아낸 바 있다.

김앤장 관계자는 “향후에도 분야별 산업 흐름을 면밀히 파악하고 전문성을 한층 강화해 ‘철저한 고객 중심주의’ 법률 서비스를 구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앤장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베스트 로펌의 관전 포인트는 과연 어느 로펌이 2위를 차지할지 여부였다. 업계 라이벌인 법무법인 태평양(이하 태평양)과 법무법인 광장(이하 광장)이 매년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여 왔기 때문이다.

광장은 2014년과 2015년 연속 2위를 기록했지만 이후 태평양의 거센 반격이 시작됐다. 2016년과 2017년 연속으로 광장을 밀어내고 2위에 올랐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올해의 승자는 태평양이었다. 총점은 1492점. 광장(1456점)을 앞서며 3년째 2위 자리를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다만 점수 차이(36점)가 근소해 언제든지 다시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보인다. 내년 조사에서도 두 로펌 간의 자리다툼은 변함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태평양, 자존심 싸움에서 승리

2위를 지켜낸 태평양은 부문별 순위에서도 나타나듯이 다방면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다. 로펌마다 가진 장점은 다 다르다. 이 가운데 태평양은 특히 기업 소송과 관련한 ‘송무’ 분야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기업 송무라고 볼 수 있는 민사와 형사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며 광장을 앞지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형사부문에서 태평양과 광장의 점수 차이는 30점이나 났다.

여기에는 태평양은 2015년부터 만든 송무 전담 조직인 ‘송무지원단’을 운영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태평양의 송무지원단은 대법관·부장판사 출신 등 법조계에서 풍부한 경력을 쌓아 온 이들로 구성됐다. 역할은 이렇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사건을 들여다보고 해당 사건을 맡은 담당 변호사들에게 다양한 전략과 보완점을 제시해 주는 일종의 ‘조언자’다. 송무 승소율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태평양 측은 설명했다.

올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임원진의 뇌물 공여 관련 변론을 수많은 로펌 중 태평양이 맡게 된 것도 송무 분야에서의 탁월한 내부 시스템 덕분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장은 아쉬운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오히려 부문별 순위에서는 태평양보다 주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광장은 김앤장이 1위를 놓친 부문에서 일제히 선두 자리를 꿰차며 저력을 과시했다.


서비스 평가 부문인 ‘자문료·소송비용’, ‘클라이언트와의 소통’ 부문에서 단독 1위에 올랐고 ‘클라이언트에 대한 로열티’ 부문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로펌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고객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얻은 셈이다.
[2018 베스트 로펌]김앤장, 흔들림 없는 '철옹성'...서비스 평가는 광장 '선두'
현재 광장은 올해 새롭게 취임한 안용석 대표변호사의 지휘하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선 상황이다. 향후 성장 엔진이 될 부문을 꼽아 내부적으로 역량 강화에 돌입했다. 그중 하나가 북한팀이다. 기존 인력(8명)을 최근 20명 규모로 늘렸다.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에 대비해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대거 합류시켰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정보그룹도 블록체인팀과 커넥티드카팀 등 최근 산업 열기가 뜨거워지는 분야의 팀을 확대 개편하며 수요에 대응 중이다. 근래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약가 업무(MA : Market Access) 전담팀을 신설해 자문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광장 관계자는 “다양화·전문화되고 있는 고객 수요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뢰받는 조언자’로 자리 잡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종합 순위 4위부터 8위까지도 순위 변동이 일어나지 않았다. 4위는 법무법인 율촌(804점)에 돌아갔다. 법무법인 세종(740점), 법무법인 화우(308점), 법무법인 지평(142점), 법무법인 바른(141점)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도 율촌과 세종의 순위는 조세에서 판가름 났다. 율촌이 조세 부문에서 117점을 획득하며 2위를 기록한 반면 세종은 4위(37점)에 그쳐 점수 차가 벌어졌다. 율촌은 전통적인 조세 부문 강자로 ‘역전의 명수’로도 불린다. 올해도 어김없이 진가를 보였다. 다른 로펌이 하급심에서 패소한 사건을 맡아 상고심에서 이를 수차례나 뒤집었다.

강원랜드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급심에서 패소한 사건을 율촌이 이어 받았다. 그리고 결국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세종은 올해 M&A 거래 자문에서 가장 주목받는 로펌 중 하나였다. CJ E&M과 CJ오쇼핑의 합병, 카카오엠과 카카오의 합병 등에 참여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국내 M&A 거래 자문에서(2018년 3분기 기준) 세종은 거래금액과 거래 건수 기준 모두 김앤장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율촌과 조세 부문에서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순위는 5위에 머물렀다.

◆다크호스 떠오른 법무법인 삼율

화우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6위에 올랐다. 부문별 순위 중에서도 공정거래 부문의 점수(29점)가 아쉽게 다가온다.


화우 공정거래그룹은 40명에 달하는 최고의 전문가로 짜여졌다. 분야 전문 변호사를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 전 부위원장, 전 사무처장 등이 소속됐다. 업계에서도 ‘넘버원’으로 불리며 뛰어난 업무 수행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인 경쟁법 전문지인 ‘GCR(Global Competition Review)’ 또한 화우 공정거래팀을 한국 경쟁법 분야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엘리트(elite)’ 로펌으로 분류했다. 이런 국내외 평가와 비교할 때 이번 조사에서는 다소 ‘박한’ 점수를 받은 셈이다.

7위를 차지한 지평도 올해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의 두산엔진 인수,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매각 자문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업계에서의 존재감을 뽐냈다.

이 밖에 바른(8위·141점), 법무법인 대륙아주(10위·77점) 등 익숙한 이름들이 10위권 내에 안착한 가운데 유독 낯선 이름 하나가 눈에 띈다. 법무법인 삼율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 한경비즈니스 베스트 로펌 평가 순위에 첫 등장해 9위(87점)를 차지했다. 2017년 5월 만들어진 신생 로펌임에도 불구하고 전통 강자들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당당히 ‘톱10’에 들어갔다.

삼율은 내부 7년 차 변호사 세 명이 모여 설립한 ‘젊은 로펌’이다. 현재 소속 변호사 수는 총 9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평가를 받은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인원이 많은 대형 로펌은 한 사건에 5명 이상의 변호사가 붙는 것과 달리 소형 로펌은 보통 1~2명이 사건을 담당해 처리한다.

삼율은 규모는 작지만 업무 방식은 대형 로펌을 벤치마킹했다. 수임을 받으면 무조건 6명을 배정해 업무를 진행한다. 삼율 관계자는 “신생 로펌이 치고 올라가기 위해선 남들만큼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구성원이 합심해 업무를 보고 있다”며 “외관상 9명으로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형 로펌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전략이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기업들로부터 법률 자문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다만 최근 업무가 늘어나면서 구성원들의 업무 부담이 점차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향후 신규 변호사를 여럿 채용할 계획이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업계에서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는 삼율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0위권 내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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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you@hankyung.com
[커버스토리 = 한경비즈니스·한국사내변호사회 공동 선정 ‘2018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 기사 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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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3호(2018.12.17 ~ 2018.12.2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