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유한양행·GC녹십자·광동제약 이어 한국콜마·셀트리온·대웅제약 진입 예상
제약·바이오 ‘매출 1조 클럽’ 후보는 어디?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제약 산업은 국내 단일 업종 가운데 가장 오래된 산업군에 꼽힌다. 1897년 창업한 동화약품을 시작으로 역사가 121년에 달한다. 하지만 제약 산업에서 매출 1조원 규모의 회사가 나오기까지는 무려 117년이 걸렸다. 2014년 유한양행이 연결 기준 1조17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이 처음이다.

그 이듬해 한미약품과 GC녹십자가 1조3175억원, 1조478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하면서 ‘1조 클럽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다. 2016년과 지난해에는 한미약품 대신 광동제약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기업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MRO) 회사인 코리아이플랫폼을 인수한 데 따른 결과였다.

올해에는 사상 최초로 6곳의 1조 클럽 회원이 탄생할 전망이다. 한국콜마·셀트리온·대웅제약이 유력 후보군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매출 1조원에 주목하는 이유는 해외시장에 나가기 위해 갖춰야 할 최소한의 규모의 경제로 평가받기 때문”이라며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이어 기술수출 등의 성과를 내면서 향후 5년 안에는 10곳 이상의 1조 클럽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콜마, CJ헬스케어 인수로 매출 2위 눈앞

지난해 1조4622억원의 매출을 올린 유한양행은 올 3분기 누적 매출 1조1047억원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1조 클럽 가입을 확정했다. 2014년 이후 5년 연속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의약품과 원료의약품 등 수출 품목이 고르게 성장한 결과다.

유한양행은 11월 초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바이오테크와 ‘레이저티닙(프로젝트명 ‘YH25448’)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했다.

레이저티닙은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만 560억원(5000만 달러)에 달한다. 연내 계약금 입금이 완료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유한양행은 올해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 12일 기준 유한양행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516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69%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올해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72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6% 적다. 예상 영업이익률은 4.8%다.
제약·바이오 ‘매출 1조 클럽’ 후보는 어디?
올해 연결 기준 매출 2위는 한국콜마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821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추정치는 1조380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68.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조 클럽 후보 중 지난해 대비 예상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다.

지난 4월 CJ헬스케어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2분기부터 관련 실적이 한국콜마 실적에 잡힌 데 따른 결과다. 올해 사상 첫 1조 클럽 가입과 함께 단숨에 업계 매출 순위 2위로 뛰어오르는 셈이다.

한국콜마는 올해 영업이익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콜마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보다 23.2% 늘어난 832억원이다. 예상 영업이익률은 6.0%다. 영업이익 증가폭이 가장 높다.

지난해 1조2879억원의 매출을 거둔 GC녹십자도 3분기 누적 매출 9882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 가입을 확정한 상태다. 2015년 이후 4년 연속이다. 백신 사업을 중심으로 고른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GC녹십자의 올해 매출 추정치는 1조332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4% 증가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GC녹십자도 지난해보다 줄어든 영업이익이 걱정이다. GC녹십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31.3% 감소한 620억원이다. 예상 영업이익률은 4.7%다.

◆셀트리온, 첫 ‘1조 클럽’ 가입 유력

광동제약도 2016년 이후 3년 연속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지난해 1조1416억원의 매출을 거둔 광동제약은 올 3분기 누적 매출 8855억원을 기록했다. 비타500과 삼다수·옥수수수염차·헛개차 등이 매출 1조원의 ‘일등 공신’이다.

광동제약의 올해 매출 추정치는 1조173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8% 증가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광동제약은 올해 영업이익도 증가할 전망이다. 광동제약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보다 4.5% 증가한 373억원이다. 예상 영업이익률은 3.2%다.

지난해 949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서 놓쳤던 셀트리온은 올해 처음으로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올 3분기 7395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램시마를 비롯해 트룩시마와 허쥬마가 유럽 시장 등에서 매출과 시장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다.

셀트리온의 올해 매출 추정치는 1조6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6.1% 증가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보다 23.8% 감소한 3977억원이다. 트룩시마의 시장 진입을 위해 판매 단가를 낮춘 데다 공장 증설 준비에 따른 가동률 저하 등이 영향을 줬다.

하지만 셀트리온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률은 39.5%로 1조 클럽 후보 중 1위다.
제약·바이오 ‘매출 1조 클럽’ 후보는 어디?
윤재승 전 회장의 ‘폭언 갑질’로 논란이 됐던 대웅제약도 1조 클럽 가입이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960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매출 1조 달성을 올해로 미뤘다.

대웅제약은 지난 8월 윤 전 회장이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욕설 등을 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가운데 3분기 누적 매출 7590억원을 기록했다. 전문의약품과 우루사 등 일반의약품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대웅제약의 올해 매출 추정치는 1조3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 증가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대웅제약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보다 38.5% 줄어든 240억원이다. 1조 클럽 후보 중 감소폭이 가장 크다. 예상 영업이익률 또한 2.4%로, 후보들 중 꼴찌다.

한편 이들 기업 가운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연결 기준으로 3분기 누적 매출의 25.6%(1890억원)를 R&D에 투자했다.

이어 대웅제약 12.9%(887억원), GC녹십자 10.9%(1079억원), 유한양행 7.5%(827억원), 한국콜마 5.9%(599억원) 순이었다. 광동제약은 매출액의 1.0%인 53억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3호(2018.12.17 ~ 2018.12.2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