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외유내강의 리더십으로 은행의 염원이던 ‘지주사 전환’과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어 낸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은행 부문 ‘2018 올해의 최고경영자(CEO)’에 선정됐다. 손 행장은 4년 만에 다시 출범하는 우리금융지주의 초대 회장에 내정됐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손 행장은 ‘3통 승부사’로 불린다. 글로벌 부문에서 부행장과 그룹장을 역임한 대표 ‘해외통’이고 전략기획부문 등에서 핵심 요직을 거친 ‘전략통’이다. 여기에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노사 관계를 매끄럽게 이끌며 ‘소통’에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는 1987년 한일은행에 입사해 지금까지 우리은행에서 근무한 정통 우리은행맨이다. 누구보다 우리은행에 대해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손 행장은 지난 1년간 계파 갈등을 없애고 경영 공백 등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적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2018년 3분기 당기순이익 1조903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38.0% 대폭 증가한 수준이다. 2018년 우리은행이 중점 추진해 온 ‘지속 성장 기반 확보’ 노력의 성과로 전 부문에 걸친 고른 실적 향상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중에서도 글로벌 부문의 성장이 눈에 띈다.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1500억원 수준으로 손익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예대 마진 중심의 영업에서 탈피, 향후에도 이 부문의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실제 2014년부터 글로벌 사업본부장과 글로벌 부문장을 거친 손 행장은 우리은행의 ‘글로벌 경영’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6월 캄보디아에서 전국 네트워크를 보유한 현지 금융사 ‘비전펀드 캄보디아’를 인수 완료하고 사명을 ‘WB파이낸스’로 변경했다. 10월에는 독일 금융감독청과 유럽중앙은행으로부터 유럽법인 설립 인가를 획득했다. 유럽법인은 유럽 경제와 금융의 중심지인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설립됐다. 그 결과 우리은행은 올해 국내 은행 최초 글로벌 해외 네트워크 20위권에 진입하는 등 ‘글로벌 경영’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우리은행은 향후 글로벌 진출의 핵심 거점인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캄보디아·미얀마에서 ‘유기적 성장 전략(Organic Growth Strategy)’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국가 내 지점을 지속적으로 신설해 대면 거래를 강화하고 한국의 부동산 담보대출, 우량 고객 신용대출, 할부금융, 신용카드 등을 현지화해 현지 리딩 금융사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동남아 자산운용사·할부금융사를 인수, 해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갖춰 나갈 계획이다.
숙원이었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것 또한 ‘전략통’으로서의 그의 면모가 발휘됐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지주의 초대 회장으로 ‘금융 명가의 재건’ 임무를 맡게 된 손 행장은 지주사 체제 안착을 위해 우선 ‘비은행 부문’ 강화에 방점을 찍을 방침이다. 2019년은 우리은행 창립 12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우리금융지주 재출범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각별하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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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4호(2018.12.24 ~ 2018.12.3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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