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자본시장법 10년…다시 그리는 ‘한국판 골드만삭스’의 꿈 : 초대형 IB 전력 분석 : NH투자증권]-2005년부터 IB 주목…IPO 실적개선 기대
NH투자증권, IB업무의 선구자…‘맨파워’와 ‘네트워크’ 강점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2014년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 합병으로 탄생한 NH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 분야에서 ‘가장 전통 깊은 강자’로 불린다.

다른 경쟁사들은 대략 2010년부터 IB에 눈을 돌리며 역량을 키워 나갔다. 반면 NH투자증권은 2005년 우리투자증권 시절부터 IB를 주목하며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업계 최초 IB 출신 정영채 사장 선임
IB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영업’이다. 이를 잘하기 위해선 ‘맨파워’와 ‘네트워크’ 구축 역시 필수다. NH투자증권은 IB에 오랜 기간 집중해 온 만큼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대표적인 IB로 꼽힌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 IB 역사의 출발점이 NH투자증권이라고 봐도 사실상 무방하다”며 “국내 IB 가운데 시작이 가장 일렀던 만큼 영업에서의 내공은 경쟁사를 압도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3월 국내 IB 중 처음으로 해당 분야 전문가인 정영채 사장을 대표로 선임하면서 IB 강화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기 시작했다.
NH투자증권의 IB 강화 노력은 결실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초대형 IB간 경쟁 심화 속에서도 NH투자증권은 뚜렷한 성과를 올리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둘째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사업을 개시하며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렸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발행어음 조달 규모는 약 1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7월에는 외부 위탁 운용 관리(OCIO) 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약 19조원의 자금을 굴리는 주택도시기금 전담 운용사로도 선정돼 향후 4년간 이를 운용하게 된 것이다. 또 원화 채권 운용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것을 비롯해 주식 발행(ECM)에서도 증권사 중 1위를 기록했다는 게 NH투자증권의 설명이다.
기업공개(IPO)에서의 부진은 해결 과제로 꼽힌다. 증권사들은 정확한 IPO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당초 예정됐던 기업들의 상장이 잇달아 무산되며 아쉬운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는 상장이 미뤄진 현대오일뱅크와 교보생명 등 IPO 시장 최고 대어로 꼽히는 기업들의 상장 주간사를 맡아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고 기대된다.
향후 목표는 2023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NH투자증권은 올해부터 고객 가치 실현을 경영 전면에 내걸고 업계에서 처음으로 핵심 성과 지표(KPI)를 전면 폐지했다.
KPI는 영업수익, 고객 수익률 등에 기반해 지점이나 직원 개개인이 거둔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다.

수치화를 통한 공평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이 부각돼 금융권 전반에 걸쳐 활용됐지만 한편으로는 과도한 실적 압박과 불완전 판매를 유발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NH투자증권 역시 KPI가 인사 평가에는 효율적인 제도일 수 있지만 정작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높이는 데 별 효과가 없다고 분석한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NH투자증권은 KPI 대신 ‘과정 가치’라는 성과 지표를 개발해 조만간 도입하기로 한 상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업계 최초의 시도로 고객들의 이익 실현을 위해 직원이나 지점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분석해 성과를 책정하겠다는 의미”라며 “고객과 신뢰를 쌓기 위해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재 어떻게 하면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을지를 놓고 내부에서 논의가 한창이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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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9호(2019.01.28 ~ 2019.02.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