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 추천]
-글로벌 자산시장, 위험자산 전반에 걸쳐 투자 심리 개선 움직임


[한경비즈니스 칼럼=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2018 하반기 글로벌 ETF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올 들어 글로벌 증시의 빠른 반등세가 두드러진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9% 급락했지만 올 들어서는 9% 반등하며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 신흥국 증시 역시 탄력적으로 반등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크레디트와 하이일드 등의 고위험 채권까지 이번 상승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글로벌 자산 시장은 주식에 국한되지 않고 위험 자산 전반에 걸친 투자 심리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면 올해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연초의 분위기를 반영해 주식과 크레디트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할까. 단정적으로 말할 문제는 아니지만 최근 호조에도 불구하고 위험 자산 위주의 전략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지금은 경기 둔화 국면이기 때문이다.

경기변동은 경제학적 관점에서 여러 형태로 설명되지만 그중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모델은 ‘저글라 파동(Juglar wave)’이다. 물가·고용·생산·소비의 변동에 따라 순환하는 저글라 파동은 대체로 6~9년 내외의 순환주기를 가진다. 역사적으로 가장 긴 경기 확장이 1990년대에 있었고 금융 위기 이후 2009년부터 시작된 지금의 경기 확장 국면은 1990년대에 이어 역대 둘째로 긴 확장이다.

이 두 번의 경기 확장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데에는 일종의 변칙이 개입된 면도 있다. 1990년대에는 이른바 ‘그린스펀 풋’이라고 불리는 저금리 정책, 이번엔 ‘버냉키 풋’이라는 양적 완화를 동반한 저금리 정책이 자산 시장과 글로벌 경제를 동시에 부양했던 것이다.

◆경기 확장에 이은 수축 국면 대비해야
국제 증시 반등세…채권형 ETF 주목
문제는 어떤 부양책이라도 경기순환 자체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투자자에게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는 경기 확장이 끝나고 수축 국면으로 전환될 때 자산 시장 역시 큰 충격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변동성 국면에서는 투자를 쉬는 것도 유용한 전략이겠지만 여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채권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경기 둔화 조짐이 구체화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이 올해 상반기에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다. 경기와 물가, 장기금리는 수렴된다는 원리를 대입하면 경기 둔화 국면의 진입과 함께 시장금리의 하락은 향후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채권형 자산에도 종류가 많지만 금리 하락에 베팅하기에는 장기채가 적당하다. 대표적 장기채 ETF로는 TLT(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가 있다.

TLT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국 장기 국채를 기초 자산으로 한다. 2002년 상장돼 17년째 운용 중이고 자산 규모는 110억 달러로, 장기채 ETF 중 최대다.

TLT의 강점은 보수율이 연 0.15%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하고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35개의 장기채로 구성돼 듀레이션이 17.6년이고 쿠폰 수익률은 연 2.95%에 달한다.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지난해 10월 이후 TLT의 수익률은 10%에 달하고 올해 증시 반등에도 불구하고 TLT의 수익성은 별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 금리가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시장금리가 지금 수준보다 더 하락해 간다면 TLT에는 계속 우호적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유사한 장기채 ETF로는 SPTL, TLH 등이 있다. 이들 ETF는 투자자에게 특별한 우열은 없지만 듀레이션의 크기에 따라 가격 등락 폭이 달라진다는 차이는 있다. 변동성 상승이 우려되는 금년 글로벌 자산 시장에서 채권형 ETF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2호(2019.02.18 ~ 2019.02.2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