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10년간 M&A 분석, 어떤 기업 사고팔았나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현대차그룹은 2008년 이후 현재까지 총 34건, 166억545만 달러 규모의 M&A를 추진해 왔다. 그중 매각은 8건(2억9189만 달러), 인수는 26건(163억1356만 달러)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 역사상 가장 통 큰 M&A는 2014년 삼성동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부지 인수가 첫손에 꼽힌다. 현대차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지을 목적에서 한전 부지를 평가액의 3배인 10조5500억원에 사들인 일이다.
이 한전 부지 인수 이후 2017년 기준 현대차의 토지 자산은 5대 그룹 중 가장 많은 24조7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당초 올 상반기 중에 첫삽을 뜰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좋지 않은 회사 경영 상황과 행정절차 등을 감안하면 상반기에 공사를 시작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2013년, 2015년엔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부문 분할과 현대제철로의 합병 이슈가 있었다. 2009년 5월엔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이 합병했고 이후 2011년 1월 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했다.
이와 같은 사업 조정을 위한 M&A가 매각 인수 톱15의 상위권을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의 M&A는 많은 경우 해외 사업 진출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했다. 중국·인도·체코 등 해외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해당 국가의 딜러사들과 손을 맞잡는 선택이었다.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2016년 괌 호텔 사업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부동산 사모펀드 파이어니어홀딩스와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투본 베이 해변가에 있는 ‘웨스틴 리조트 괌’을 1억2500만 달러에 매입했다.
현대차그룹의 M&A는 5대 그룹 가운데 건수나 규모 면에서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한다. 투자 내용도 신성장 동력을 위한 기술 확보보다 부동산 등에 집중돼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적극적인 M&A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헤지펀드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의 M&A를 지적하면서 고배당을 요구하기도 했다.
올 들어 M&A에 소극적이었던 현대차그룹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최근 현대차는 향후 5년간 45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 투자 과정에서 M&A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랩·레브 등 모빌리티 기업에 전략적 투자 이상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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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5호(2019.03.11 ~ 2019.03.1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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