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SK텔레콤 5G 요금제 ‘반려’…상용화 일정 4월로 미뤄질 수도
5G 막 오르기도 전에 불붙은 ‘통신비 논란’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3월 말로 예정됐던 5G 단말기 상용화가 다소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5G 상용화를 위해선 단말기 공급, 망 구축, 요금제 확정 등이 충족돼야 한다. 이중에서 통신비는 지금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5G가 상용화되면 가계 통신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급기야 정부가 통신사업자 1위인 SK텔레콤이 신청한 5G 요금제를 반려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커졌다.

◆정부 “중저가 5G 요금제도 필요해”

업계에서는 5G 요금이 현재 롱텀에볼루션(LTE) 요금보다 월별 1만원에서 1만5000원 정도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통신 3사가 5G 인프라 구축에 3조원 정도의 금액을 투자했고 단말기 가격의 상승과 5G 시대에 늘어날 데이터 사용량을 고려한 수치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라스베이거스에서 2월 26일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 기자회견에서 “단말기 가격이 최소 20~30% 인상되고 대규모 투자에 따라 부담해야 될 감가가 있지만 고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요금제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하며 “LTE보다 높아지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 5G 요금제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기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가계 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고 지적하며 월 2만원대의 보편 요금제를 추진하려고 했다. 통신사들은 앞다퉈 월 3만3000원 수준의 저가 요금제를 출시하며 정부의 기조에 발을 맞췄다.

KT를 시작으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데이터 사용이 많지 않은 사용자들을 위한 중저가 요금제와 무제한 요금제를 통해 대대적인 요금제 개편에 나섰다. 하지만 당시에도 통신사가 지금 내놓은 저가 LTE 요금제보다 앞으로 출시될 5G 요금제의 적정가가 과연 얼마인지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월 5일 SK텔레콤이 2월 27일 신청한 5G 이동통신 이용 약관 인가에 대해 반려를 결정했다. 5G 단말기 상용화를 목전에 앞둔 시점이었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이 신청한 5G 요금제는 대용량 고가 구간으로 구성돼 대부분의 중·소량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우려가 크므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또 SK텔레콤이 이용 약관을 수정해 다시 신청한다면 관련 절차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SK텔레콤은 가계 통신비 부담을 심화시키는 고가 요금제 중심의 5G 요금 정책을 철폐하고 저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을 늘려 데이터 100MB당 요금 차이를 10배에서 20배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SK텔레콤의 5G 요금제 인가와 관련해 정부가 이례적으로 반려 방침을 공식적으로 내놓아 더 눈길을 끌었다. 그만큼 5G 통신비에 대한 관심이 사회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SK텔레콤 측은 “정부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사안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5G 막 오르기도 전에 불붙은 ‘통신비 논란’
◆월말로 예정됐던 5G 상용화, 다소 미뤄질 수도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로 대표되는 5G는 통신업계를 넘어 전 산업군에서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5G는 28GHz의 초고대역 주파수를 사용해 현재 이동통신 속도보다 70배 이상 빠르다. 1GB의 영화 한 편을 다운받는 데 약 10초의 시간이 걸린다.

한국 이동통신 산업이 발전하면서 데이터 사용량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1인당 월 데이터 평균 사용량은 2016년 1월 3GB에서 2018년 12월 6GB로 3년 만에 두 배로 증가했다. 여기에 5G 상용화로 속도와 연결이 강화된다면 데이터 사용량은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5G 시대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통신 3사는 갈수록 하락하는 수익으로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3만2246원으로 전년 대비 7.6% 하락했다. 이는 25% 선택 약정 할인 요금자 증가와 취약 계층 월 통신비 1만1000원 감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민단체 등은 통신사가 수익 보전을 위해서라도 5G 요금제 인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5G를 기존의 LTE 요금제와 동일한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5G는 4G보다 GB당 제공하는 데이터 제공량이 훨씬 많아 실질적으로는 오히려 저렴한 가격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 4G로도 고객들이 스마트폰 서비스를 즐기는 것에 큰 무리가 없기 때문에 초기에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얼리어답터들이 가입할 수밖에 없고 이들을 위한 요금제로 설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지적처럼 5G 요금제에 중·소량 이용자를 위한 요금제를 포함하는 것은 다소 시기가 이르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5G가 상용화되더라도 일반 소비자들에게 보편화되는 시점은 최소 1~2년 후로 파악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MWC에서 “5G는 고용량 데이터를 많이 써 초기에는 고용량 데이터 요금제가 먼저 나올 것”이라며 “이러한 사용자들에겐 최소 30% 단위당 요금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요금제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자 당초 3월 말로 예정됐던 5G 단말 상용화도 미뤄지게 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3월 22일부터 최초의 5G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 5G’의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제출한 요금제가 반려되면서 단말기 출시와 함께 책정돼야 할 요금제 출시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요금제 인가가 허가돼야만 KT와 LG유플러스가 신고 형태로 요금을 확정할 수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5G 단말기 품질 테스트도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는 3월 7일 업무 보고 브리핑에서 기존에 설계했던 ‘3월 말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기획조정실장은 “스마트폰 단말기의 품질이 완료된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가는 게 맞다”며 “품질이 확보된 시점에 (5G 상용화)하겠다고 결정한다면 3월 말이 아닐 수도 있다”고 밝혔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5호(2019.03.11 ~ 2019.03.1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