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 지점 벗어나 전국으로 서비스 범위 확대…리서치 포럼 등도 수시로 열어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삼성증권이 고액 자산가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 들어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를 위한 VVIP 지점인 ‘SNI 지점’에서만 제공하던 ‘SNI 서비스’ 범위를 전국 단위로 넓혔다.

삼성증권은 세무·부동산·금융 투자 전문가로 구성된 투자컨설팅팀을 신설해 고객의 자산을 종합적으로 컨설팅하는 ‘SNI 아너스 종합 자산 컨설팅’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소·중견기업 대표를 위한 가업 승계·상속 등에 대한 체계적 플랜과 지속적 세무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 개별 전담 세무사를 지정해 관리하는 ‘마이 택스 매니저’ 서비스도 신설했다.

최근 삼성증권의 고액 자산가 대상 맞춤형 서비스 제공 현장을 직접 찾아가 봤다.
“자산관리 컨설팅, 이제 직접 찾아갑니다”…삼성증권 고액 자산가 브랜드 ‘SNI’
◆“‘SNI 라운지’로 편리해진 서울 출장”

3월 20일 오전 10시 10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부산에 본사를 둔 이닉스정호의 강동호(55) 대표가 ‘삼성증권 SNI 호텔신라’ 내 ‘SNI 라운지’에서 본사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업무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이닉스정호는 산업용 테이프, 산업용 접착제, 연마제, 흡음제 등의 자동차 부품과 수처리 기기 등을 제조하는 중견기업이다. 1982년 설립해 부산 본사를 비롯해 경남 김해·양산과 충남 아산에 국내 사업장을, 중국 베이징과 쿤산에 해외 사업장을 보유 중이다.

서울 출장이 잦은 강 대표는 업무 공간이 필요할 때마다 SNI 라운지를 찾곤 한다. 보안이 필요한 급한 업무를 처리해야 하거나 VIP 고객을 만날 때 SNI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어 출장길이 훨씬 수월해졌다.

삼성증권은 각 지점 내부 공간을 개방해 고액 자산가를 위한 ‘공유 비즈니스센터’이자 도심 속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 중이다. PC와 프로젝터, 무선 충전기 등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음료·다과·와인바 등을 갖춰 네트워킹 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증권은 SNI 호텔신라 등 서울 6곳을 비롯해 수원·부산·대구·대전·광주 등 총 12곳의 SNI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향후 사전 예약을 통해 야간 또는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10시 30분,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전문 인력들이 업무를 마친 강 대표를 찾았다. ‘SNI 아너스 종합 자산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강 대표와 삼성증권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 대표가 삼성증권에 펀드 투자 컨설팅을 의뢰하면서부터다. 강 대표는 이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투자 범위를 확대하며 자산을 투자했고 현재는 회사법인의 자금도 맡기고 있다.

이날 컨설팅은 세무학 박사인 김예나 삼성증권 책임과 부동산 전문가인 노두승 수석, 투자 어드바이저리 전문인 홍승표 책임이 진행했다.

김 책임은 강 대표에게 개정된 세법과 최근 동향을 소개하는 한편 금융·부동산·상속증여·미국 세무 등을 항목별로 상세히 설명했다.

노 수석은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 동향을 비롯해 부산에 거주 중인 강 대표를 위해 현지 부동산 동향을 별도로 설명했다.

홍 책임은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금리형 해외 자산과 대체 투자 등의 자료를 중심으로 강 대표가 투자 중인 자산에 대해 컨설팅을 제공했다.

투자컨설팅팀 전문가들은 조만간 강 대표가 근무 중인 부산으로 직접 찾아가 더욱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기로 하고 이날 컨설팅을 마쳤다.

강 대표는 “트렌드를 모르고 엉뚱한 데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겪기 쉽다”며 “한자리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원스톱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컨설팅 뒤 급히 점심 식사를 마친 강 대표는 서초동 삼성증권 삼성타운 금융센터로 발걸음을 돌렸다. 오후 1시 30분에 열리는 ‘삼성 리서치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행사는 ‘로봇과 자율주행차를 위한 히든 챔피언’을 주제로 비상장 기술 기업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포럼에는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전문 기업인 ‘AKA’와 자율주행차 라이더 센서 업체인 ‘SOS LAB’, 전기신호를 활용한 유리 변색 기술 보유 업체인 ‘립하이(Leap High)’, 반도체용 불량 웨이퍼를 재생하는 업체인 ‘에이텍솔루션’이 참석해 고액 자산가 등에게 투자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자산관리 컨설팅, 이제 직접 찾아갑니다”…삼성증권 고액 자산가 브랜드 ‘SNI’
강 대표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에서 소개된 다양한 첨단 기술은 물론 관련해 국내시장을 이끌고 있는 여러 기술 기업의 현황을 직접 확인하면서 경영과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자율주행차 레이다 센서를 개발하는 기업 등으로부터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CEO 포럼’에서 경제의 흐름 읽어”

리서치 포럼이 끝난 오후 4시 20분쯤 강 대표는 삼성증권의 법인 토털 서비스 중 하나인 ‘CEO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서초동 삼성금융캠퍼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CEO 포럼은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법인 커뮤니티 프로그램이다. 매월 1회 국내외 석학과 글로벌 혁신 기업 경영진의 최신 경영 트렌드 강연을 비롯해 참석자 간 인적·지적 교류의 장을 제공한다.

엄세원 삼성증권 커뮤니케이션팀 수석은 “CEO 포럼은 연간 회원제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라며 “오랜 시간 축적한 삼성증권의 노하우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회원사를 위한 차별화한 자금 운용과 VVIP 맞춤형 자산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생명공학’을 주제로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가 강연했다. 올해 글로벌 경제 전망을 예측,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자산관리 컨설팅, 이제 직접 찾아갑니다”…삼성증권 고액 자산가 브랜드 ‘SNI’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유보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확대, 중국인민은행(PBOC)의 지준율 인하 등 완만한 통화정책을 비롯해 중국의 경기 부양, 미·중 무역협상 진전 등 주요 국가들의 적극적인 정책이 나오면서 글로벌 경기는 다행히 완만한 둔화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보건의료, 농업·식품, 환경·에너지, 정보, 전자·기계 등을 아우르는 생명공학과 바이오 기술의 응용은 일상생활의 모든 개념을 변혁하고 있다”며 “향후 4차 산업혁명과 생명공학의 조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 대표는 “경영을 할수록 사업을 확대하고 영속해 나가기 위한 글로벌 패러다임의 변화와 경제사회의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갈증이 커지고 있다”며 “매월 셋째 주 수요일마다 새벽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CEO 포럼은 강연에 이은 조별 저녁 식사와 함께 오후 9시쯤 마무리됐다. 강 대표는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싣기 위해 SRT수서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박경희 삼성증권 SNI본부장은 “초고액 자산가들은 늘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것과의 만남을 기대한다”며 “고객이 시간을 투자해 경영의 혜안을 얻고 투자 아이디어를 접하는 등 금융 투자 수익 그 이상의 부가가치를 얻어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박경희 삼성증권 SNI본부장
“프라이빗 세미나에서 가업승계 고민 해결까지…차별화 서비스로 승부”


자산 투자에서 삼성증권의 강점은 해외 부동산 등 다양한 국내외 맞춤형 투자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 상품은 특성상 매수 이후에도 끊임없이 가치가 변하는 만큼 지속적인 컨설팅이 필수다. 박경희 삼성증권 상무는 지난해 12월 SNI본부장 취임 이후 고액 자산가 전용 대표 브랜드인 SNI 서비스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자산관리 컨설팅, 이제 직접 찾아갑니다”…삼성증권 고액 자산가 브랜드 ‘SNI’
▶SNI 서비스는 구체적으로 뭡니까.

“삼성증권은 국내에서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영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증권사입니다. SNI는 2010년 6월 론칭한 이후 삼성증권의 초고액 자산가 전용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은 서비스입니다. 여러 자산에 대한 투자 경험을 가진 초고액 자산가들은 새로운 상품에 관해 관심이 많습니다. 안정적으로 여러 자산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국내외를 망라한 정보에 늘 목말라 있죠. 삼성증권 SNI본부는 올해 세무·부동산·금융 투자 전문가로 구성된 투자컨설팅팀을 신설해 고객의 자산을 한자리에서 종합적으로 컨설팅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총 18명의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투자컨설팅팀이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중입니다.”

▶올 들어 SNI 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유는 뭔가요.

“SNI 서비스의 주요 타깃으로 하는 초고액 자산가 수가 최근 약 2000명에 달할 정도로 크게 늘었습니다. 다른 증권사에 비해 월등히 많죠. 이들 고객은 차별화한 종합 자산 관리를 원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관련 서비스를 PB센터에서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 SNI본부가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는 이유입니다. 삼성증권은 올해부터 전국의 고액 자산가를 직접 찾아가 컨설팅을 제공하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회사에는 인프라가 더욱 많이 투입되는 부분이지만 고객 중심 서비스의 일환으로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시도를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색 있는 서비스는 뭐가 있나요.

“초고액 자산가를 위한 ‘SNI 아너스’ 서비스입니다. 고객들은 이 서비스를 가족을 위한 이벤트로도 활용하죠. 유명 인사 초청 프라이빗 세미나나 가족 동반 프라이빗 디너, 가족과 함께하는 와인 갈라와 뮤지컬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 중입니다.”

▶준비 중인 프로그램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초고액 자산가들은 가업 승계에 특히 관심이 많습니다.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가업승계연구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업을 운영하는 초고액 자산가들은 가업 승계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곤 합니다. 세금 등 챙겨야 할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죠. 준비 기간도 굉장히 길고요. 또한 승계를 위해선 자녀들이 해당 업종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업종을 바꾸고 싶어 하는 이들도 있거든요. 따라서 가업 승계와 관련한 체계적인 컨설팅을 제공하는 한편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기 위해 회사를 매각하고자 하는 기업에는 외부 회계법인과 협력해 도움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와 관련해 올 하반기에는 SNI 고객 자녀를 대상으로 글로벌 기업을 돌아보면서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는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을 확대해 진행할 예정입니다. 올해로 9년째 운영 중인 SNI 고객 자녀 대상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 ‘넥스트 CEO’도 지속적으로 키울 생각입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7호(2019.03.25 ~ 2019.03.3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