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기업가 정신이 희망이다] 4부 '제2 창업' 나선 기업들 - 삼성그룹
C랩 통해 스타트업 설립 지원…‘제2의 삼성전자’ 탄생 기대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삼성전자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굳게 자리매김했다. 삼성그룹 창업자 고(故) 이병철 회장 때부터 이어져 온 ‘기업가 정신’은 지금의 삼성전자를 만들어 낸 최대 무기로 평가 받는다.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무장된 삼성의 ‘기업가 정신 DNA’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현재까지도 여전히 이어지며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이 부회장의 주도하에 다양한 기업가 정신을 가진 인재들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며 ‘제2의 삼성전자’의 탄생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을 통해서다.

◆ 성과 내지 못해도 책임 묻지 않아

C랩은 삼성전자가 2012년 도입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이다. 도입 당시 목적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뛰어난 아이디어를 머릿속에만 갖고 있었던 임직원들을 발굴해 직접 구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의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사업 영역을 새롭게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또 하나는 창의적인 조직 문화의 확산이다. C랩에서 스타트업 스타일의 연구 문화를 경험한 이들이 프로젝트가 종료된 후 다시 현업에 돌아오더라도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과감히 도전하는 이른바 ‘기업가 정신’을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런 취지를 살리기 위해 C랩은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재계에 신선한 충격파를 던졌다.

삼성전자는 C랩에 참여하는 임직원들은 1년간 자신이 출퇴근하던 사무실에서 벗어나 독립된 공간에서 일한다. 실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인원 구성이나 예산 활용, 일정 관리 등도 팀 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C랩에 참여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뿐만 아니라 C랩에서 일하는 팀이 원하면 스타트업 독립도 지원한다.

일종의 ‘안전핀’도 마련해 눈길을 끈다. 분사 후 사업이 계획대로 풀리지 않더라도 분사 기간이 5년 이내면 희망 시 재입사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랩을 통해 전 임직원의 도전의식을 자극함은 물론 기업가 정신을 가진 인재들을 발굴해 삼성전자의 우수한 기술과 인적 자원을 외부로 이관하며 국내 창업 생태계 활성화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임직원들은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매년 1000개 이상의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228개의 과제가 진행되고 있고 918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그 결과 78개 과제가 사내에서 활용됐고 36개 과제는 스타트업으로 분사해 창업으로 이어졌다. 이들 기업이 외부에서 고용한 인원은 총 170여 명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외부에서 창업한 스타트업도 C랩을 통해 지원하며 국내에서 창업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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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7호(2019.03.25 ~ 2019.03.3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