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기업가 정신이 희망이다] 4부 '제2 창업' 나선 기업들- 현대차그룹
반세기 달리며 ‘품질 경영’ 장착…미래차 게임 체인저로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현대차그룹은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품고 있다. 기술자 2명을 데리고 시작한 동네 수리점이 50년여 년이라는 세월을 거치며 연간 800만 대 이상 차를 파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했다.

글로벌 생산 거점 역시 세계 곳곳에 세워 생산능력은 930만 대가 넘는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시작했던 ‘자동차 부국의 꿈’이 아들 정몽구 회장의 손을 거치면서 완성됐다.

정 회장은 ‘품질 경영’으로 현대차그룹을 세상에 알렸다. 그룹 초창기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현대·기아차의 품질 평가는 최하위권이었다. 기아차는 37개 브랜드 가운데 37위, 현대차는 34위에 그쳤다.

하지만 정 회장이 품질 경영을 고집스럽게 밀어붙인 결과 2004년부터 신차 품질의 성과가 도드라지기 시작했다. 이후 현대차그룹의 품질은 지속적으로 향상돼 이제는 글로벌 자동차 품질 순위 상위권에 항상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주류를 이뤄 왔던 내연기관차가 점점 사라지고 전기차나 수소차와 같은 친환경 차량과 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장 경쟁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이제 막 시작된 단계로, 아직 어느 기업이 선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통한 연구·개발(R&D)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진두지휘는 정 회장의 뒤를 이을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하고 있다. 정 총괄수석부회장은 올초 “현대차그룹은 더 이상 자동차 제조업의 추격자 중 하나가 아닌 혁신적 아이디어로 시장 판도를 주도하는 게임 체인저로 도약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 2023년까지 45조원 투자

정 총괄수석부회장은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중·장기 목표도 세웠다. 2023년까지 시장 경쟁력 강화와 미래 먹거리 발굴 등에 연간 평균 9조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현대차가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2010년 이후 기술 개발 부문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투자 금액이다. 구체적으로는 향후 5년간 연구·개발(R&D)과 경상 투자 등에 30조6000억원, 모빌리티·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에 14조7000억원 등 총 45조3000억원이 투입된다.

제품 경쟁력과 설비투자 확대로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고 미래차 관련 핵심 기술 선점으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게임 체인저로 변화하기 위해서다.

R&D에는 신차 등 상품 경쟁력 강화에 집중돼 20조3000억원이 투입된다. 시설 장비 유지·보수와 노후 생산 설비 개선 등 경상 투자 금액도 10조3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분야별 투자 규모는 차량 공유 등 스마트 모빌리티 6조4000억원, 차량 전동화 3조3000억원, 자율주행·커넥티비티 2조5000억원, 선행 개발과 전반적 R&D 지원 사업 2조5000억원 등이 집행된다.

하이브리드카(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 등 현재 15개인 친환경차 모델을 2025년까지 44개로 대폭 늘린다는 비전도 마련했다. 2025년 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167만 대를 팔아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의 중심엔 수소차가 있다. 현재 현대차는 수소차 관련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다.

지난해 선보인 차세대 수소차 넥쏘는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운행 거리가 609km에 달하는데 이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고 수소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도 대폭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차 사업에 약 8조원을 쏟아붓는다는 중·장기 계획도 발표했다.

cwy@hankyung.com

[커버스토리=기업가정신이 희망이다 인덱스]

①잊힌 ‘기업가 정신’을 찾아서
-"한국, 기업가 정신 쇠퇴" 56.4% "기업가 정신 교육 필요" 87.3%
-한강의 기적’을 만든 그들…기업가 정신 루트를 가다
-도전과 모험이 혁신을 부른다’…다시 읽는 슘페터와 드러커

②재도약의 성장 엔진 '기업가 정신'
-“CEO 되는 법이 아니라 실패해도 괜찮다는 걸 배웠어요”
-“누구나 창업해야 하는 시대, 지식만 가르치는 건 직무유기죠”
-스타트업 육성하는 벤처 1세대…언론 노출 꺼리지만 ‘멘토’ 자처
-‘기업 가치 1조’ 스타트업 성공 신화를 쓴 창업자들

③100년 기업을 키우자
-‘오너 경영’이 모든 문제의 근원일까?
-‘문 닫는 장수 기업들’…높은 상속세가 ‘발목
-“벤처·대기업 모두 차등의결권 허용해야”

④'제2 창업' 나선 기업들
-삼성, C랩 통해 스타트업 설립 지원…‘제2의 삼성전자’ 탄생 기대
-현대차, 반세기 달리며 ‘품질 경영’ 장착…미래차 게임 체인저로
-SK ‘직물 공장에서 글로벌 기업으로’…반도체·바이오에 공격 투자
-LG, 4대째 이어진 ‘연암정신’, 초일류 기업 만들다
-롯데, 기업 문화 혁신에 팔 걷어…유연근무제 도입·남성육아휴직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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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7호(2019.03.25 ~ 2019.03.3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