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기업가 정신이 희망이다] 4부 '제2 창업' 나선 기업들- 두산그룹
경영 혁신으로 ‘턴어라운드’ 성공…신사업 도전 나선다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은 2016년 3월이다. 박 회장의 취임은 여러모로 크게 주목받았다.


재계 처음으로 4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는 사실과 함께 과연 그가 위기에 빠진 두산을 어떻게 구해낼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졌다. 당시는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실적이 급감하며 ‘위기론’이 불거졌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박 회장이 두산의 수장에 오른 지 3년째다. 결과적으로 보면 두산은 현재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재도약에 성공했다. 박 회장이 취임 이후 이뤄낸 경영 혁신과 도전은 두산의 ‘기업가 정신 DNA’가 결코 죽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털 전환’ 강조하며 미래에 대비

박 회장은 취임 이후 계열사 매각과 인력 감축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결단력을 발휘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박승직 두산그룹 창업자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인화 경영’을 펼쳐 왔다. 창업자부터 이어져 온 경영 방침은 대대로 두산을 ‘사람을 중요시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로 각인시켰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대규모 구조조정은 두산이 그간 쌓아 온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대로 경영을 이어 간다면 자칫 더 큰 ‘화’를 불러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박 회장은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뼈를 깎아야 한다는 용단을 내리고 실행에 옮겼다.

우려도 있었지만 박 회장의 구조조정은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경영은 결국 숫자로 말한다. 강력한 체질 개선 끝에 두산은 수익성을 개선했고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두산의 재도약을 이끌었다.

박 회장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는 모습이다. 다시 한 번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내부적으로 ‘디지털 혁신’을 주문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새로운 신사업의 길을 열어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로봇이다.

2015년 설립한 두산로보틱스에 그룹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해 로봇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그간 로봇 생산을 위해 최고 수준의 연구진과 개발자를 두산로보틱스에 영입했다. 그리고 연구·개발을 거쳐 2017년 마침내 산업용 협동 로봇 양산에 성공하기에 이른다.

발전과 주택·건물용 연료전지 사업을 영위하며 축적해 온 연료전지 기술을 바탕으로 소형화된 모바일 연료전지 시장에도 진출했다. 박 회장은 2016년 12월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을 설립했다.


약 2년의 연구·개발을 거쳐 마침내 미래 기술로 각광받는 드론용 수소연료전지 팩을 올해 1월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등 전통 제조업을 영위해 온 기존 핵심 계열사들에도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고 나선 상황이다. 생산 과정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회사가 안정세로 접어든 만큼 다 시 한번 그룹을 지탱하는 뿌리와도 같은 인화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두산은 소속 직원을 넘어 한국 경제를 이끌어 갈 미래의 인재들에게도 다양한 기업가 정신을 교육하는 데 열중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두산과학교실’이 대표적이다. 두산 관계자는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미래 기술과 각 기술의 원리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으로, 전국에서 선발된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이 밖에 최근 청소년들의 기업가 정신 고취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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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7호(2019.03.25 ~ 2019.03.3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