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로레알, 미용 가전·가상 메이크업 앱 M&A, 차세대 화장품 트렌드는 ‘스마트 뷰티’

[한경비즈니스=정리=이현주 기자] 이번주 화제의 리포트는 이승은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화장품, 스마트 뷰티에 반하는 이유’를 선정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화장품 3사 인수·합병(M&A) 동향을 보면 화장품의 새로운 유행을 예측할 수 있다”며 “특히 미용 가전 시장과 가상 메이크업 시장이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스마트 뷰티 시장, 최후 승자는 누구?
스마트 뷰티 시장, 최후 승자는 누구?
화장품업계의 새로운 유행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기업의 M&A 동향이다. 2011년부터 최근까지 글로벌 화장품 3사(프랑스 로레알, 미국 에스티로더, 일본 시세이도)의 M&A 동향을 보면 몇 가지 새로운 유행이 예상된다. M&A를 가장 활발히 진행하는 회사는 프랑스 로레알이다. 글로벌 화장품 트렌드를 주도하는 로레알이 인수한 곳들을 살펴보면 차세대 화장품 트렌드가 보인다.

로레알의 M&A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다양한 대륙에서 M&A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성장률이 가장 높은 중국 시장뿐만 아니라 남미와 아프리카 등 화장품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둘째, 미용 가전 시장의 확장을 주목해 본다. 또한 가상 메이크업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점도 인상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움직이는 화장품 미용 가전
차세대 화장품 트렌드는 이른바 스마트 뷰티로 요약된다. 최근 국내외 화장품업계에서 뷰티와 정보기술(IT)의 융합이 한창이다. 스마트 뷰티 혹은 뷰티테크로 불리는 이 흐름은 화장품 시장에서 새로운 소비 형태로 자리 잡으며 전체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기준 글로벌 미용 가전 시장은 약 30조원이다. 전체 글로벌 화장품 시장의 5.3%에 불과한 아직은 작은 시장이지만 2022년에는 42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7.6%의 성장률로, 화장품 시장 연평균 성장률인 5.3%보다 높다. 특히 글로벌 미용 가전 시장 1위 지위인 미국에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3.8%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가정용 미용 가전 시장은 화장품 시장과 피부과·클리닉 시장의 중간 지점에서 형성된다. 미용 가전 시장이 출현하게 된 배경은 합리적인 소비 문화로 값비싼 피부과·피부관리실 대신 홈 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있다. 가정용 미용 기기의 장점은 경제성·휴대성·편의성 등에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집에서 시술하며 다양한 용량과 제형으로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누린다.

미용 가전의 카테고리는 크게 5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보디 면도기, 전동 세안 기기, 헤어 케어 기기, 치아 케어 기기, 기타에 해당한다. 그중 가장 높은 비율(35%)을 차지하는 헤어 케어 기기는 헤어드라이어를 생각하면 된다. 성장률이 가장 높은 카테고리로는 전동 세안 기기가 꼽힌다. 2017년 이후 미국 미용 가전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용 가전 제품은 기존의 가전 회사, 의료기기 전문 회사, 화장품 회사에서 주로 생산한다. 일본의 파나소닉은 일찌감치 미용 가전 시장에 진출해 일본 내 1위 뷰티 가전 회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의료기기 전문 회사들은 고가의 시술용 의료기기를 소형화해 중저가의 뷰티 디바이스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로레알은 2011년 PBL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미용 가전 시장에 뛰어들었다. PBL은 미국에서 초음파 기술을 이용한 가정용 전동 스킨 케어 브랜드 클라리소닉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현재 미국 미용 가전 시장점유율 10위권 회사다. 업계는 로레알이 미용 가전을 인수한 것은 향후 화장품 시장에서 미용 가전 시장의 성장성을 주목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스마트 뷰티 시장, 최후 승자는 누구?
새로운 소비 플랫폼, 가상 메이크업 앱

또한 가상 메이크업 애플리케이션(앱)도 미래 화장품 소비의 새로운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회사들은 화장품 회사가 아닌 앱 제작 회사를 인수하면서 매년 고성장하는 화장품 온라인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로레알은 온라인 부문 매출액이 매년 상승세다. 2017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33.6% 늘어났고 2018년 40.6% 성장했다. 로레알뿐만 아니라 타 회장품 회사들도 최근 온라인 채널 위주로 소비가 집중되고 있다.

온라인 고객을 위해 마련한 새로운 플랫폼은 바로 가상 메이크업 앱이다. 가상 메이크업 앱은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해 개개인에게 알맞은 화장품을 선택해 주는 서비스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얼굴을 스캔하면 립스틱·아이라이너 등 다양한 화장품으로 가상 체험이 가능하다. 또 개인의 피부 톤에 맞는 메이크업과 해당 제품을 추천해 주고 있다.

가상 메이크업 앱의 상당수는 메이크업 중 마음에 드는 제품을 선택하면 상품 구매 페이지로 이동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최근 메이크업뿐만 아니라 헤어스타일·패션·리빙 등 뷰티와 관련한 전반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능이 강화되는 추세다. 이 같은 가상 메이크업의 출현으로 소비자들은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고 얼굴에 직접 발라보지 않아도 얼굴에 맞는 화장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미 글로벌 화장품업계는 가상 메이크업 앱 경쟁에 돌입했다. 로레알은 캐나다의 증강현실(AR) 기술 업체인 모디페이스를 인수했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70명의 엔지니어와 연구원 등이 있고 30여 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화장품 회사 상당수가 모디페이스와 협력해 AR 앱을 출시한 바 있다.

로레알은 최근 모디페이스의 기술을 토대로 가상 메이크업 앱 ‘메이크업 지니어스’를 출시했다. 이와 함께 사유키 코스메틱스를 인수하고 유캠메이크업과 제휴해 뷰티 스타트업 회사를 발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또한 시세이도는 가이아란이라는 뷰티 앱 제작 회사를 인수하고 가상 메이크업 앱을 개발했다.

화장품 회사들이 가상 메이크업 앱 개발과 제휴에 힘을 쏟는 이유는 가상 메이크업 시장이 새로운 소비 시장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앱을 이용하는 이용자 수가 많을수록 기업의 수익 창출의 기여도가 커진다. 이는 가상 메이크업 상장 회사인 중국의 메이투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백화점이 메이투와 제휴, 공식 온라인 쇼핑몰에 가상 메이크업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메이투는 중국에서 뷰티 앱으로 인기를 누리면서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메이투의 상장은 향후 뷰티 앱 시장 성장의 신호탄으로 판단된다.

스마트 뷰티 키워드는 향후 화장품 소비의 새로운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스마트 뷰티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용 가전 시장에서는 LG전자·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에이블씨엔씨·셀리턴 등에서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일본은 파나소닉·샤프·히타치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자체 미용 가전 브랜드를 론칭하는 상황이다. 다양한 업종에서 크고 작은 플레이어들이 뛰어들고 있는 만큼 향후 스마트 뷰티 시장의 판도 변화가 주목된다.
스마트 뷰티 시장, 최후 승자는 누구?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8호(2019.04.01 ~ 2019.04.0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