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19 전국 MBA 평가]
-300대 기업 인사 담당자 설문 조사…조직 융화력·발전 가능성 부문 최고점
고려대 MBA 7년째 1위 수성, ‘빅5’는 어디?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기업과 시장이 높게 평가하는 경영전문대학원(MBA)은 어디일까. 한경비즈니스는 2013년부터 매년 국내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에게 한국형 MBA의 현주소를 물어 왔다.

올해 평가는 교육부에서 한국형 MBA로 인증 받은 13개교에 카이스트 MBA와 세종대 MBA를 추가해 15개 대학을 대상으로 했다. 세종대 MBA는 올해 처음으로 조사에 포함됐다.

설문은 채용 선호, 발전 가능성, 조직 융화력, 국제화, 전문성, 진학 추천 등 6개 부문에서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자는 한경비즈니스가 매출·순이익·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선정한 ‘300대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다.

MBA는 학문과 연구를 위한 인재 배출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경영학 이론을 실무에 적용하는 훈련을 통해 혁신적인 인재를 배출하는 게 MBA의 존재 이유다.

최근 들어 국내 MBA의 인기가 다소 식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질적 수준은 이전보다 크게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이제 국내 MBA와 해외 MBA 졸업생들의 전문성이나 커리큘럼 측면에서 차이가 없다고 평가한다. 해외 기관이 주관하는 MBA 평가 결과에서도 국내 MBA가 좋은 성적을 차지하는가 하면 국제 MBA 인증을 받은 대학이 대부분이다. 해외 명문 MBA와 복수 학위 제도를 운영하며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대학도 많다.

하지만 MBA가 성공의 보증수표이던 시대는 지났다. 이에 따라 국내 MBA도 기존 마케팅·재무 중심의 커리큘럼을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9AI)·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로 진화하고 있다. ‘사회가 원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서다.

한경비즈니스 MBA 평가는 인력 시장의 수요자 역할을 하는 기업 인사 담당자가 직접 설문에 참여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MBA 졸업생들이 실제 기업과 사회에서 어떤 활약을 하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다.
고려대 MBA 7년째 1위 수성, ‘빅5’는 어디?

◆서울대 부문별 1위 차지

이변은 없었다. 2019 한경비즈니스 MBA 평가의 종합 순위는 작년과 동일했다.
종합 1위는 고려대 MBA가 차지했다. 고려대 MBA는 한경비즈니스가 국내 MBA를 조사한 2013년부터 단 한 차례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무려 7년째 왕좌를 지키고 있다.

고려대 MBA의 총점은 4308점이다. 발전 가능성과 조직 융화력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고려대 MBA는 매번 MBA 평가에서 조직 융화력 부문에서 타 대학들을 압도해 왔다. 고려대 MBA 졸업생들이 새로운 업무와 조직에 빠르게 적응하고 조직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며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다. 고려대 MBA는 772점을 얻었다. 발전 가능성도 눈에 띈다. 고려대 MBA는 발전 가능성 부문(690점)에서 서울대 MBA를 뒤로하고 1위에 올랐다.
고려대 MBA 7년째 1위 수성, ‘빅5’는 어디?
서울대 MBA는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인사 담당자들이 채용을 선호하고 진학을 추천하는 대학이다. 부문별 1위도 서울대에 돌아갔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5개 부문 중 무려 3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서울대 MBA는 채용 선호 부문에서 778점, 진학 추천 부문에서 758점을 받으며 1위에 올랐다.

교과과정이나 졸업생의 전문성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지만 아쉽게도 종합 2위에 그쳤다. 조직 융화력 부문에서 1위 고려대와 점수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종합 점수에서 1위인 고려대와의 격차는 지난해보다 더 많이 벌어졌다. 지난해는 1위 고려대(4600점)와 2위 서울대(4538점)의 점수 차는 불과 62점차였다. 하지만 올해는 283점 차로 서울대가 2위를 차지했다.
고려대 MBA 7년째 1위 수성, ‘빅5’는 어디?
연세대 MBA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위에 올랐다. 채용 선호, 조직 융화력 부문에서는 2위와 1점 차이로 아쉬운 3위에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국제화 부문에서는 강세를 나타냈다. 연세대는 684점으로 국제화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연세대 MBA는 국내 최초로 100% 영어로 강의로 진행하는 풀타임 글로벌 MBA를 1998년 시작했다. 현재 연세대 글로벌 MBA의 외국인 재학생 비율은 60%에 달한다. 또 국내 최초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하는 글로벌 랭킹에 진입해 한국 MBA의 글로벌화를 선도했다.

4위는 카이스트 MBA에 돌아갔다. 카이스트 MBA는 국내 최고의 이공계 연구 대학이라는 특성을 살려 애널리틱스와 기업가 정신 커리큘럼을 강화했다.

◆성균관대, 카이스트와 점수 차 좁혀

카이스트 MBA는 주간 풀타임 테크노 MBA, 정보 미디어 MBA, 금융 MBA, 사회적 기업가 MBA 과정과 야간 프로페셔널 MBA 과정, 주말 이그제큐티브 MBA 과정 등 총 6개의 MBA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테크노 MBA는 비즈니스 애널리틱스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프로그래밍 이해와 통계적 분석 등 보다 심도 있는 기술 분석 능력 배양을 목표로 한다. 금융 MBA는 로이터 트레이딩 센터, KOSCOM 금융정보센터 등 국내 최대 규모 금융 실습 시설과 정보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성균관대 MBA는 조직 융화력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하며 종합 5위에 올랐다. 특히 4위 카이스트 MBA와의 점수 차가 지난해 157점에서 올해 45점으로 크게 줄었다.

성균관대 MBA는 올해 좋은 성과가 있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하는 ‘2019 풀타임 MBA 순위’에 성균관대 GSB(경영전문대학원)가 42위로 명단에 올랐다. 2012년부터 8년째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순위권 내에 들었다. 성균관대 MBA 과정은 크게 주간 풀타임 MBA, 야간 프로페셔널 MBA, 주말 이그제큐티브 MBA, 주간 MMS 등 총 4가지로 나뉜다.

올해 세종대가 평가에 추가된 것을 제외하면 지난해와 비교할 때 변동 순위는 없었다.
6~9위권은 서강대(2488점)·한양대(2155점)·중앙대(1452점)·이화여대(1063점) 순으로 지난해와 순위가 같았다. 10~14위권은 건국대(733점)·동국대(601점)·인하대(406점)·숙명여대(338점)·전남대(193)·세종대(159)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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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2호(2019.04.29 ~ 2019.05.0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