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전국 108만 개 기업 빅데이터 분석]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한경비즈니스는 NICE평가정보 빅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한국의 창업 기업 데이터를 분석했다. NICE평가정보가 보유한 살아 있는 전체 법인, 107만9796개 회사가 분석 대상이다. 이는 개인 사업자가 아닌 법인으로 등기된 기업, 상장·외감·일반 법인을 망라하는 자료다.

창업 업종 변화
‘태양광발전’, ‘반려동물’ 주목
지난해 창업 기업 수 1위 업종은 '부동산 개발·태양광 발전'
시대에 따라 뜨고 지는 트렌드가 있다. 창업 기업의 업종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업종별 창업률을 살펴봤다. 10차 산업 분류 기준에 따라 대·중·소·세·세세분류별로 자료를 추출했고 그중 상세한 업종이 표기된 세세 분류를 주목했다.

그렇다면 지난 한 해 창업한 기업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업종은 무엇일까. 2018년 창업 기업 수 톱15을 살펴봤다. 1위는 기타 부동산 개발이었고 2위는 태양광발전이었다.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 속에서도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이들이 여전히 많았다. 태양광발전은 최근 폭발적으로 그 수가 늘어난 업종이다. 2008년 137개에 불과했던 수가 2018년 4838개로 증가했다. 태양광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지원을 받는 데다 은퇴 이후 노후를 대비하는 사람들의 창업 업종으로 떠오르면서 급성장했다.

2018년 창업한 기업들이 많이 선택한 업종을 비율로 살펴봤다. 창업률이 가장 높은 업종은 1위 건축자재 중개업이었고 2위는 반려동물 등 도매업이었다. 반려동물 등 도매업은 최근 반려견 시대를 맞아 새롭게 부상한 업종으로, 창업률 49.46%에 달한다. 또 7위에 기록된 채소·화훼 등 시설 재배업도 주목해 볼만하다. 최근 플랜테리어(플랜트+인테리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식물의 재발견이 이뤄지고 있다. 창업 기업 증가율로 볼 때 채소·화훼 등 시설 재배는 1만3090.09%로 1위를 차지했고 반려동물 등 도매업은 1만3533.33%로 2위를 기록했다. 데이터는 동식물 전성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업종별 매출 성장률
자동차 제조업의 위상 변화
지난해 창업 기업 수 1위 업종은 '부동산 개발·태양광 발전'
업종별 매출 성장률은 창업 기업들의 살림살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다. 실제 어떤 업종의 성장세가 두드려졌는지 2007년과 2017년 결산 매출액 증가율을 비교해 봤다. 역시 10차 산업 분류 기준 대·중·소·세·세세분류별로 자료를 추출했고 상장과 외감을 포함한 산업 합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했다.

그 결과 2007년 업종별 매출 성장률 1위는 배전반 등 제조업이었다. 2위는 기타 자동차 부품업, 3위는 기타 부동산 개발업이었다. 이어 액체연료 도매업, 고체연료 도매업이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상위권에 랭크된 업종은 모두 자동차 제조업과 관련이 있었다.

2017년 업종별 매출 성장률에서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1위는 1차 금속제품 도매업, 2위는 공기 조화 장치 제조업이었다. 3위는 기타 종이 및 판지 제조업이었고 4위는 고무 패킹류 제조업, 5위는 영화·비디오물 제작업이었다. 10년 전 잘나가던 자동차 제조업은 순위권에서 볼 수 없었다. 반면 10년 전에는 보이지 않던 영화·비디오물 제작업이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은 달라진 시대 흐름을 반영한다. 최근 콘텐츠 비즈니스가 부상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업종별 기업 평균나이
금융업 평균나이 높아

기업의 평균나이도 찾아봤다. 살아 있는 전체 법인, 107만9796개를 분석한 결과 2019년 기준 한국 기업의 평균나이는 8.11살이었다. 10년 전인 2009년에는 7.51살이었다. 이를 다시 업종별 나이로 세분화했다.

10차 산업 분류 기준의 세세분류에 따르면 공공 기관을 제외하고 기업 나이가 많은 업종은 다음과 같았다. 1위 국내 은행(38.53), 2위 신용조합(37.43), 3위 택시 운송업(34.51), 4위 상호저축은행 및 기타 저축기관(33.29), 5위 면 방적업(29.60), 6위 외국은행(28.86), 7위 건반 악기 제조업(28.51), 8위 종합병원(28.36), 9위 개인 공제업(27.66) 10위 연금업(27.00) 등이다.

상위권에 랭크된 곳들 가운데 특히 금융업이 다수인 점을 알 수 있다. 1위인 국내 은행은 약 40년에 육박하는 나이를 자랑한다. 그 사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와 글로벌 금융 위기를 지났지만 세월의 풍파를 겪으며 지금도 여전히 위기 속 생존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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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i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3호(2019.05.06 ~ 2019.05.1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