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CN 기업 등장으로 산업화 빨라져…아프리카TV·넵튠 ‘수혜주’ (사진)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 주최로 4월 4일 열린 ‘2019 세계 경제·금융 콘퍼런스’에서 ‘영국남자’ 유튜버 조슈아 캐럿이 강연하고 있다.
[정리 = 한경비즈니스 이홍표 기자]
1인 미디어 산업이 고속 성장 중이다. 유튜브의 성장, 애플과 디즈니의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 진출, 넷플릭스 투자 확대 등의 공통분모는 모두 콘텐츠다. 소비자들의 24시간을 쟁탈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영화·드라마·음악 등의 콘텐츠를 무기로 싸우고 있다. 1인 미디어들 역시 유튜브·인스타그램 등과 같은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를 활용해 함께 경쟁하고 있다.
최근 언론에선 유명 유튜버가 천문학적 금액을 벌었다는 기사가 종종 나온다. 또 인터넷에서의 체류 시간을 동영상 콘텐츠가 계속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유튜브가 있다. 이에 따라 1인 미디어들은 유튜브라는 막강한 플랫폼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시간 점유율 경쟁에 뛰어들며 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에서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케이블TV와 지상파 등으로 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1인 미디어 시장은 단지 한국에만 한정된 게 아니다. 시간적·공간적 한계를 뛰어넘어 글로벌에서 콘텐츠가 소비되고 있다는 사실은 데이터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넌버벌(비언어) 콘텐츠인 청각 콘텐츠(ASMR), 먹방, 아동 대상의 장난감 리뷰와 같은 콘텐츠는 한국보다 해외에서 조회 수가 더 높게 나오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MCN은 유튜브에서 처음 탄생했다. 유튜브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수익을 내는 채널이 많이 생기자 이들을 묶어 관리해 주는 기업으로 출발했다. 간단히 말하면 ‘유튜버를 매니지먼트하는 회사에서 콘텐츠 제작 지원 등 다양한 사업에 관여하면서 콘텐츠 프로바이더로 성장 중인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스타 크리에이터’ 확보가 MCN 성패 관건
기존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TV에서의 노출 이외에는 팬들과의 접점이 거의 없었다. 지금은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채널로의 접점이 생겨나고 있다. 단순히 가수와 배우 등의 연예인뿐만 아니라 마술사·요리연구가·인문학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여러 가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개인들이 무심코 사용하는 폰트(글꼴)들은 알고 보면 저작권이 걸린 창작물들이 대부분이다. 유튜브는 저작권 침해 사례가 3~5회 정도 되면 해당 채널이 아예 폐쇄된다. 따라서 저작권과 관련해 사전·사후에 관리해 주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또 유뷰브는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업로드해야 구독자를 유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스튜디오·촬영·편집 등에 대한 도움도 필요하다. 광고 섭외 등 수익 활동과 관련한 외부의 도움 역시 필요하다.
MCN 기업들은 구독자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크리에이터에게 제공해 적절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물론 캐리언니 등과 같이 메가 크리에이터가 되면 혼자서 다 갖추고 해도 되지만 대부분은 MCN에 소속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상황이다.
MCN의 사업 구조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유튜브 광고 수익이다. 광고주→유뷰브→MCN→크리에이터 형식으로 이뤄진다. 둘째, 크리에이터가 제작하는 콘텐츠 안에서 노출되는 브랜드의 광고 수익 그리고 행사 수익 등이다. 마지막으로 크리에이터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사업 수익을 들 수 있다. 결국 이 모든 사업 구조는 스타 크리에이터를 많이 보유한 기업들이 유리하다. 스타 크리에이터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아야 많은 광고와 행사 수익을 벌 수 있다. 또 스타 크리에이터의 IP를 활용한 다양한 수익 사업도 가능하기 때문에 크리에이터와 MCN 간의 윈-윈 전략이 가능하다.
MCN 기업은 최근 고속 성장하고 있다. 한국에는 다이아TV(CJENM의 사업부)·샌드박스네트워크·트레져헌터 등이 경쟁하고 있다. 일본에는 UUUM이 MCN 시장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에는 루한 등의 MCN 기업들이 있다. 일본의 UUUM, 한국의 다이아TV와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이미 성장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MCN 기업들의 높은 성장성을 고려하는 한편 현재 시가총액 1조원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JYP엔터테인먼트의 2015년 매출이 506억원 수준이었다는 것을 따져보면 한국 MCN 기업들의 3~4년 후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넵튠, 샌드박스네트워크 지분 23.9% 보유
아프리카TV는 세계 최초로 개인 방송 서비스를 출시한 1인 미디어의 선구자다.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과의 경쟁에도 꾸준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2018년 4분기 기준 매출액 비율은 플랫폼 74%, 광고 16%, 기타 10%로 구성돼 있다. 플랫폼 매출은 이용자가 BJ(Broadcasting Jockey)들의 콘텐츠에 후원 가능한 선물(별풍선)이나 기능성 아이템 판매에서 나온다.
회사 측의 콘텐츠 관리와 BJ들의 전반적인 방송 능력이 높아지면서 콘텐츠 퀄리티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아이템 판매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1인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플랫폼의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도 긍정적이다.
물론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다른 동영상 플랫폼과의 경쟁 심화, 시청자 연령과 성별의 편중, 정부의 규제 등 다양한 우려가 있지만 게임과 보이는 라디오 중심의 생방송 콘텐츠에 대한 유저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넵튠은 카카오프렌드 등 캐릭터 IP 기반의 캐주얼 게임 개발사다. 자회사 HNC게임즈를 통해 소셜 카지노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고 연결 매출의 40%가 캐주얼 게임, 53%가 소셜 카지노 게임으로 구성돼 있다. 또 중소 게임 개발사에 대한 투자를 통해 다양한 신작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주주는 경영진과 최대 주주 43.9%, 카카오게임즈 11.0%, 넥슨코리아 4.4% 등이다.
넵튠은 기존 게임 IP의 노후화, 신작 공백으로 최근 몇 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9년에는 10종 이상의 신작이 계획돼 있고 2분기부터 인건비가 감소하면서 본사 기준으로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
주목할 곳은 주요 투자 기업인 샌드박스네트워크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넵튠이 지분 23.9%(121억원 투자)를 가지고 있는 국내 2위 MCN 기업이다. 300여 명의 크리에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2018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0% 늘어난 280억원을 기록했다.
또 스틸에잇(지분율 33.8%, 145억원 투자)은 프로게이머를 주축으로 설립된 e스포츠 구단이다. 2017년 매출액은 57억원, 2018년 매출액은 7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넵튠은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구 블루홀) 지분 2.1%(장외가 기준 740억원)를 보유 중이다.hawlling@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4호(2019.05.13 ~ 2019.05.19) 기사입니다.]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