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2019 파워 공기업 CEO]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3선 의원 지낸 전략가
[파워 공기업 CEO]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 사람 중심의 ‘스마트 고속도로’ 비전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이강래(66)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50년 역사의 한국도로공사에 변화와 혁신 DNA를 심고 있다. 2017년 11월 취임한 이 사장은 올해 취임 2년 차를 맞았다. 그는 공기업의 공공성 회복에 역점을 둔 다양한 사업 전략을 통해 ‘사람 중심의 스마트 고속도로’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전라북도 남원 출신의 이 사장은 16~18대 국회의원을 지낸 3선 의원이다. 1990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전북 남원순창 지역에서 당선된 이후 같은 지역구에서 3선을 했다.

2009년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았고 2012년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서울대 행정대학원 초빙교수, 명지전문대 석좌교수 등을 역임했다. 정치인 출신인 이 사장은 2017년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이 사장의 리더십을 통해 도로공사는 선도적인 미래 전략으로 공기업 혁신의 마중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다.

◆ 3선 정치인에서 공기업 CEO로 변신

[파워 공기업 CEO]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 사람 중심의 ‘스마트 고속도로’ 비전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안전에 방점을 찍고 있다. 집중 관리 대상인 졸음·화물차·과속·차량 결함 등 교통 사망사고 7대 부문을 선정하고 교통안전 종합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사고를 부르는 졸음, 화물차, 과속, 차량 결함, 2차사고, 정체 후미 추돌, 안전띠 미착용 등을 방지하는 캠페인을 통해 안전한 고속도로를 만들어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고속도로 사망자 수는 2016년 239명에서 2017년 214명으로 줄어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2018년 200명 이내로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전 직원이 노력했지만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는 사망자 수 198명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5월 23일 기준 사망자는 지난해(93명)보다 37명 줄어든 56명이다.

이 사장이 공기업의 공공성을 중시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에 관심이 많은 만큼 도로공사는 국정 과제인 일자리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이다.

2017년 7월 정부의 공공 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이후 이 사장은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안전순찰원과 요금수납원 등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 중이다. 2018년 8월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시설관리(주)를 설립, 공사 사옥 관리를 담당하는 청소·경비 노동자 296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분야인 안전순찰원 896명은 올해 1월부터 공사 직원 신분으로 근무하고 있다. 가장 조직이 큰 영업소 요금수납원 6490명에 대해서는 5월 9일 법인 설립을 완료한 ‘자회사설립추진단’을 통해 순차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수납원들의 고용불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자회사를 고속도로 종합 서비스 전문 회사로 육성하고 이를 기타 공공 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 공공성 관점의 사회적 가치 강조

고속도로 휴게소를 활용한 다양한 신규 일자리 확대도 그의 관심사다. 이 사장은 새로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정규직 전환만큼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도로공사는 2018년 처음으로 휴게소에 사회적 기업 매장 12곳을 열어 저소득층·장애인·이주여성·고령자 등 다양한 취약 계층 44명에게 양질의 신규 일자리를 제공했다. 이 같은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올해 매장 확대와 북한 이탈 주민을 포함한 취약 계층 취업률도 높일 계획이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중소기업 동반 성장도 이 사장이 특히 신경 쓰는 분야다. 도로공사는 신기술을 보유하고도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2017년 ‘도공 기술 마켓’을 도입했다.

중소기업이 보유한 우수 기술의 원활한 시장 진입과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취지다. 기술을 가진 기업은 누구나 제안하고 심의를 통과하면 시장 진입은 물론 신기술 개발도 제안할 수 있다. 현재까지 심의를 통과한 신기술 333건 중 118건이 301개의 건설·유지 관리 현장에 적용됐다.

최근에는 건설·유지 관리 4개 분야에 대한 특별 과제 기술 공모를 진행해 지원 과제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선정 과제에 대해선 기술 개발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5월 18일 중소기업 혁신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와 ‘중소기업 혁신 성장을 위한 신기술 교류 협력’ 협약도 맺었다.

고속도로 건설공사에 지역 업체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문턱도 낮췄다. 2018년 2월 기술형 입찰의 입찰 참가 자격 사전 심사 기준을 개선해 진입 장벽을 해소한 것이다. 또 이 사장은 같은 시기 사회적 가치 전담 부서를 설치했다. 일자리 창출, 사회 통합, 안전, 환경, 지역 발전, 상생 협력, 윤리 경영 등 공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 이 사장은 “2018년 수립한 ‘사람 중심의 스마트 고속도로’ 비전을 기반으로 올해를 새 시대로의 전환과 대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임직원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도로공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과 연계된 미래형 고객센터와 첨단 스마트 고속도로(C-ITS)를 통한 서비스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밖에 이 사장은 남북 대화 시대를 맞아 올해 남북 도로 연결과 함께 서울시와 세종시를 연결하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도 막힘없이 추진하며 도로공사의 미래를 준비할 예정이다.


[돋보기]
-이강래 효과…취임 이후 청렴도 평가 등급 ‘UP’

[파워 공기업 CEO]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 사람 중심의 ‘스마트 고속도로’ 비전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취임 이후 청렴한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품수수 등 부패 갑질 행위뿐만 아니라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부실 시공까지 철저히 관리 감독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부당한 업무 지시와 예산 사용 등 사소한 부조리를 없애고 도로공사를 청렴도와 고객 만족도가 높은 공기업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전사적인 노력의 성과는 가시화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외부와 내부, 정책 고객 평가 등을 토대로 1~5등급으로 평가, 측정하는 종합 청렴도 평가에서 도로공사는 2018년 612개 대상 기관 조사에서 공기업 1군 최고 등급인 2등급을 달성했다.

2016년 4등급에서 이 사장 취임 이후인 2017년 3등급, 2018년 2등급으로 올라섰다. 도로공사는 올해도 직원 청렴 의식 강화와 공사 현장의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며 청렴도를 높일 계획이다.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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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파워 공기업 CEO 조사 결과 표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6호(2019.05.27 ~ 2019.06.0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