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2019 파워 공기업 CEO]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 국토부 요직 거친 항공산업 전문가
[파워 공기업 CEO]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 초격차 ‘3세대 공항’ 이끈다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구본환(59)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혁신 경영을 통해 인천공항을 ‘초격차 공항’으로 만든다는 비전을 설정하고 ‘3세대 공항’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주요 현안인 4단계 건설 사업을 2023년까지 차질 없이 수행해 연간 여객 1억 명 이상이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대한민국의 대표 공항 경제권이자 글로벌 경제활동의 중심지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올해 4월 취임한 구 사장은 전라북도 전주 출신으로 행정고시(33회) 합격 후 28년간 국토교통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국토부 항공정책실장과 서울지방항공청장을 지내고 교통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등 항공정책의 이론과 현장 경험을 두루 겸비한 공항 산업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공항을 3세대 공항으로 변신시킬 적임자로 기대를 모은다.

취임식에서 구 사장은 공항 산업의 패러다임이 여객과 화물 운송이 중심이 되는 ‘1세대 공항’에서 호텔·리조트·물류 등 배후 지역을 개발하는 ‘2세대 공항’을 넘어 글로벌 교역과 생산의 중심이자 항공·관광·물류·스마트 융합 경제권을 구현하는 ‘3세대 공항’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 사장은 “‘3세대 공항’을 목표로 영종도·송도·강화도 등 인천공항 주변 지역을 아우르는 인천공항경제권을 구축해 비즈니스·첨단산업·항공지원·물류 관광 허브를 조성할 것”이라며 “인천공항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항 경제권이자 글로벌 경제활동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항 경제권이 조성되면 공항 주변 지역에 경박단소형 산업과 첨단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도시 전체에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미국 멤피스공항의 사례처럼 인천공항이 글로벌 경제활동의 중심지이자 대한민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구 사장은 “인천공항과 항공 산업 주체들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원 에어포트(one airport)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인천공항의 발전이 대한민국 항공 산업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천공항을 연간 여객 1억 명이 이용하는 메가 허브 공항이자 초격차 공항 시대를 선도하는 격이 다른 공항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구체적으로 인천공항의 안정적 운영과 혁신 성장, 인천공항 경제권 조성을 통한 신성장 거점 확보, 인천공항·항공 산업 간 상생 발전을 위한 산업 생태계 구축, 사람 중심 경영과 사회적 가치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

◆ ‘文 정부 1호 공약’ 정규직 전환 진통…과제
[파워 공기업 CEO]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 초격차 ‘3세대 공항’ 이끈다
구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하지만 임기 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먼저 전임 정일영 사장이 임기 내 매듭짓지 못한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공항공사는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부응해 2017년 5월 12일 공공 기관 최초로 정규직 전환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공공 기관 비정규직·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인천공항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1호 사업장으로 주목받으며 비정규직 9800여 명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정 전 사장 때부터 진행해 온 비정규직 제로화 작업은 속도가 더딘 상태다. 정규직 전환 방식을 둘러싸고 노사·노노 갈등이 불거지면서 진통을 겪는 중이기 때문이다. 양대(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동조합총연맹) 노총은 각각 조건 없는 정규직 전환과 경쟁 채용 방식을 주장하며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2018년 12월 말부터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천막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공항공사는 그동안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과 공항 운영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2개 전문 자회사 체제 구축을 추진해 왔다. 2017년 9월 출범한 제1 자회사인 인천공항시설관리에 이어 올해 1월 제2 자회사인 인천공항운영서비스를 설립했다.

현재 인천공항시설 관리에는 약 1800명, 인천공항운영서비스에서 약 1300명 등 총 3100여 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2020년까지 나머지 7000여 명에 대해서도 자회사 소속 정규직 전환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인천공항의 4단계 건설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도 해결 과제다. 5월 22일 경찰이 이 사업의 입찰 비리 관련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4단계 건설 사업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2터미널 확장 사업과 부대 건물 건설 사업 관리 용역 입찰 과정에서 용역을 따내기 위한 불법 로비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4단계 건설 사업은 2023년까지 4조2000억원을 들여 2018년 1월 개장한 제2여객터미널을 확장하고 제4활주로 신설, 계류장 연결 교통망 확충 등을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입찰 과정에서 과열 양상이 나타나 경쟁사 간에 비방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취임한 지 한 달이 넘은 구 사장은 새로운 리더십으로 정규직 전환과 4단계 건설사업 등 공항공사가 직면한 굵직한 현안을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한다.


[돋보기]
-신규 일자리 5500개 창출…‘비정규직 제로화’ 앞장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구본환 시대를 맞아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맞춰 2022년까지 5만 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신규 창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사가 인천공항 상주 기업들을 대상으로 2018년 일자리 창출 실적을 조사한 결과 항공사, 지상조업 및 정비, 공항운영 등의 분야에서 55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상주 직원은 7만 명에 달한다.

또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에 맞춰 공사는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에도 앞장서고 있다. 인천공항은 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 1호 사업장으로서의 상징성을 갖는다. 5월 24일 공공기관 경영 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2017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6800여 명의 비정규직 인력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공기업 36곳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공사는 올해 지속적인 항공 수요 증가, 입국장 면세점 도입, 물류 업체 신규 유치 등에 힘입어 인천공항 내 신규 고용 창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는 특히 올해 인천공항 4단계 건설 사업이 본격화되고 인천공항 국제업무단지에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가 착공되면 5900여 명의 취업 유발 효과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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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파워 공기업 CEO 조사 결과 표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6호(2019.05.27 ~ 2019.06.0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