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2019 파워 공기업 CEO]
-경영 혁신·일자리 창출 등 6개 항목 평가…‘사회적 가치’ 실현 중요성 커져
최고의 공기업 이끄는 ‘베스트 CEO’는?…구본환·이강래 사장 ‘최우수’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공기업도 변해야 산다.” 혁신이 없어도 안정적인 보수와 고용으로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공기업들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정부 공공 기관 경영 평가에는 국민 생명과 안전, 일자리 창출, 기회 균등과 사회 통합, 상생 협력과 지역 발전, 윤리 경영 등 사회적 가치 지표 비율이 대폭 강화됐다. 시대가 급변하면서 공기업들은 적극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경제적 효율의 관점에서 사회적 가치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공기업들도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지 않으면 안 된다.

한경비즈니스는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파워 공기업 최고경영자(CEO)’ 설문 조사를 해 사회적 가치 창출로 요약되는 경영 혁신과 서비스 개선(혁신), 일자리 창출(일자리), 안전과 환경보호(안전·환경), 상생 협력과 지역 발전(상생·지역), 윤리 경영(윤리), 신사업 육성(신사업) 등 6개 항목에 관해 물었다.

이를 토대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국민 눈높이에서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수 공기업 수장 9명을 선정, CEO(기관장)들의 리더십과 혁신 노력을 살펴봤다. 이번 설문은 전문가가 아닌 공공 서비스 수요자인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국내 36개 공기업의 경영 성과를 평가했다는 점에서 공기업들의 사업 전략이 최종 수요자에게 얼마나 잘 전달되고 있는지 가늠자가 될 수 있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전 분야에서 고른 점수를 받아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구 사장은 36개 공기업 가운데 혁신(32.1), 일자리(30.1), 상생·지역(21.0), 윤리(21.6), 신사업(16.7) 등 거의 모든 항목에서 1위를 차지, 합계 138.5점으로 종합 1위의 영광을 안았다. 구 사장은 4월 취임 이후 전임 정일영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정규직 전환 작업, 4단계 건설 사업 등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현안을 풀어 가고 있다.


최고의 공기업 이끄는 ‘베스트 CEO’는?…구본환·이강래 사장 ‘최우수’
◆ 구본환, 초격차 공항으로 퀀텀 점프

구 사장은 인천공항을 연간 여객 1억 명 이상이 이용하는 메가·허브 공항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인천공항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항 경제권을 구축함으로써 세계 유수의 공항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초격차를 만들 계획이다.

2위는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선정됐다. 혁신(21.3), 일자리(20.4)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총 93.2점을 받았다. 이 사장은 올 1월 도로공사 창립 50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안전한 고속도로를 조성하기 위해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교통 안전 관계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혁신 기술을 통한 첨단 스마트 고속도로(C-ITS)를 구축해 국민 안전도 강화한다.

이 사장은 2018년 2월 사회적 가치 전담 부서를 설치해 일자리 창출, 사회 통합, 안전, 환경, 지역 발전, 상생 협력, 윤리 경영 등 사회적 가치 실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위해 2018년 8월 설립한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시설관리(주)를 통한 정규직 전환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와 세종시를 연결하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과 남북도로 연결이 임기 내 주요 추진 과제다.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합계 87.1점으로 3위에 안착했다. 특히 일자리 (19.1), 혁신(17.7)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 사장은 2018년 4월 취임과 동시에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하며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는 중이다.

원전 수출 사업은 제자리걸음을 걷는 가운데 대규모 재정이 소요되는 ‘제2 포항공대’를 벤치마킹한 한전공대 설립까지 추진하자 소액주주들이 최근 서울 강남지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비상 경영 속에서도 올 1분기 중 분기별 역대 최대치인 6299억원의 영업 적자를 낸 한전의 수익성 개선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핵심 과제인 사회적 가치 실천을 위해 현재 공기업들은 저마다 혁신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공기업을 이끄는 CEO들은 국정 과제를 막힘없이 추진하면서도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공공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함께 재무 건전성도 확보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공기업 수장은 남다른 리더십과 혁신 노력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의 물꼬를 텄다.
최고의 공기업 이끄는 ‘베스트 CEO’는?…구본환·이강래 사장 ‘최우수’

◆ CEO 리더십, 사회적 가치 창출로

손병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도 일자리(18.8), 혁신(17.1) 항목에서 노력을 인정받아 합계 84.4점으로 4위를 차지했다. 손 사장은 올 3월 취임식을 수도권 철도차량정비단에서 열고 취임 직후 2018년 탈선 사고가 발생한 강릉선 KTX와 오송역을 현장 점검하는 등 철도 안전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일자리 창출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철도공사는 올 상반기 공기업 중 최다인 1488명을 채용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신입 사원 123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최근 공기업 화두인 안전·환경(20.8)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합계 78.5점으로 종합 5위를 기록했다. 이 사장은 올해를 물관리 일원화 원년으로 삼고 수자원공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통합 물관리 일원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산업 육성을 위한 관련 기술 스타트업의 발굴과 성장 지원뿐만 아니라 사내 벤처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수돗물 공급의 모든 과정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스마트 워터 시티 사업 확대에도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이 사장에 이어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6위),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7위), 김영두 한국가스공사 사장 직무대리(8위),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9위) 순으로 나타났다.

◆ 어떻게 조사했나

‘파워 공기업 CEO’ 설문은 국내 20~5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말 진행한 모바일(온라인) 설문 조사다. 설문 조사 결과 분석은 리서치 전문 회사인 글로벌리서치가 맡았다. 이번 조사는 각 질문의 답변을 1~5순위까지 답변 순서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해 집계한 결과를 평가했다.

조사 대상은 직원 정원이 50인 이상이고 자체 수입원이 총수입액의 2분의 1 이상인 공공 기관 중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제4조)에 따라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정한 36개 공기업 CEO다. 36개 공기업은 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 등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총수입액 중 자체 수입액이 85% 이상인 시장형 공기업 16개와 그 외 나머지 준시장형 20개 공기업이 모두 포함된 수치다.

일반 국민에게 36개 공기업 리스트를 제시하고 최근 공기업이 강조하는 경영 혁신과 서비스 개선, 일자리 창출, 안전과 환경보호, 상생 협력과 지역 발전, 윤리 경영, 신사업 육성 등 크게 6개 항목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는 공기업의 다양한 국정 과제 수행력에 대한 수요자 인지도를 가늠하고 평가할 수 있는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

[평가 대상 공기업]

강원랜드(사장 문태곤)·그랜드코리아레저(사장 유태열)·대한석탄공사(사장 유정배)·부산항만공사(사장 남기찬)·여수광양항만공사(사장 차민식)·울산항만공사(사장 고상환)·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구본환)·인천항만공사(사장 남봉현)·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사장 문대림)·주식회사 SR(사장 권태명)·주택도시보증공사(사장 이재광)·한국가스공사(사장 직무대리 김영두)·한국가스기술공사(사장 고영태)·한국감정원(원장 김학규)·한국공항공사(사장 손창완)·한국광물자원공사(사장 남윤환)·한국남동발전(사장 유향열)·한국남부발전(사장 신정식)·한국도로공사(사장 이강래)·한국동서발전(사장 박일준)·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사장 김기만)·한국서부발전(사장 김병숙)·한국석유공사(사장 양수영)·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한국수자원공사(사장 이학수)·한국전력공사(사장 김종갑)·한국전력기술(사장 이배수)·한국조폐공사(사장 조용만)·한국중부발전(사장 박형구)·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황창화)·한국철도공사(사장 손병석)·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변창흠)·한전KDN(사장 박성철)·한전KPS(사장 김범년)·해양환경공단(이사장 박승기) 등 총 36개(가나다순)다.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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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파워 공기업 CEO 조사 결과 표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6호(2019.05.27 ~ 2019.06.0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