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2019 파워 공기업 CEO]
-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현장 중심 안전관리 강화
[파워 공기업 CEO] 손병석 철도공사 사장, 필리핀에 첫 해외 지사 검토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손병석(57)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신임이다. 지난 3월 취임했으니 아직 사장 자리에 앉은 지 100일도 채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전문성은 확실하다. 기술고등고시로 국토교통부에 입사한 후 철도국장을 지냈고 퇴임 전에는 국토교통부 제1차관을 역임했다. 상임 기관에서 코레일과 관련된 정책 등을 직접 관리해 왔던 만큼 조직을 바라보는 시각을 내·외부적으로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손 사장은 코레일이 더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빠르게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일단 손 사장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안전’과 ‘신뢰 회복’이다. 이를 위해 손 사장은 현장에서 답을 찾는 한편 빠른 속도로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 현장 경영에서 답을 찾다
[파워 공기업 CEO] 손병석 철도공사 사장, 필리핀에 첫 해외 지사 검토
손 사장이 안전과 신뢰에 유독 신경 쓰는 이유는 지난해 12월 발생한 강릉선 KTX 사고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임인 오영식 사장이 물러났고 수장의 공백이 생긴 지난 3개월여 동안 코레일은 사고에 대한 이렇다 할 수습을 하지 못했다.

이를 의식한 그는 취임 일성으로 “강릉선 KTX 사고로 철도 안전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만큼 현장을 최우선으로 기본부터 다시 세워 안전한 철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즉각 실행에 옮겼다. 취임 이틀 만에 강릉역 인근 선로 유지·보수 현장을 방문해 직접 점검에 나서며 현장 직원들에게 “안전은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 목표”라며 “책임감을 갖고 사각지대 없이 철저한 점검에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이후에도 손 사장은 호남고속선 2단계 광주송정~고막원 고속화 작업 구간과 나주역 증축 공사장을 연이어 방문하고 “안전 없이 철도가 있을 수 없다”며 “작업자 안전을 철저히 하고 마무리 작업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4월 16일에는 손 사장이 취임한 후 처음 사고(KTX 탈선)가 발생했던 고양차량기지를 직접 방문해 시설물을 점검했고 현장 직원들과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한 데 이어 4월 24일 수도권서부본부 영등포 전기사업소를 찾아 전차선 등 전기 유지·보수 현황을 살펴봤다.

손 사장은 현장 점검과 함께 지난 4월 12일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철도시설안전합동혁신단(이하 안전혁신단)’도 발족했다. 안전혁신단은 철도 시설의 설계, 시공, 인계·인수, 유지·보수 등 단계별 접점 업무에 대한 현안·쟁점 사항을 조정·해결해 운영 단계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중점 관리 대상 시설 특별 관리, 안전 기준 개선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 밖에 손 사장은 6월 말을 기점으로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철도국장 재임 시절부터 구상했던 ‘혁신 DNA’를 코레일에 심어 놓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손 사장은 4월 24일 사장 직속으로 ‘경영혁신단(TF)’을 신설하고 조직과 경영 전반에 걸친 진단에 착수했다.

조직 개편은 철도 안전 관리 강화와 경영총괄조직 신설, 해외 사업 보강 등에 모아지고 있다. 안전 관리와 관련해 현행 ‘사후약방문’이라고 지적받는 사고 조사 중심에서 탈피해 사전 예방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손 사장은 해외 사업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손 사장은 4월 25일 “해외 철도 사업에서 중국과 가격 경쟁은 어렵지만 우리의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국가들이 있다”며 “필리핀 마닐라 매트로 운영 유지·보수 사업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손 사장은 프랑스·러시아·중국 외에 주재관 파견 국가를 확대하고 필리핀에 첫 해외 지사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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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파워 공기업 CEO 조사 결과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6호(2019.05.27 ~ 2019.06.0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