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레트로 열풍 타고 부활한 스카이폰…경쟁 포인트는?]
-인터뷰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
“‘잘 나가는 노키아, 모토로라...전통 브랜드 부활은 세계적 트렌드"
주로 중고 휴대전화를 유통하던 착한텔레콤은 지난해 팬택의 재고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기획전을 열며 새로운 휴대전화 단말기를 제조하고 스카이 브랜드의 부활을 모색하는 야심찬 포부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는 “단말기 자급제 시장이 살아나면서 사업 기회가 열렸다”며 “전 세계적으로 한 시절을 풍미했던 로컬 브랜드들이 살아나듯이 한국의 스카이도 부활의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착한텔레콤은 어떤 회사인가.
“개인적으로는 KT와 대우증권에서 10년간 직장 생활을 한 후 창업에 나섰다. 착한텔레콤은 두 번째 창업이다. 먼저는 휴대전화 보조금 비교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당시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되면서 보조금이 다 똑같아지고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웠다.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되며 시장이 확대돼 단말기 자급제에 주목했고 2014년 7월 착한텔레콤을 설립했다. 예전에 통신사를 통해서만 휴대전화를 구매해야 했는데 단말기 자급제가 시행되면서 어디에서나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단말기 보조금을 받지 않는 대신 선택 약정 요금 할인을 25%까지 받을 수 있다. 당시 단말기 자급제 시장은 국내에선 5% 미만이었지만 미국 등 해외에서는 50%에 육박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가능성을 내다봤다. 단말기 자급제는 두 가지 방식으로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첫째는 중고 단말기를 유통하는 것이고 둘째는 직접 휴대전화를 제조해 판매하는 것이다. 3년 전 휴대전화 개발을 준비하기도 했지만 브랜드가 없어 실패했다. 지난 4년간 중고폰 유통에 집중해 왔다. 지난해 팬택의 재고 단말기를 유통하면서 스카이폰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스카이 브랜드 출시 과정이 궁금하다.
“작년 초 팬택의 5개 모델을 판매하면서 얼마나 팔릴까 했는데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두 달 동안 3000대 정도가 판매됐다. 고객 후기를 통해 첫째는 ‘스카이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가 남아 있다’, 둘째는 ‘가성비가 좋으면 사용할 만하다’는 트렌드를 분석했다. 그러면 우리가 직접 스카이 브랜드로 가성비 좋은 브랜드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팬택에 제의했고 지난해 12월 사업 양수 계약을 했다. 팬택은 스마트폰 인력이 남아 있지 않고 신규 단말기를 출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우리가 브랜드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를 취득하면서 국내의 12개 서비스센터와 콜센터, 이를 위한 팬택의 잔여 인력 일부를 채용하는 조건으로 올해 1월부터 스카이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이미 액세서리가 출시됐고 올해 8월 폴더폰, 10월에는 스마트폰 등 출시가 예정돼 있다.”

스카이가 추억의 브랜드이긴 하지만 이미 폴더폰의 시대가 저물었고 이제는 스마트폰도 성장 정체를 얘기하고 있다. 따로 전략이 있나.
“전 세계 트렌드를 보면 로컬 브랜드들이 다시 회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모토로라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구글로 넘어갔다가 다시 레노버가 인수해 현재 북미 시장의 점유율 10%대를 회복하고 있다. 노트북을 만드는 회사가 모바일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사들인 게 모토로라다. 유럽에선 노키아가 꽤 많이 살아났다. 노키아 출신 인력과 중국의 휴대전화 제조사가 협력해 HMD글로벌로 생산·유통을 하고 있고 노키아 브랜드로 신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서도 피처폰인 노키아 바나나폰이 인기를 누렸다. 스마트폰 시대에 퇴색됐던 브랜드들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스카이라는 브랜드가 사장되는 것이 안타까웠고 대외적으로는 중저가 중국의 브랜드들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휴대전화를 만들 수 있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어차피 메이저 시장은 공략할 수 없다. 노키아나 모토로라의 전략도 프리미엄이 아닌 중저가, 특히 중국의 브랜드보다 로컬 브랜드를 선호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다.”


chari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5호(2019.07.29 ~ 2019.08.0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