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열거나 걷기만 해도 적립금 쌓여…다양한 방식의 ‘리워드 앱’ 인기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안전한 투자처에 가진 돈을 넣어 자산을 불려 나가는 것이 ‘재테크’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이런 재테크의 목적을 달성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은행 금리가 낮아 돈을 맡겨도 이자가 쥐꼬리만큼 붙는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은 대내외적으로 커지는 불확실성 때문에 쉽사리 눈이 가지 않는 것이 요즘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푼돈’을 알뜰하게 모아 목돈을 만들거나 생활에 보탬이 되도록 하는 이른바 ‘짠테크’가 유행이 됐다. 스마트폰 ‘리워드(보상)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앱테크(애플리케이션+재테크)’ 역시 이런 짠테크의 일환으로 각광받으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포인트 모아 커피 한잔’ 알아두면 쏠쏠한 앱테크 따라잡기
직장인 A 씨는 출퇴근 시간에 앱테크를 즐긴다. 그가 주로 사용하는 것은 스마트폰 잠금 화면에서 뉴스나 광고를 본 뒤 잠금 해제하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리워드 앱이다. A 씨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멍하게 음악이나 동영상을 시청하느니 차라리 100원이라도 벌어보자는 마음에 앱을 이용하게 됐다”며 “번거롭긴 하지만 한 달 정도 지나면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는 돈이 생긴다”며 즐거워했다.

주말마다 등산을 즐기는 B 씨는 얼마 전부터 산을 오를 때마다 단순히 걷기만 해도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앱을 켜기 시작했다. 그는 “비록 작은 금액이 쌓이지만 어느 순간 확인해 보면 산행 후 음료수 한잔 사 마실 정도의 돈이 모여 있어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학생인 C 씨는 퀴즈 앱에 빠져 있다. 그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퀴즈를 푸는 즐거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답을 맞힐 때마다 캐시도 제공하기 때문에 이를 즐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리워드 앱을 활용해 돈을 벌 수 있는 유형은 다양하다. 스마트폰 잠금 화면을 해제할 때 나오는 광고를 보며 적립금을 받는 ‘잠금 해제형 앱’은 가장 많은 이들이 활용하는 앱테크 수단이다. 걸을 때마다 돈이 쌓이는 ‘건강형 앱’, 재미와 적립금을 함께 제공하는 ‘퀴즈 앱’들도 여럿 등장해 많은 이들이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설문 조사에 참여한 보상이 주어지는 ‘설문형 앱’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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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관련 앱들이 존재하는 만큼 선택이 결코 쉽지 않다. 이런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다운로드 수와 평점(구글 플레이 스토어 기준)을 지표 삼아 각 유형별로 ‘알아두면 쓸모 있는 돈 되는 앱’들을 선정해 소개한다.

◆잠금 해제형스마트폰 여는 낙을 주는 ‘캐시슬라이드’-누적 다운로드 수 : 1000만 회 이상 -리뷰 : 약 13만 개 -평점 : 4.1점
‘포인트 모아 커피 한잔’ 알아두면 쏠쏠한 앱테크 따라잡기


세대를 막론하고 요즘 사람들의 하루는 스마트폰으로 시작해 스마트폰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 엔비티(NBT)가 선보인 캐시슬라이드는 이런 스마트폰을 열 때마다 소액의 돈을 지급해 주며 이용자들에게 돈 버는 ‘뿌듯함’을 제공하는 앱이다.


출시 7년이 흐른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 누적 다운로드 수는 무려 1000만 회에 달할 정도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앱을 다운로드 받아 활용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10여 년 책상 위 컴퓨터가 보편적이었던 시절 네이버가 초기 화면을 장악해 성장한 것처럼 NBT는 지금 일상이 된 스마트폰 초기 화면을 장악하며 커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캐시슬라이드는 스마트폰의 잠금 화면을 좌우로 잠금 해제만 해도 3~5원(앱별로 다름)이 적립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앱 내부에서 제공하는 언론사 기사나 광고 영상 등을 보면 추가적으로 적립금이 지급된다. 이렇게 모은 적립금은 앱 내에 입점된 60여 개 제휴처(외식·편의점·뷰티·문화생활 등)에서 상품을 구입할 때 쓸 수 있다. 5만원 이상 적립금이 쌓이면 계좌로 이체해 현금화도 가능하다.

물론 지금의 영광이 있기까지 수많은 난관도 존재했다. 2012년 앱 출시 이후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캐시슬라이드와 유사한 수많은 잠금 해제형 앱들이 쏟아져 나왔다. 스마트폰을 쓸 때마다 가장 먼저 보이는 초기 화면을 장악하면 광고 등으로 엄청난 매출이 가능하다고 여겨 너도나도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들은 물론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들까지 스마트폰 화면을 장악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치열해진 경쟁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들이 사용자가 늘어나는 것보다 적립금이 쌓이는 속도가 더 빨라지는 문제에 직면했다. 결국 이를 감당하지 못한 수많은 곳들이 사업을 접었다. 하지만 캐시슬라이드는 살아남았다.

NBT 관계자는 “적립금이 쌓이는 속도보다 사용자와 광고 매출이 더 빨리 증가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 배경”이라고 전했다.

2014년을 기점으로 캐시슬라이드는 단순히 잠금 화면을 열 때마다 적립금을 지급했던 서비스 방식을 지금과 같이 다변화했다. ‘모바일 게이트웨이(포털)’를 목표로 뉴스·동영상 등 각종 콘텐츠를 유치했고 이를 볼 때마다 적립금을 지급하는 지금의 서비스를 만들어 냈다.


각종 콘텐츠를 보기만 해도 적립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진화시킨 덕분에 캐시슬라이드는 앱테크 관련 서비스 가운데 단연 ‘최고’의 앱으로 꼽힌다. 사용자들에게 리워드 형식으로 제공한 누적 적립금만 무려 2000억원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건강형
걷기만 해도 캐시가 쌓이는 ‘캐시워크’ -누적 다운로드 수 : 500만 회 이상-리뷰 : 약 13만 개 -평점 : 4.0점
‘포인트 모아 커피 한잔’ 알아두면 쏠쏠한 앱테크 따라잡기

어느 분야에서든지 틈새시장은 존재한다. 캐시슬라이드를 필두로 한 잠금 해제형 리워드 앱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졌고 결국 ‘앱테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다. 똑같은 사업 모델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법. 이후 다양한 유형의 리워드 앱이 나왔는데 캐시워크(주)가 2017년 내놓은 캐시워크도 그중 하나다.

캐시워크는 설치하고 걷기만 해도 포인트가 쌓이는 ‘만보기형 앱’이라는 획기적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건강을 챙기며 돈도 벌 수 있는 앱으로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이용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앱을 만든 배경도 흥미롭다. 의사 출신인 나승균 대표가 창업자다. 그는 행동경제학을 공부하다 우연히 사람들이 운동을 미루는 원인에 대한 이유를 접하게 됐다. 바로 운동에 따른 이득(건강이나 매력적인 외모)이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었다. 현금을 지급하는 등의 즉각적인 보상을 강화하면 사람들이 운동에 대해 동기부여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앱으로 구현했다.

그렇게 캐시워크가 세상에 나왔고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출시된 지 약 2년 반이 지난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누적 다운로드 수 500만 회를 돌파한 상태다.

사용 방식은 간단하다. 걷기만 하면 된다. 100걸음을 걸을 때마다 1캐시를 얻을 수 있다. 하루를 기준으로 최대 1만 걸음까지 캐시가 적립된다. 즉 걷기만으로 하루에 100캐시까지 적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적립한 포인트는 앱 내부에 구축한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스타벅스·빕스 등 다양한 업체들의 상품을 캐시로 구입할 수 있다. 100캐시의 가치는 약 67원 정도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파는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의 가격은 4100원. 캐시워크 상점에서 이를 구매하려면 6150포인트를 써야 한다.

사용 시 유의할 점도 있다. 반드시 걷고 난 뒤 적립된 캐시를 포인트로 전환하는 버튼을 눌러야 한다. 밤 12시가 되면 모든 걸음 기록이 초기화된다. 그날의 쌓은 캐시가 다시 0이 되는 것이다. 이를 알려주는 알림 메시지가 뜨지 않아 매일 자기 전 캐시 전환 버튼을 눌러줄 필요가 있다.


걷는 재미를 주기 위해 캐시워크를 이용 중인 친구들이나 가족과 걸음 수 랭킹을 비교할 수 있는 기능을 더한 것도 특징이다.

◆퀴즈형 문제 풀며 재미있게 돈 버는 ‘잼라이브’ -누적 다운로드 수 : 100만 회 이상-리뷰 : 약 1만 개 -평점 : 4.2점
‘포인트 모아 커피 한잔’ 알아두면 쏠쏠한 앱테크 따라잡기
최근 들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의 상단을 수시로 퀴즈와 관련한 단어들이 장식할 정도로 퀴즈 열풍이 거세다. 그 중심에 ‘잼라이브’가 있다.

잼라이브는 네이버 계열사로 시작해 현재는 별도 회사로 독립한 ‘스노우’에서 2018년 선보인 앱이다. 퀴즈를 풀며 재미를 얻음과 동시에 상금도 쌓을 수 있어 가장 핫한 ‘앱테크’로 부상 중이다.


출시 1년 반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100만 회를 넘었고 잼라이브의 성공 이후 유사한 방식의 앱이 속속 나오고 있다. 퀴즈를 활용한 마케팅이 최근 유행하게 된 배경 역시 잼라이브라고 봐도 무방하다.

출시 배경은 이렇다. 퇴근하고 집에 가면 문득 심심해질 때가 있다. ‘이럴 때 퀴즈로 무료함을 덜어주면서 덤으로 상금까지 주는 앱을 만든다면 인기를 끌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잼라이브가 시작됐다.

매일 밤 10시 잼라이브에서는 최소 수백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의 상금을 걸고 라이브 퀴즈쇼가 펼쳐진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앱을 통해 직접 참여할 수 있다. 각각 15분 동안 총 7개의 퀴즈가 방송마다 개최되며 우승자에게 상금이 주어진다.

진행자들의 입담과 빠른 진행 그리고 상금 덕분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대한민국에 ‘퀴즈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걸린 상금이 많더라도 우승자 간 상금을 나눠 갖는 구조이기 때문에 1인에게 주어지는 금액이 그리 많지는 않다. 우승자들은 평균적으로 2000원 정도의 상금을 나눠 갖는다.

평일과 다르게 매 주말에는 ‘잼스무비(영화 특집)’, ‘잼스클럽(운동 특집)’, ‘잼야식당(음식 특집)’ 등 테마별 퀴즈쇼가 진행되며 재미를 더했다.

또한 퀴즈쇼 외에도 복권처럼 긁어 경품에 당첨될 수 있는 ‘스크래치’도 잼라이브의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커피·호텔 상품권과 에어팟 등 다양한 경품들이 매일 교체된다. 최근에는 온라인 초특가 상품을 모아 보여주는 코너를 추가하기도 했다.


잼라이브 관계자는 “특가 정보를 놓치지 않고 받아보더라도 소소한 절약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앱테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설문형
내 의견의 가치를 보상받는 ‘오베이’ -누적 다운로드 수 : 50만 회 이상 -리뷰 : 약 4만 개 -평점 : 4.6점
‘포인트 모아 커피 한잔’ 알아두면 쏠쏠한 앱테크 따라잡기


오베이는 국내 1위 모바일 리서치 업체인 ‘오픈서베이’가 만든 설문 조사 앱이다. 2012년 출시돼 현재까지 50만 명 이상이 앱을 다운받았다.


오베이에 따르면 바로 설문을 보내더라도 즉각 응답할 수 있는 활성 사용자는 18만 명에 육박한다. 구글 플레이 기준 설문형 리워드 앱 중 가장 높은 평점인 4.6점을 기록 중이기도 하다.

오베이에 가입하면 오픈서베이에서 진행하는 여러 설문에 참여할 수 있다. 설문에 응답하면 의견에 대한 보상으로 ‘오베이 머니’를 지급한다. 설문 난이도나 걸리는 시간에 따라 매번 금액이 달라진다. 오베이 머니를 활용해 앱에 마련된 ‘오베이 샵’에서 기프티쇼 구매, 현금 환급, 기부, 문화 상품권 구매 등을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설문 외에도 자신의 의견을 제공할 다양한 기회들이 주어진다. 예컨대 오베이는 출시 전인 신제품을 직접 사용한 뒤 제품 담당자에게 의견을 내기 위한 목적으로 참여자를 모집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아직 출시하지 않은 신제품 음료나 먹거리를 가장 먼저 체험해 보고 만족도를 평가해 실제 제품 출시까지 관여할 수도 있다. 때때로 극장에서 개봉되지 않은 영화의 블라인드 시사회에 참여하는 등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다.

오픈서베이가 오베이를 운영하는 방식도 독특하다. 지금까지 앱을 알리기 위한 광고나 마케팅을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단순히 보상만 노린 사람들이 대거 몰려 설문 조사에 대충 참여하면 조사 결과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픈서베이 관계자는 “친구·가족·지인 등 추천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용자가 늘어나도록 서비스 운영해 왔다”며 “실제로 보상만을 목적으로 오베이를 다운받은 이들은 성실한 응답 참여를 요구하는 오베이의 앱 사용 경험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돋보기

-돈 주는 방식도 ‘각양각색’…앱테크의 진화

앱테크가 이용자들에게 각광받으면서 다양한 방식의 ‘리워드 앱’들이 잇달아 등장하는 추세다.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도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2018년 10월 출시된 ‘챌린저스’는 ‘매일 얼굴에 팩하기’, ‘토익 900점 넘기’ 등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한 인증 샷을 올리면 보상을 제공한다. 재밌는 것은 돈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용자들은 목표를 설정할 때 원하는 만큼 참가비를 걸게 된다. 그리고 이를 100% 달성하면 참가비와 함께 추가로 상금을 제공한다. 85% 이상 달성하면 자신이 건 참가비를 모두 환급해 주지만 그 아래로 떨어지면 달성률 만큼만 참가비가 환급된다.


1000원을 걸었는데 달성률이 0%라면 돈을 모두 날리는 셈이다. 도전하는 목표에 대한 강력한 동기부여를 위해 이 같은 장치를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유튜브를 시청한 시간만큼 캐시를 제공하는 앱들도 눈에 띈다. 올해 1월 출시된 ‘튜브캐시’가 대표적이다. 유튜브를 보는 시간에 비례에 적립금이 쌓인다. 시청자가 늘고 있는 유튜브의 인기 상승에 힘입어 덩달아 편승 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서비스가 시작된 ‘스팬더’는 물건을 산 영수증을 촬영해 업로드하면 장당 100원을 현금으로 준다. 하루 최대 10개(1000원)까지 영수증을 찍어 올릴 수 있다. 스팬더는 이렇게 모은 영수증을 필요로 하는 연구 기관이나 기업에 판매한다.

이런 리워드 앱을 사용할 때 염두에 둬야 할 사항도 있다. 주로 소규모 스타트업에서 이런 앱들을 출시하는 만큼 사용자가 급격하게 늘어나 보상 금액이 많아지면 갑자기 서비스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나름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가며 쌓은 적립금이 순식간에 허공에 사라질 수도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9호(2019.08.26 ~ 2019.09.0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