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테라’, 내년 맥주 점유율 40%로 상승 전망
-‘진로이즈백’도 품귀 현상 지속 [한경비즈니스=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2019 상반기 음식료·담배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하이트진로는 국내 소주 1위, 맥주 2위 업체다. 조선맥주 회사를 전신으로, 초창기에는 크라운맥주를 주력 제품으로 판매했고 1993년 하이트맥주 출시, 2005년 진로의 소주 부문(참이슬)을 인수하며 지금의 사업 구조를 갖췄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출시한 신제품의 성공으로 2020년 맥주·소주 점유율 확대가 예상되는 기업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신제품 맥주 테라를 출시하며 경쟁사인 OB맥주의 주력 제품인 카스가 독주하던 국내 맥주 시장에 제동을 걸었다.
테라는 출시 첫 달 40만 상자 판매를 기록한 이후 90만, 140만 상자로 판매량을 늘렸고 9월 기준 220만 상자로 고성장을 이어 갔다. 월 기준 1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출시 6개월 만에 두 자릿수의 점유율을 달성하는 등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기존 주력 제품인 하이트의 잠식 효과도 있지만 하이트진로의 국내 맥주 합산 기준은 지난 8월부터 한 자릿수 후반대의 성장을 기록하는 상황이다. 서울 주요 상권(여의도·강남·홍대) 설문 조사 결과 테라와 카스 판매 비율은 60 대 40으로 나타났다. 서울 주요 상권이 전국 점유율을 선행하는 특성을 감안하면 3~4년 내 점유율 1위 제품으로 성장하는 모습도 기대할 수 있다.
◆주류세 등 정책 변화도 호재
맥주 점유율 확대는 하이트진로의 실적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투자 포인트다. 하이트진로는 1999년 맥주 점유율 1위를 탈환한 이후 2006년까지 성장하며 60%의 점유율로 1위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는 이후 브랜드 다변화 전략과 소주 사업 인수에 따른 맥주 사업 집중도 하락으로 카스에 1위 자리를 내주며 장기간의 점유율·가동률 하락을 경험했다. 2018년 기준 맥주 가동률은 40%를 밑돌며 부진했고 맥주 부문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3%를 기록했다. 2018년 맥주 1위인 OB맥주의 영업이익률 30%와 비교하면 매우 대조적이다.
하이트진로의 내년 맥주 점유율은 테라의 성공에 따라 40%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가동률도 55~60%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맥주 부문은 7년 만에 흑자 달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올 초 경쟁사인 카스 맥주의 기습적인 가격 인상도 이뤄진 만큼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중 레귤러 맥주의 5~6% 가격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 또한 실적 성장의 주요한 포인트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사업부도 달리는 말에 채찍을 더한 격이다. 소주의 저도주화로 음용 층이 여성과 젊은 층으로 확대됐고 특히 지방에서 수도권 소주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방의 젊은 층은 기존 중·장년층 대비 지역 소주에 대한 충성도가 낮기 때문이다. 참이슬이 지방 침투를 늘려가는 가운데 주요 경쟁사의 매출 부진으로 반사이익도 얻고 있다. 수도권에서 선전하던 롯데주류 처음처럼의 자리를 다시 빼앗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출시한 진로이즈백도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물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과거 디자인을 복원하면서 맛은 기존 참이슬보다 부드러운 소주를 표방한다. 알코올 도수가 0.1% 낮은 제품으로 지방 소주인 좋은데이와 대선을 겨냥했다.
하이트진로에는 맥주·소주 신제품 성공 외에도 정책 호재도 있다. 주류세 변화와 판매 장려금 규제가 그것이다. 그동안 국내 맥주가 수입 맥주보다 높은 세율로 역차별 상황에 있었지만 내년부터는 종량세로 개편되며 국내 맥주와 수입 맥주의 세금이 동일해진다.
수입 맥주 ‘4캔에 1만원’ 행사가 단기간에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6캔에 1만원’, ‘8캔에 1만원’ 등 초저가 수입 맥주의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판매 장려금 규제는 리베이트 형식으로 식당·도매상에 제공되던 영업 방식의 금지다. 판매관리비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리베이트가 사라진다면 이 또한 수익성 개선의 주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6호(2019.10.14 ~ 2019.10.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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