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썸’이어 ‘맘스터치’도 손에 넣어…경쟁 치열하지만 배달 앱 인기 등 지속 성장 매력
외식업 불황 맞아?…프랜차이즈 인수전에 몰리는 사모펀드들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토종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가 사모펀드에 넘어간다. 해마로푸드는 11월 5일 대주주인 정현식 회장의 보유 지분 5478만2134주(지분율 57.85%)를 케이엘앤파트너스에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밝혔다.

주당 매각 단가는 3500원으로 총 매각금액은 약 1973억원이다. 현재 케이엘앤파트너스 실사를 진행 중인데 큰 이변이 없는 한 최종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CJ푸드빌은 지난 4월 운영하던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던 커피 전문점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한 바 있다. 이 역시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2025억원에 사들이며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올해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주요 식음료(F&B)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잇달아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거둬 가고 있어 그 배경이 궁금해진다. 외식 산업은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입 문턱이 낮아 시장에는 계속해 새로운 아이템으로 무장한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갈수록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최저임금·임대료 상승과 함께 트렌드도 수시로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동일한 메뉴로 점포를 확장해 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불황’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성장이 어려워졌다.

기업을 인수한 후 가치를 끌어올린 뒤 비싼 값에 ‘재매각(엑시트)’하는 사모펀드로선 자연히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외식업 시장 규모는 계속 성장 중

수년 전 F&B를 인수한 뒤 여전히 손을 털지 못하고 있는 업체들도 현재 부지기수다. 한동안 사모펀드업계에서 F&B는 기피 대상으로까지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주요 F&B 프랜차이즈 매물을 다시 사모펀드가 움켜쥐기 시작한 것이다. F&B 프랜차이즈 업황이 예전만 못하다는 우려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투자 고수라고 불리는 사모펀드들은 과연 ‘무엇’에 매력을 느껴 인수를 결정한 것일까.

이번에 해마로푸드를 인수한 케이엘앤파트너스의 김동전 부사장은 그 배경에 대해 외식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꼽았다. 외식 산업은 경쟁이 치열해졌을 뿐이지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는 ‘뜨거운 시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량 프랜차이즈를 인수해 잘만 키워 낸다면 향후 엑시트 과정에서 커다란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통계청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외식 산업 규모는 2010년 약 68조원에서 2016년 119조원대로 빠르게 팽창했다. 2018년에는 136조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향후에도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사장은 “특히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 인기를 끌면서 음식을 시켜 먹는 이들이 계속 늘어나 외식업 시장도 계속해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물론 케이엘앤파트너스가 단순히 외식업의 성장만 보고 인수를 타진한 것은 아니다. 해마로푸드가 운영하는 브랜드 ‘맘스터치’가 ‘햄버거’와 ‘치킨’을 주력 상품으로 삼고 지속적으로 외연을 확대한 점도 2000억원이라는 금액을 써낸 이유다.

김 부사장은 “치킨·피자·햄버거 등은 보통 ‘서양식’ 개념의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는데 전체 외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꾸준히 25%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쌀밥’처럼 소비자들이 매일 즐겨 먹는 ‘주식’으로 완전히 자리 잡은 데다 배달 앱 등의 인기에 힘입어 앞으로도 매출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성공적인 ‘엑시트’도 잇달아



주력 상품이 ‘커피’인 투썸플레이스의 사모펀드 매각 역시 비슷한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커피를 즐기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어느덧 시장 규모는 12조원대를 형성 중이다.

시장이 큰 만큼 경쟁도 만만치 않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매출 2687억원, 영업이익 326억원을 기록하는 등 단단히 입지를 굳힌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한 컨설턴트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모펀드의 F&B 프랜차이즈 인수 현황을 들여다보면 유행을 타지 않는 제품을 무기 삼아 꾸준히 외연을 넓혀 온 알짜 기업들에 눈독을 들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성공적인 ‘엑시트’ 사례가 발생하는 것도 다시 사모펀드들이 F&B 프랜차이즈에 눈독을 들이는 원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밀크티 음료 전문점 ‘공차’를 예로 들 수 있다. 국내 사모펀드인 유니슨캐피탈은 2014년 공차 한국사업부를, 2017년 대만 본사를 인수했다. 총 인수금액은 600억원이었다.

유니슨캐피탈은 이후 경영을 효율화하며 공차의 실적을 꾸준히 개선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1168억원, 영업이익 247억원을 기록해 인수 당시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배 이상 뛰었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공차를 매물로 내놓아 여러 업체의 주목을 받았다. 결국 지난 8월 미국계 사모펀드인 TA어소시에이츠에 주식 100%를 매각하는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 규모는 약 3500억원으로 큰 차익을 거둬들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사모펀드 컨소시엄도 올해 커피빈을 약 41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필리핀 외식 업체 졸리비와 베트남 프랜차이즈 업체 비엣타이가 공동 인수했다.
외식업 불황 맞아?…프랜차이즈 인수전에 몰리는 사모펀드들
미래에셋 사모펀드는 2013년 미국 어드벤트인터내셔널 등 해외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커피빈 본사를 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약 600억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한 바 있다. 그간 매각이 지지부진하며 우려도 제기됐지만 결국 수익을 내고 매각에 성공한 것이다.

토종 사모펀드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IMM PE)도 2013년 약 450억원에 인수한 할리스커피 매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매장 수를 크게 늘리며(약 380→560개) 사세를 확장시켰고 수익도 증가했다. 2013년 인수 당시 매출액 약 690억원, 영업이익 약 70억원이었던 할리스커피는 지난해 매출액 1500억원, 영업이익 160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예상 매각가는 2000억원 이상으로 거론된다.

물론 여전히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모건스탠리 사모펀드를 들 수 있다. 2011년 해외 사모펀드 중 처음으로 당시 빠르게 성장 중인 F&B 프랜차이즈를 인수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인공은 ‘놀부’였다.

하지만 이후 매년 실적이 추락했고 지난해 놀부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당연히 기업 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약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팔지 못하고 계속 손에 쥐고 있는 상태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이런 사례들을 봤을 때 결국 성공적인 엑시트의 관건은 업황도 중요하지만 결국엔 사모펀드가 프랜차이즈를 인수한 뒤 어떤 방식으로 운영해 경영을 효율화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1호(2019.11.18 ~ 2019.11.2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