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을 위한 자본주의 사용 설명서…경제적 자유를 위한 ‘3가지 월급’
[서평]밀레니얼이 14번의 월급을 받는다면
◆청춘의 재테크 상담소
스케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1만6000원

[한경 비즈니스=김은찬 한경BP 편집자]‘역사상 가장 똑똑하지만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유일한 세대.’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를 지칭하는 말이다. 어렵게 ‘취뽀(취업 뽀개기)’에 성공했다고 해도 드라마틱한 반전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 대학 졸업을 위해 빌렸던 학자금 대출과 주거비·생활비는 월급에서 꼬박꼬박 빠져나가고 ‘내 집’ 마련 자금과 결혼 자금 등 목돈이 필요한 생애 이벤트들이 연이어 다가온다.

그런데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들의 금융 이해력은 62.2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4.9점) 이하, 청년층(20대)은 한국 성인 평균보다 낮다고 한다. 부와 인맥만이 아니라 경제 이해도의 출발선마저 격차가 생긴 것이다. 그렇다면 해결법은 하나,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금융 문맹’을 벗어나야 하는데 소비와 지출만 알았지 ‘재테크’라는 과목은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다. 청춘은 어떻게 길을 찾아야 할까.


‘브런치’에서 금융 칼럼을 연재하는 작가 ‘스케치’는 바로 이렇게 돈 때문에 고민인 청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고시원 살이 취준생에서 시작해 취업에 성공하고 4년 만에 집을 마련하기까지 겪었던 현실의 냉정함을 잘 알고 있어서였다. 그래서 경제와 재테크를 공부하며 쌓은 지식으로 그들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카운슬링을 시작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시간당 8350원의 아르바이트로 버티는 스물두 살 청년, 휘게 라이프를 추구하며 40대 조기 은퇴를 희망하는 회사원, 돈을 벌어도 집값이라는 ‘넘사벽’ 앞에서 좌절하는 서른셋 청춘, 보장되지 않는 정년 때문에 벌써부터 은퇴 후가 걱정인 대리 등 카운슬링 고객은 바로 현실 속 ‘우리’다.

주제도 다양하다. 자본주의 한국에서 살아가기 위해 꼭 알아야만 하는 경제 상식을 14가지 주제, 43개 돈 고민을 통해 알려주는데 취업·연애·결혼·저축·세테크·투자·내 집 마련·노후 준비 등 직장인의 전 생애에 걸친 주요 지점들이다. 한마디로 ‘2030을 위한 자본주의 사용 설명서’라고 할 수 있다.


임금 노동자인 회사원은 기본적으로 한 해에 열두 달의 월급을 받고 지출을 줄여 목돈을 모으려고 하는데 저자는 이렇게 아끼며 모으는 방법도 좋지만 현재와 미래의 화폐 가치를 고려하면 ‘쌓아둔 돈’은 결국 ‘조금씩 잃는 돈’이 되기 때문에 자본의 교환, 즉 더 벌어 모으기를 우선하라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청년층이 12월의 월급(근로소득)으로 현금 흐름을 통제(소비·지출 관리와 저축 리밸런싱)하는 법을 익히고 13월의 월급(연말정산·세테크)을 위해 같은 소비에도 결과는 다른 환급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렇게 경제 근력을 키운 뒤 14월의 월급(배당주 등 투자를 통한 수익)까지 받는다면 ‘경제적 자유’라는 목표에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세대를 불문하고 부를 원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경제 사정 때문에 선택의 자유가 없는 미래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수없이 많은 경제적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밀레니얼 세대라면 ‘최고의 재테크는 소비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쓰면서도 돈이 더 이상 줄지 않는 시점을 만드는 것’이라는 말이 더 선명하게 다가올 것이다.


출발선이 다르다고 해서, 조금 늦게 시작했다고 해서 결승선에도 늦으라는 법은 없다. 그러니 낯설더라도 금융과 경제에 눈을 뜨려고 노력한다면 트랙에서 넘어지더라도 더 빨리 일어날 힘이 생길 것이다. 2020년 경제 사정에 터닝 포인트를 만들고 싶은 청춘, 나아가 10년 후에는 임금 노동자가 아닌 자본가로 살고 싶은 청춘이라면 경제적 자유를 위한 ‘3가지 월급’을 챙겨 보자.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3호(2019.12.02 ~ 2019.12.0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