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팰리세이드부터 그랜저까지 신차 효과 ‘톡톡’
- 내수 판매 톱10 ‘싹쓸이’
내놓는 차마다 대박, 10대 중 8대가 현대·기아차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올해 초부터 현대차그룹이 출시하는 차들이 연달아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된 차량 10대 중 8대가 현대·기아차고 나머지 2대를 르노삼성·쌍용·한국GM이 나눠 가졌을 정도다.

인기 차량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을 가리지 않았다. 현대차의 팰리세이드와 베뉴, 기아차의 셀토스 등 현대·기아차의 SUV들이 상반기에 인기를 끌었다면 하반기에는 현대차 신형 그랜저와 기아차 K5 등이 시장을 주도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올해 연초 계획했던 내수 판매 목표량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 연간 판매 목표 무난히 달성 전망
내놓는 차마다 대박, 10대 중 8대가 현대·기아차
현대·기아·르노삼성·쌍용·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138만8327대를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현대차가 67만5507대를 판매해 연간 판매 목표(71만2000대)의 94.9%를 달성했다.

남은 한 달 동안 3만6000여 대만 더 판매하면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올해 월평균 판매량이 6만1409대인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연간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아차는 같은 기간 총 47만1075대를 팔아 연간 판매 목표(53만 대)에 88.9%의 달성률을 보였다. 기아차의 월평균 판매량이 4만2825대임을 고려하면 남은 한 달 추가로 1만6000여 대를 더 팔아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기아차는 12월 12일 출시하는 3세대 K5가 사전 계약 3일 만에 1만 대 계약을 넘어서는 등 반응이 좋아 물량만 확보된다면 연간 판매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판매한 차량은 총 114만6582대로 전체 판매량은 82.6%에 달한다.

반면 쌍용차·르노삼성·한국GM의 판매량은 처참하다. 쌍용차는 연간 판매 목표로 지난해와 동일한 11만 대를 잡았지만 지난 11월까지 9만7215대 판매에 그쳤다. 월 판매량이 8800대 수준인 만큼 지금 같은 추세라면 연간 판매 목표 달성이 어려우 보인다.

르노삼성은 9만 대 판매 목표를 잡았지만 11월까지 7만6879대 판매에 그쳤다. 남은 한 달 1만3121대를 팔아야 하지만 월평균 판매량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6989대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GM은 국내 철수설로 여파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판매량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한국GM은 11만 대의 내수 판매 목표치를 세웠지만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대폭 줄어든 상태다. 지난 11월까지 판매량은 6만7651대로 철수설 이전의 연간 판매량 13만 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쌍용차·르노삼성·한국GM이 올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이유는 판매량을 이끌 신차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신차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그나마 한국GM이 하반기에 내놓은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는 국내 생산이 아니라 미국 수입 차량이다. 르노삼성과 쌍용차가 출시한 차량도 연료 라인업을 추가하거나 연식을 바꾼 것이 전부여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 쏘나타·그랜저의 치열한 1위 싸움
내놓는 차마다 대박, 10대 중 8대가 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는 올해 출시한 신차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시장을 장악했다. 우선 올해 11월까지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는 모델은 현대차의 쏘나타다. 지난 3월 풀 체인지(완전 변경) 8세대 모델로 출시된 신형 쏘나타는 총 9만1431대가 팔렸다.

2위는 현대 포터다. 총 9만959대가 팔렸다. 3위는 총 9만179대가 팔린 현대차의 그랜저가 차지했다. 그랜저는 11월 페이스 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이 출시되면서 현재 가파른 판매량을 보이고 있어 12월 판매량을 합친다면 쏘나타와 포터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누적 계약만 이미 4만 대가 넘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그랜저는 2017년(13만2080대)과 2018년(11만3101대)에 이어 3년 연속 ‘10만 대 클럽’을 예약해 둔 상태다.

국내 내수 시장 4위는 현대차의 중형 SUV 싼타페다. 총 7만9829대가 팔렸다. 지난해 10만7202대의 실적을 올리며 SUV 가운데 유일하게 10만 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올해는 월평균 판매량이 7000대 안팎에 그쳐 10만 대 달성은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SUV 시장만 놓고 보면 2위, 전체 5위는 기아차 카니발로 올해 총 5만8545대가 팔렸다. SUV 3위(전체 9위)는 기아차 쏘렌토(4만8383대)였다. SUV 4위(전체 10위)는 현대차 팰리세이드(4만6931대)가 차지했다. 판매량 순위 톱 10위권은 모두 현대·기아차가 채웠다.

현대·기아차는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58만 대, 기아차는 3.3% 늘어난 51만 대를 팔았다.

지난 10월까지 미국에서 팔린 자동차는 1412 만대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GM이 마이너스 2.1%(236만 대), 포드 마이너스 3.1%(201만 대), 아우디 마이너스 3.2%(18만 대), 도요타 마이너스 2.3%(196만 대), 닛산 마이너스 7.0%(115만 대) 등 주요 브랜드 판매가 일제히 감소했기 때문에 현대·기아차의 선전이 더욱 도드라진다.

현대·기아차가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미국 시장의 SUV 인기에 따른 신차 대응과 함께 올해 초부터 영입한 마케팅 전문가들이 판매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미국 법인에 닛산 출신 인재 3명과 25년 경력의 마케팅 임원을 영입하며 딜러망 확충을 통한 실적 방어에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 4월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와 북미·중남미를 총괄하는 미주권역담당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닛산의 전사성과총괄(CPO)을 역임한 호세 무뇨스 사장을 임명했다.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 회장의 오른팔로 알려진 무뇨스 사장은 닛산 시절 북미 시장 약진을 이끌었던 주인공이다. 5월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한 무뇨스 사장은 전 세계 판매·생산 운영 최적화와 수익성 등 전반적인 실적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다.

현대차의 ‘북미 효자’인 SUV 판매는 3만2140대로 10월 판매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팰리세이드는 4346대가 팔려 전월 대비 26% 증가했고 싼타페가 전년 동월 대비 26%, 투싼 16%, 코나 27% 증가로 상승세를 이었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SUV 판매 역시 전년 대비 32% 증가한 3만2300대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텔루라이드는 6075대가 팔리며 판매 동력을 잃지 않고 있고 스포티지와 쏘렌토 도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5%, 30% 증가했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4호(2019.12.09 ~ 2019.12.1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