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2019 올해의 CEO] - 전자 부문 : 권봉석 LG전자 사장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LG전자는 신(新)가전 시대를 열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 LG전자의 매출액은 15조7007억원으로 3분기 실적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가전 사업 매출이 첫 5조원을 돌파하면서 이룬 성과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 개선도 시작됐다.
LG전자 권봉석, 현장에 강한 전략가… 디지털 전환 진두지휘
LG전자는 11월 28일 신임 사령탑으로 권봉석 사장을 선임해 LG전자의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수익 구조가 양호한 상황에서 새로운 수장을 통해 변화와 쇄신을 이끌 계획이다. ‘전략가’로 통하는 권 사장은 LG전자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디지털 전환(DT)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권 사장은 기술과 마케팅을 겸비하고 현장 감각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후 1987년 LG전자에 입사해 전략, 상품기획, 연구개발, 영업, 생산 등 사업 전반의 밸류 체인을 두루 경험하며 사업가의 길을 밟아 왔다. 권 사장은 디지털 전환의 핵심 요소들인 빅데이터·인공지능(AI)·연결·콘텐츠 등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역량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핵심 과제인 디지털 전환의 최적임자라는 평가다.

권 사장은 “전략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는 올해 MC사업본부장과 HE사업본부장을 겸임하며 1주일에 하루만 여의도 본사인 트윈타워에 출근할 정도로 현장인 평택과 마곡을 챙겼다. 현장을 찾아가 TV·스마트폰·모니터 등 여러 제품의 품질과 업계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권 사장은 어려운 사업을 맡을 때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성과를 보여줬다. 그가 HE사업본부장에 부임한 첫해인 2015년 상반기에는 본부가 영업적자를 냈다. 2011년 23조9030억원이던 매출은 2015년 17조4000억원대로 급감했다. 그는 HE사업본부의 체질 전환을 위해 이익이 나지 않는 제품들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불필요한 제품은 개발하지 않았다. 화면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중심부를 움푹 들어가게 한 ‘커브드 TV’를 포기하는 대신 ‘올레드 TV’를 선택했다. 2013년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올레드 TV는 프리미엄 TV로 자리 잡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올해부터 MC사업본부장과 HE사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는 권 사장은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평택 스마트폰 생산 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생산 시설과 인력 재배치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또 LG전자는 내년 스마트폰 사업에서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보급형 제품에서 중가대 제품까지 확대한다. 스마트폰 라인업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개발 역량을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권 사장은 적자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한층 속도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MC사업본부의 턴어라운드는 ‘우리’가 아닌 ‘내 이름을 걸고 내가 한다’는 주인의식을 갖고 임해 달라”며 구성원 하나하나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한 바 있다.

약력 : 1963년생. 서울대 산업공학과 졸업. 헬싱키경제대(현 알토대) MBA. 1987년 LG전자(당시 금성사) 입사. 2005년 웨일즈법인장. 2007년 니터사업부장(부장). 2011년 미디어사업부장(상무). 2012년 MC사업본부 상품기획그룹장(전무). 2014년 (주)LG 시너지팀장. 2014년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 2018년 HE사업본부장(사장). 2018년 MC/HE사업본부장. 2019년 12월 LG전자 사장(현).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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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6호(2019.12.23 ~ 2019.12.2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