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대한민국 신성장 전략 특별기획]
[“‘포스트 코로나’의 해법은 혁신과 규제개혁”…기업 활력을 추스르자]
‘100년 기업’ 두산그룹, 중공업 넘어 디지털 기업으로 대변신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두산그룹은 124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 최고(最古) 기업이다. 1896년 박승직상점에서 시작한 두산은 동양맥주를 파는 소비재 기업에서 제조 기반의 중공업 기업으로 변신을 거듭해 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두산은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높이며 또 다른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두산은 초불확실성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을 언급하며 주력 사업의 시장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극대화, 신사업 성장, 디지털 전환 성과의 사업화를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박 회장은 “두산은 124년 역사 속에서 온갖 변화에 맞서 지금의 글로벌 두산을 이뤘다”며 “두산 DNA에 있는 경험과 역량을 믿고 힘차게 도약하는 2020년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산업 흐름에서 두산그룹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고 시대적 요구에 걸맞은 기업으로의 체질 변화를 강조한 것이다.

◆ 신사업·디지털 전환 드라이브

두산의 디지털 전환은 오너 4세인 박 회장이 2016년 3월 취임하면서 이미 본격화됐다. 박 회장은 취임 직후 최고디지털혁신(CDO) 조직을 신설해 전사적으로 디지털 전환 작업을 추진해 왔다. 성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1월 열린 ‘세계 가전 전시회(CES) 2020’에 두산 계열사들이 처음으로 참가해 드론과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무인 자동화 건설 솔루션인 ‘콘셉트 엑스’를 공개했고 두산밥캣은 스마트폰으로 로더 장비를 원격 조종할 수 있는 ‘맥스 컨트롤’ 기술을 소개했다.

탈원전 정책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중공업도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발전소 플랜트 부문에서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8년 디지털 전환을 위해 SAP와 포괄적 협력 관계를 맺고 그해 9월 델 EMC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산중공업은 인도 사산파워가 운영하는 석탄화력발전소에 디지털 솔루션을 적용하는 사업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수십만 가지 운전 시나리오를 분석해 발전소의 연소를 최적화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함께 신사업 분야도 두산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새로운 성장 엔진이다. 수소 연료전지 드론, 협동 로봇,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발전용 연료전지, 전자 소재 등 신사업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미래를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두산은 발전과 주택·건물용 연료전지 사업을 하며 축적해 온 연료전지 기술을 바탕으로 소형화된 모바일 연료전지를 개발했다. 2016년 12월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을 설립하고 약 2년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2018년 9월 열린 ‘인터드론’ 전시회에서 드론용 수소연료 전지팩을 처음 선보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유망 기술로 손꼽히는 협동 로봇 시장에도 진출했다. 두산로보틱스의 협동 로봇은 독일 뮌헨에서 2018년 6월 열린 유럽 최대 규모의 로봇·자동화 분야 전시회인 ‘오토매티카 2018’에 참가해 호평 받았다. 두산중공업은 기후 변화에 따른 에너지 전환에 따라 가스터빈 개발과 풍력 등 신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또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은 분할해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지주회사 두산은 연료전지 사업과 소재 사업을 각각 분할해 지난해 10월 1일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연료전지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독립한 두산퓨얼셀과 전지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전자 소재와 화장품·의약품 등에 활용되는 바이오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두산솔루스는 각각 2023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ahnoh05@hankyung.com

[커버스토리 = 대한민국 신성장 전략 특별기획 기사 인덱스]
① ‘규제 개혁’ 없으면 성장 엔진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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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기업 발목 잡는 지뢰밭 규제 걷어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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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9호(2020.03.23 ~ 2020.03.2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