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 확 달라진 세계인의 생활 패턴
- OTT·온라인 쇼핑·건강식품 뜬다
지난 주(3월30~4월3일) 화제의 리포트는 임상국 외 5인의 KB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코로나19가 가져온 일상의 변화에 따른 투자 아이디어’를 선정했다. 임 애널리스트 외 5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변화하는 생활 패턴 속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과 코로나19에도 펀더멘털이 견조한 산업과 종목을 발굴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유행)을 계기로 생활의 비대면화를 뜻하는 ‘언택트’가 세계적 추세로 뜨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언택트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생활 양식 변화로 이어지면서 관련주들의 몸값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KB증권은 코로나19가 몰고 온 일상생활의 변화 과정을 관찰하면서 주목해야 할 산업을 제시해 이목을 끌었다.
◆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뀐 여가 생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의 모든 일상들이 변화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은 물론이거니와 개학 연기, 재택근무, 사이버 강의 등 정부의 다양한 지침들이 권장되고 있다.
언젠가는 변화된 일상들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 돌아가겠지만 현재의 변화된 일상이 역설적으로 촉매제로 작용해 기존 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게임·5G 산업이다. 재미있는 콘텐츠와 게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트래픽 폭증 방지와 원활한 원격 근무 환경을 위해 5G의 필요성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
우선 OTT 산업은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확산되면서 가장 주목받는 산업이다. 이는 통신 트래픽 폭증 현상이 벌어지는 유럽과 미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럽 내 피해가 큰 이탈리아는 1일 트래픽이 최대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또한 버라이즌의 웹 트래픽이 3월 12일부터 19일 사이 22% 늘어났고 그중 스트리밍 서비스가 12% 증가했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업체들은 콘텐츠 스트리밍 품질을 낮춰 네트워크 정체 현상을 완화하고 있는 추세다.
1월 이후 넷플릭스 검색량 폭증도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재택근무에 따른 소비자들의 콘텐츠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결국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기업과 전략적 제휴로 기존 대비 상향된 수익을 확보한 콘텐츠 기업들이 시장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게임 산업도 코로나19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 게임 이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속될수록 게임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조사 기관 앱애니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중국의 게임 다운로드 수는 전년 평균 대비 80% 증가했다. 앱스토어의 2월 평균 게임 다운로드 수 또한 1월 대비 25% 증가했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의 트래픽 증가 추이에서도 게임 트래픽 증가율이 75%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원격 근무, 온라인 강의, 원격 진료 등 이동통신 기반의 서비스들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특히 5G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와 이통 3사는 2조7000억원 규모였던 상반기 5G 투자를 4조원 규모로 확대했다. 중국 또한 경기 활성화 대책 방안의 일환으로 5G 인프라 투자 확대안이 담긴 종합 소비 진작 대책을 발표했다.
현재까지 미국은 2019년 발표한 5G 이니셔티브 계획 외에 추가 투자 계획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트래픽 폭증으로 네트워크 정체 현상을 경험한 유럽과 미국 등의 국가에서 5G 인프라 투자를 본격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패턴 변화에서도 주목받는 산업이 있다. 바로 온라인 쇼핑과 온라인 결제 시장이다. 정부의 공식적인 외부 활동 자제 권고로 오프라인 카드 결제가 2월 한 달간 약 1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비대면 접촉을 선호하게 되면서 이커머스와 배달 등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 소비 패턴 변화와 건강 중시 트렌드
이는 비단 코로나19의 영향뿐만은 아니다. 핀테크와 온라인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온라인 쇼핑 거래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19년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87조원 수준이고 2021년까지 163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기준 하루 평균 간편 결제 금액은 2000억원 규모, 건수는 500만 건 이상으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국내 주요 이커머스 회사인 쿠팡의 2월 결제액은 1조6000억원 수준으로 1월 대비 13%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쇼핑 확대로 전자 지급 결제 대행 건수가 증가하면서 전자 결제 대행(PG) 업체들은 제휴 및 자체 서비스 출시를 통해 외형 확장을 도모 중이다. 이미 KG모빌리언스와 토스 제휴, 미래에셋대우의 PG업 등록 등 다양한 제휴·신사업 출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페이·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페이코와 같은 간편 결제 플랫폼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18년 간편 결제 서비스 결제 금액은 80조1453억원, 결제 건수는 23억8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대비 결제 금액과 결제 건수는 각각 198%, 180% 성장한 수치다. 이에 상위 PG사들에 시장 성장의 수혜가 집중되는 환경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기능식품 산업도 주목받고 있다. 2009년 신종플루 사태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건강기능식품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선례가 있었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칸타에 따르면 2009년(신종플루), 2015년(메르스) 당시 건강기능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28%,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이슈인 코로나19와는 별개로 건강기능식품은 고령화 사회(65세 이상의 고령 인구 비율이 총인구의 7% 이상인 사회) 진입에 따른 건강 중시 트렌드, 2030 젊은 세대 중심의 온라인 유통 채널 확대로 지속 성장 중인 산업이다.
또한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셀프 메디케이션이 건강기능식품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바쁜 일상 속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문화 확산과 젊은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합리적인 가격대를 갖춘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어 국내 건강기능식품 산업의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
해외 주요국들의 건강기능식품 시장 또한 지속 성장 중이다. 중국의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주요 기업들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건강기능식품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고 온라인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세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새로운 기능성 제품 등장, 규제 완화 등은 건강기능식품 성장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개별 인정형 원료 개발에 강점이 있는 기업,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과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방식의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 건강기능식품 외에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확보해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기업, 차별화된 건강기능식품 출시를 통해 확고한 시장 지위를 구축해 가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특징은 온라인 유통 채널을 통한 구매자 유입 증가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선물을 제외한 직접 구매 시장에서 인터넷몰의 점유율은 35.9%, 대형마트 15.5%, 다단계 판매 12.5%, 약국 10.9% 등이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구매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전통적 판매 채널인 방문판매, 다단계 판매 점유율은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채널이 주는 구매 편리성과 소비자 연령대 확산, 검색의 용이성이 온라인 채널의 성장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소비자 연령대가 낮을수록 온라인 구매 비율이 높다. 다양한 기능과 가격, 제품에 대한 빠른 속도의 비교 분석을 통해 최적의 제품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국을 통한 오프라인 구매도 접근성이 높아 안정적 시장점유율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리=차완용 기자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1호(2020.04.06 ~ 2020.04.12) 기사입니다.]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