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지표]
-WTI 6월물 만기 앞둔 5월 20일에도 가격 급락 우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미국산 유가가 역사상 처음 마이너스로 추락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원유를 가져가면 돈을 얹어주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던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저장 시설마저 부족해진 데 따른 결과다.

4월 2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마이너스 37.63달러에 마감됐다. 전 거래일(18.27달러)보다 55.90달러(305%) 폭락했다. 이날 장중 최저치는 마이너스 40.32달러였다.

이날 WTI 가격은 코로나19 여파에다 원유 시장의 선물 만기까지 겹치면서 낙폭이 커졌다. WTI 5월물 만기일인 4월 21일을 앞두고 선물 투자자들은 차라리 마이너스에 파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마이너스 40달러라는 기록적 유가가 발생한 배경이다.

증권가는 국제 유가가 당분간 약세를 지속하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월 2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2.21달러(19.1%) 상승한 13.78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반등했지만 올해 초 배럴당 60달러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약 78% 폭락한 수준이다. WTI 6월물 만기를 앞둔 5월 20일에도 가격이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WTI 사상 첫 마이너스…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증권가는 다만 하반기부터는 유가가 차츰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영찬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 미국·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의 원유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실현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경제 활동도 정상화하면서 원유 시장의 수급 밸런스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가 5주 연속 줄어들고 있다”며 “산유국들이 모두 감산의 필요성을 느끼고 공급량을 조절해 간다면 유가의 추가 하락 폭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WTI 사상 첫 마이너스…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WTI 사상 첫 마이너스…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WTI 사상 첫 마이너스…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WTI 사상 첫 마이너스…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4호(2020.04.27 ~ 2020.05.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