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 짓는 건설사’에서 주택사업 신흥 강자로 대변신
- 3년 만에 주택 매출 1550억원 돌파
‘빌리브 매거진’을 아시나요?…고급 주거 문화 브랜드 키우는 신세계건설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더 이상 이마트 건물만 짓던 신세계건설이 아니다. 이젠 최상위급 명품 주거 단지 하이엔드 브랜드 ‘빌리브’를 보유한 명실상부한 주택 건설업계의 ‘신흥 강자’가 됐다.

현대건설의 더 에이치(THE H), 대림산업 아크로, 대우건설 푸르지오써밋, 호반건설 호반써밋 등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한 시공능력평가(2019년 기준) 10위권 내 대형 건설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현재 분위기만 놓고 보면 결코 이들 건설사들에 밀리지 않는다. 이달 해운대 최고의 중심 입지에 최고급 숙박 시설(레지던스)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 공급을 앞두고 있는데 관련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 해운대 3대장 넘보는 신세계건설
‘빌리브 매거진’을 아시나요?…고급 주거 문화 브랜드 키우는 신세계건설
신세계건설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자리한 903억원 규모의 지하 5층~지상 38층 생활형 숙박 시설 공사를 수주하면서다.

부산 부(富)의 중심이라고 하는 해운대에서도 최상의 입지에 자리한 곳이기에 신세계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빌리브를 한 번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실제로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가 들어서게 되면 부산 해운대의 명품 주거 단지 ‘3대장’으로 꼽히는 대우트럼프월드마린·두산위브더제니스·엘시티처럼 건설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분위기도 뜨겁다. 부산 해운대에 또 다른 최고급 주거 시설의 등장 소식에 업계와 슈퍼리치들의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낮에는 탁 트인 해운대 바다와 해변을, 밤에는 도시의 아름다운 야경을 즐길 수 있는 황금 조망권으로 벌써부터 많은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세계건설은 자사가 동원할 수 있는 최상의 기술력을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에 총동원할 방침이다.특히 신세계건설은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를 입주민들이 1년 365일 24시간 해운대의 조경을 만끽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사생활 보호를 위한 특화 설계에 주력하기로 했다.

먼저 총 284가구로 구성된 주거 공간은 획일화된 기존 아파트의 레이아웃에서 탈피해 안락한 거주와 충만한 휴식을 모두 충족시키는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특히 조망을 극대화한 유리 커튼월 설계를 통해 거주자들이 거실·식당·욕실 등 집 안 어디에서든 해운대 해변과 부산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수준 높은 커뮤니티도 구성한다. 우선 최상층인 38층에는 사계절 해운대 바다 조망을 누릴 수 있는 층고 7.5m 높이의 인피니티 풀과 클럽라운지, 듀플렉스 사우나, 피트니스 등으로 구성되는 ‘패러그라프 클럽’을 마련하고 이를 멤버십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 4층에는 휴식과 명상을 위한 라이브러리 라운지와 멀티 라운지, 가든 테라스가 구성되는 입주민 전용 ‘프라이빗 커뮤니티’를 조성한다.

여기에 삶의 질을 높여줄 주거 서비스도 다양하게 제공된다. 시큐리티 서비스(컨시어지 데스크)를 비롯해 카셰어링 서비스, 청소 서비스, 드라이클리닝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해운대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특화 서비스인 프리미엄 요트 연계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건설은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를 최상위급 명품 주거 단지로 만드는 것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주택 사업을 본격화한 2017년부터 ‘입주민이 원하는 주거가 무엇인지’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해 왔다. 주택 사업을 본격화한 시점이 늦은 만큼 이를 만회하려는 노력과 다양한 시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 웹진 통해 세계 주거 문화를 R&D하다
‘빌리브 매거진’을 아시나요?…고급 주거 문화 브랜드 키우는 신세계건설
특히 분양과 상품 안내가 중심인 기존 건설사와 달리 ‘좋은 집’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담아 전 세계의 다양한 주거 라이프스타일을 조명하고 집이라는 공간에 거주하는 사람의 가치를 재해석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웹진 ‘빌리브 매거진’이다.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콘텐츠 마케팅 방식을 통해 신세계건설과 빌리브의 주거 철학을 소비자와 소통했다.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상품·서비스·콘텐츠의 정기적인 구독이 각광받고 있는 시대에 걸맞게 다변화되는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하고 선도하는 흥미로운 콘텐츠를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거주하는 에디터들과 함께 발굴했다.

콘텐츠는 블로그형(글·사진) 150여 개, 동영상 30여 개다. 이 매거진은 건설사에서 운영하는 뉴스레터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7만5000명 이상이 구독하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빌리브 매거진을 만들며 넓힌 주거 시설에 대한 안목을 바탕으로 주거 문화 연구·개발(R&D)을 본격화하면서 그동안 명품 주거 단지 주택 사업에서 보폭을 넓혀 왔다.

2018년 빌리브 범어(대구·입주), 빌리브 스카이(대구), 빌리브 울산, 빌리브 하남, 빌리브 노형(제주) 2019년 빌리브 인테라스(서울), 빌리브 트레비체(광주), 빌리브 범어2차(대구), 빌리브 파비오더까사(서울), 빌리브 메트로뷰(대구), 빌리브 클라쎄(대구), 빌리브 프리미어(대구) 등을 건설했다.

신세계건설의 명품 주거 단지 특화 전략은 시장에서 제대로 통했다. 2018년 5월 빌리브 울산을 성공적으로 분양했고 2019년 1월 분양한 대구 빌리브 스카이는 평균 135 대 1, 최고 443 대 1이라는 역대급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조기 분양 완판에 성공했다.

또한 광주시 서구 농성동에서 선보인 고급 주거 단지 빌리브 트레비체는 고품격 설계, 최고급 아파트에서 제공하는 조식 서비스와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내세운 하이엔드 상품으로 조기 분양 마감을 이끌어 냈고 하남시에 공급한 빌리브 하남 역시 순조롭게 분양을 마쳤다.

올해 역시 신세계건설이 선보이는 주거 단지는 대박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 3월 부산 남구에서 공급한 빌리브 센트로는 392실 모집에 1만4960명이 몰려 평균 38 대 1로 청약을 마쳤다.

루프톱가든·워터가든·피트니스·가든라운지·키즈라운지 등 명품 주거 단지를 위해 신세계건설이 특화시킨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들이 빛을 보면서 수요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신세계건설은 5월 분양에 나서는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 외에도 대구에서 빌리브 파크뷰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처럼 신세계건설은 주택 사업을 본격화한 2018년부터 총 15곳의 수주에 성공하며 누적 수주액 1조2000억원을 달성했다.

◆ 주택 사업 비율 높이며 ‘홀로서기’ 나서
‘빌리브 매거진’을 아시나요?…고급 주거 문화 브랜드 키우는 신세계건설
신세계건설이 이뤄내고 있는 주택 사업 성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91년 설립돼 신세계그룹의 건물 공사 사업을 주로 해왔던 터라 성장 가능성에 한계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마트 짓는 건설사’라는 업계의 조롱도 받아야만 했다.

실제로 신세계건설은 그룹사 일감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다. 그룹 매출 비율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컸다. 2013년까지 5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려 왔는데 그룹 일감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 같은 현상은 2014년 이후 절정에 달했다. 그룹 일감 지원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시기는 2014년부터인데 이 시기부터 신세계건설의 몸집이 급격히 불어났다. 신세계건설은 2014년 8359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그룹 일감이 상당 부분 차지했다.

이듬해인 2015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2016년 1조438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급 성과를 냈는데 이때 내부 매출은 무려 1조1743억원(82.9%)에 이르렀다. 이후 성장세가 멈췄는데 이때부터 신세계건설은 변하기 시작했다.

변화를 이끈 인물은 2017년 취임한 윤명규 신세계건설 대표다. 윤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그룹 의존도를 줄이고 외부 사업을 확대하는 ‘홀로서기’ 전략을 강력히 추진했다.

그룹에서 발주한 건축 일감 대부분이 백화점·마트 등의 건설 공사였는데 이미 이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달한 상황이었다. 물론 쉽지 않은 작업으로 상당히 고전했다. 그룹 지원이 줄어들면서 덩달아 매출도 빠지기 시작했다.

신세계건설의 매출 추이를 보면 2017년 1조644억원, 2018년 1조843억원, 2019년 1조161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내부 거래는 2017년 62.88%, 2018년 64.8%, 2019년 55.74%로 대폭 감소했다.

비록 매출은 떨어졌지만 홀로서기에 나선 신세계건설로서는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2016년까지만 해도 주택 브랜드조차 없었던 신세계건설이 불과 3년 만에 주택 사업에서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의 주택 사업 비율은 2017년 685억원, 2018년 590억원, 2019년 1550억원으로 같은 기간 6%→5%→15%로 급증했다.

신세계건설은 현재 주택 사업 외에도 물류 사업과 공공 부문 등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부 매출을 줄이고 독자 생존할 계획이다.

장기 비전도 세웠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존의 매출 성장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2030년에는 매출 4조원, 시공능력평가 순위(2019년 기준 29위)를 15위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 [돋보기] 윤명규 신세계건설 대표는…
- 위드미 키운 편의점 ‘신화’에서 건설사 수장으로
‘빌리브 매거진’을 아시나요?…고급 주거 문화 브랜드 키우는 신세계건설
윤명규 신세계건설 대표는 1961년생으로, 중동고와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신세계 입사 이후 이마트 경영지원본부 인사담당 상무 등을 거쳐 2015년 이마트위드미(현 이마트24) 대표 자리에 올랐고 2017년 신세계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윤 대표는 회사 내에서도 전략통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이마트위드미를 이끌 당시 국내 편의점업계 중 최단기간 500호점을 달성했고 2015년 말 1000호점을 돌파했다. 윤 대표는 직원의 아이디어를 존중하는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특히 소통과 팀워크를 중시하며 직원들의 직무와 관련해 자기 계발과 창의적 발상을 적극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6호(2020.05.09 ~ 2020.05.1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