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단순 ‘기록’ 넘어 ‘인식’ 기능, 클라우드로 원격 저장…텔레캅과 손잡고 출동 보안 서비스도
고성 산불 원인 KT ‘기가아이즈’는 알고 있다…진화하는 지능형 CCTV
CCTV가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영상을 기록하던 데서 이제 ‘인식’을 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과 만나 똑똑해진 ‘지능형 CCTV’다. 최근 통신사들이 이 시장에 적극 팔을 걷어붙이면서 경쟁이 본격화됐다. 통신사와 보안 업체 간의 합종연횡으로 지능형 CCTV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KT는 업계 최초로 플랫폼 기반의 지능형 영상·출동 보안 서비스를 선보였다. 2017년 8월 지능형 CCTV ‘기가아이즈(GiGAeyes)’를 출시하고 보안 전문 자회사인 KT텔레캅과 연계해 감지에서 출동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했다. KT 인터넷 기반으로 안정적이고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장점을 앞세운다.

기존 CCTV가 사람이 일일이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라면 지능형 CCTV에는 플랫폼 또는 센서가 위험 등을 ‘감지’하고 ‘알람’으로 알려준다. 지능형 CCTV의 방점은 ‘사전 예방’에 찍힌다. 기가아이즈는 ‘24시간 지켜주는 눈’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 성과를 분석하는 등 사업을 이끌면서 서비스 개통·애프터서비스(AS)와 프로세스·사업구조 개선 등 전천후 역할을 담당하는 곳, KT 기업신사업본부 영상보안플랫폼사업팀이다.

기가아이즈는 ‘24시간 지켜주는 눈’
영상보안플랫폼사업팀은 지능형 CCTV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키며 KT의 보안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정길 영상보안플랫폼사업팀장은 “기존 CCTV 사업 모델을 네트워크 기반의 지능형 서비스로 출시하고 설치와 AS 등 문제가 없도록 준비하는 과정이 모두 도전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기가아이즈를 출시하게 된 배경에는 IPTV 시장 재편의 성공 경험이 있다. KT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해 기존 케이블 TV 중심 시장을 IP 기반으로 바꾸는 데 앞장섰고 실제 유료 방송 1등 사업자로 성장했다. 마찬가지로 기가아이즈를 통해 CCTV 시장을 지능형 서비스 중심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기존 보안 업체들의 CCTV는 독립(Stand-alone) 형태로 구축돼 있다면 지능형 CCTV는 플랫폼 형태라는 차이가 있다. 네트워크 기반의 연결형 서비스에서 고객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고객은 플랫폼을 통해 별도의 업데이트 없이 신규 AI 영상 분석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들은 CCTV에 지능이 생긴다면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기가아이즈의 차별화 포인트로 먼저 ‘끊김 없는 화질’을 꼽았다. 기가아이즈는 풀 HD급 실시간 영상 모니터링과 저장이 가능하다. 영상을 줌인·아웃해도 깨지지 않는 선명한 화질로 현장 상황을 볼 수 있다. 한 팀장은 “고객사로부터 화질에 대한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다”며 “기가아이즈 고객이 상해 사건을 겪었는데 당시 증거 자료로 제출된 기가아이즈 촬영 영상을 보고 담당 경찰이 선명한 화질과 끊김 없는 녹화 품질에 극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 야구 동호회에서는 시설 관리용으로 설치된 기가아이즈를 통해 ‘판독’ 하기도 했다.

또 ‘원격 저장’이 특징이다. 기가아이즈는 KT 클라우드 기반의 원격 저장을 통해 화재나 도난, 도둑 침입으로 인한 영상 유실 우려가 없다. 기존 독립형 CCTV는 기록 자체가 사라져 버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례로 도둑이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녹화 장치를 들고 가버리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지능형 CCTV는 플랫폼에 영상이 안전하게 저장돼 있어 사후 조치가 용이하다. 실제 기가아이즈의 한 고객의 가게가 화재로 소실된 상황에서 플랫폼에 저장돼 있는 영상을 통해 화재 원인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최근 강원도 고성 산불의 원인을 밝히는 데 기가아이즈가 일조하기도 했다. 김은지 영상보안플랫폼사업팀 과장은 “고성 산불 발화 가구 옆집이 기가아이즈를 설치하고 있었는데 발화 시점이 녹화돼 있어 경찰에서 영상 반출을 요청해 왔다”며 “경찰에서 원인을 파악하는데 기가 아이즈가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침입’, ‘출입’, ‘배회’, ‘이탈’ 감지한다
지능형 CCTV는 특히 ‘지능형 영상 분석’에 장점을 갖는다. 이제까지 영상 분석 솔루션은 사람과 사물의 구분이 어려웠다. 하지만 기가아이즈 영상 분석 솔루션에는 딥러닝 기술이 접목돼 사물의 움직임과 사람의 행위를 식별할 수 있다. 일례로 기존의 영상 분석 솔루션이 나뭇잎의 흔들림을 사람 혹은 사람 등의 움직임으로 인식하고 경고를 보냈다면 기가아이즈는 나뭇잎을 구분하고 경고하지 않는다.

또 별도의 감지 센서 없이도 촬영된 영상만으로 침입·출입·배회·이탈 감지를 할 수 있다. 고객이 지정한 특정 영역 안으로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되면 곧바로 알람이 울린다. 영상보안플랫폼사업팀은 여기에 ‘히트맵’과 ‘피플카운트’ 기능을 추가했다. 히트맵은 방문객이 많이 머무르는 영역을 색으로 구분하며 피플카운트는 매장을 방문한 고객 수를 카운트하는 기능이다. 이와 같은 결과를 통계 값으로 제공해 중소 상공인들이 CCTV를 보안뿐만 아니라 마케팅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양정동 영상보안플랫폼사업팀 차장은 “쓰레기 무단 투기에 관한 기능을 조만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상보안플랫폼사업팀은 고객들의 니즈와 서비스 정확도 등을 반영해 영상 분석 기능을 단계적·지속적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효과적인 차별화 방법이다. 기가아이즈는 ‘ID플러스’ 기능을 통해 고객들이 5개 단위로 최대 100개까지 서브 ID를 추가할 수 있다. 양 차장은 “한 동물병원에서는 반려동물을 맡기고 여행을 떠나는 고객에게 서브 ID를 제공해 언제 어디서나 반려동물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KT는 보안 전문 그룹사인 KT텔레캅과 함께 플랫폼 기반 지능형 출동 보안 서비스 ‘기가아이즈 아이가드(GiGAeyes i-guard)’를 출시했다. 기가아이즈 아이가드는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웹을 통해 실시간 영상 모니터링을 제공하고 방범 센서에서 이상 신호 감지 시 관제센터에서 상황 파악 후 보안 요원이 출동해 24시간 고객의 안전을 지키는 지능형 출동 보안 서비스다. 이를 통해 영상 모니터링부터 출동 보안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영상보안플랫폼사업팀은 기가아이즈가 KT의 보안 사업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성 산불 원인 KT ‘기가아이즈’는 알고 있다…진화하는 지능형 CCTV
chari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8호(2020.05.23 ~ 2020.05.2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