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CEO]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언택트 시대 맞아 ‘디지털 교보’ 가속화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한국 보험 산업의 대표 최고경영자(CEO)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의대 교수에서 경영자로 변신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장남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의대를 나와 서울대 의대 교수를 지냈다.

2000년 5월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하면서 경영 일선에 나선 후 20년 동안 교보생명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있다. 신 회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와 글로벌 금융 위기라는 두 번의 험난한 파고 속에서도 교보생명의 내실 성장을 주도함으로써 장수 기업의 토대를 탄탄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질적 성장과 내실에 승부수를 띄운 신 회장은 먼저 잘못된 영업 관행을 뜯어고치고 영업 조직도 정예화했다. 중·장기 보장성 보험 위주로 마케팅 전략을 전환하고 경영 효율, 생산성 향상에 주력했다. 고강도 경영 쇄신 작업 덕분에 취임 당시 25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던 교보생명은 매년 5000억~6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2000년 3500억원 수준이던 자기자본은 올해 3월 기준 12조6000억원이 넘는다. 20년 동안 무려 36배나 늘린 경이적인 기록이다.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은 346.1%로 높은 재무 건전성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004년 이후 국내 대형 생보사 중 줄곧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안정적인 이익 창출과 재무 건전성 향상에 힘입어 교보생명은 2015년 국내 생명보험회사 최초로 세계적인 신용 평가사인 무디스로부터 ‘A1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최근 보험업계의 디지털 혁신을 이끌며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교보생명은 올해 경영 방침을 ‘생존을 넘어 디지털 교보로 가자’로 정했다. 고객 가치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해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100대 CEO]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언택트 시대 맞아 ‘디지털 교보’ 가속화
대표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디지털 혁신을 통해 언택트(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힘쓰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4월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대내외 환경 변화에 발맞춰 디지털을 활용한 비대면 영업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은 디지털을 활용한 보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접근 가능한 ‘사용자 중심의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오픈 이노베이션도 가속화한다. 혁신적인 스타트업과 협업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디지털 신기술을 적용해 업무 프로세스도 고객 중심으로 효율화할 방침이다.


ahnoh05@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3호(2020.06.27 ~ 2020.07.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