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CEO]권광석 우리은행장, 과거 틀 내려놓고 ‘제로 베이스’에서 혁신한다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1988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합병과 금융지주 출범, 민영화 추진 등 우리은행의 성장과 함께 동고동락해 왔다. 권 행장은 업계에서 ‘팔방미인’으로 불린다. 국제금융부 시절 외환 딜러를 비롯해 미국(뉴욕·워싱턴)과 캐나다 등에서의 글로벌 경험과 투자은행(IB)·전략·인사·기업홍보(IR)·마케팅 등 은행 내 여러 분야를 두루 거쳤다.

또한 주요 시중은행장 중에서 유일한 공대 출신으로 디지털 금융(언택트) 도래와 함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권 행장은 121년 우리은행의 역사상 최연소(1963년생) 시중은행장으로, 올해 3월 취임 이후 과감하고 적극적인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취임 당일 별도의 취임식 없이 행내 방송으로 대신하며 곧바로 업무를 시작하는 등 형식보다 실리를 우선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던 전국 영업본부장 회의와 임원진 회의 등을 전 직원에게 공개해 은행의 주요 현안에 대해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면서 공감 리더십으로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100대 CEO]권광석 우리은행장, 과거 틀 내려놓고 ‘제로 베이스’에서 혁신한다
권 행장은 지난 3월 취임사를 통해 우리은행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로 베이스 혁신’이라는 한 단어에 응축해 표현했다. 취임 이후 “과거의 틀과 관행은 모두 내려놓고 후배들에게 좋은 은행을 물려주기 위해 모든 것을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자”는 말을 직원들에게 거듭 강조하고 있다. 권 행장은 우리은행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고객 수익률 지표, 금융 소비자 보호 지표와 같은 고객 지표를 전면에 내세우며 성과평가제도(KPI)를 고객 중심으로 개선하고 직원 역량 강화와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 내부 정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은행장 직속으로 미래금융디자인부를 신설하고 영업 현장의 의견을 모아 혁신 과제를 도출하며 추진하고 있다. 특히 혁신 과제를 논의하는 과정에 있어 은행 내 방송을 통해 임원진의 논의 과정을 전 직원에게 공유하고 은행 내 익명 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의 찬반 의견을 가감 없이 청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와 함께 혁신 금융 지원을 통한 중소기업 육성으로 국가 경제와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하며 포용 금융 지원 확대로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혁신 성장 기업 등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을 중점 지원, 2019년 기술 금융 순증가 부문에서 시중은행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앞으로도 미래 성장성 중심의 기술 금융 평가 시스템을 개선해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을 지속 지원할 계획이다.
vivajh@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3호(2020.06.27 ~ 2020.07.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