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 제 1287호 (2020년 07월 29일)

‘이동’을 넘어 ‘연결’로 향해 가는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기사입력 2020.07.28 오전 09:14

[테크트렌드]
- 출발부터 도착까지 모든 이동 방식 통합한 ‘MaaS’에 관심 더 가져야

핀란드의 ‘윔’은 대중교통을 통합 시스템으로 서비스한다.윔 홈페이지

핀란드의 ‘윔’은 대중교통을 통합 시스템으로 서비스한다.윔 홈페이지



[심용운 SKI 딥체인지연구원 수석연구원] 최근 모빌리티에 대한 관심이 심상치 않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플라잉카(flying car)를 둘러싼 치열한 선점 경쟁에서 테슬라 주가가 1500달러(약 180만원)를 치솟으며 글로벌 자동차 기업 중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이 들린다. 


다소 소강상태였던 수소차 분야에서도 차 한 대도 생산한 바 없는 스타트업 니콜라가 116년 전통의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의 시가총액을 추월했다는 흥미로운 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포브스지는 2030년이 되면 전 세계에 7억 대의 커넥티드카와 9000대의 자율주행차, 2억5000만 대의 전기·하이브리드차가 도로를 다니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우리가 원하는 모빌리티 미래에 근접해 가고 있는 것일까. 우선 2020년 현재를 기준으로 모빌리티의 선두 주자들이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부터 살펴보자.


CASE로 보는 모빌리티의 현재 모습  
모빌리티의 미래를 가장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용어는 CASE(Connected· Autonomous·Shared·Electric Vehicle)다. 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공유차·전기차를 기반으로 하는 미래형 운송 수단을 통칭하는 것으로, 현재 모빌리티 진화 단계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우선 커넥티드카는 인프라 측면이나 서비스 면에서 가장 많이 진전돼 온 분야다. 현재 대부분의 차들은 통신 모듈이 장착돼 있어 대시보드에 OTA(Over-The-Air)를 통해 이심(eSIM) 카드만 꽂으면 무선 통신이 연결된다. 기존 광대역 유선망, 5세대 이동통신(5G) 무선 통신, 단거리 전용 통신 기술의 발달로 차량과 만물(V2X) 간 이음새 없는 초고속 무선 연결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내비게이션·음악·영화·메신저·검색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나 긴급 재난 구조 전화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커넥티드카 사업에는 스마트폰 운영 체제의 강자 구글과 애플이 각각 자사 운영 체제 기반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오토와 카플레이를 출시했다. 전기자동차의 선두 주자인 테슬라도 차량 내 프리미엄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국내에서 차량 기간 통신 사업자로 신고까지 마친 상태다. 


이 밖에 광고 기반의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우버나 캐비파이 같은 회사들도 있다. 자율주행차는 운전 보조(drive-assist) 단계를 지나 점차 자율주행(autonomous-drive)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 International)가 정한 자율주행의 단계는 ‘레벨0’에서 ‘레벨5’까지인데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레벨3로 평가하고 있다. 즉, 부분 자율 주행단계다. 운전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돌발 상황에는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자율주행차는 알려진 대로 2025년에 상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7월부터 레벨3 단계의 부분 자율주행차 출시가 가능해진다.


사업자로는 이미 2018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개발한 구글의 웨이모가 자율주행 기술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 받고 있고 GM크루즈·테슬라·포드·앱티브가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가 실제로 본격 도입되기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은 단순히 차 자체가 자동화되거나 지능화됐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주행 중 센서를 통해 차량·도로·장애물·교통상황·사람들 같은 주변 환경과 인프라와의 끊임없는 상호 작용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동차 사고의 책임과 보상에 대한 논의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자동차 공유도 커넥티드카 만큼 상당히 진전된 상태다. 모빌리티 분야에서 ‘우버’나 ‘타다’ 같은 자동차 공유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교통수단이다. 우버와 같은 카헤일링에서 쏘카나 그린카 같은 카셰어링 그리고 최근에는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 공유까지 전선을 넓혀 가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전기차 분야는 테슬라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완성차 사업자와의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테슬라는 현재 시장점유율 19%로 우위를 점하고 있고 그 뒤를 폭스바겐(14%)·르노닛산미쓰비시(12%)·현대자동차(8%)· BMW(8%) 등 완성차 업체가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전기차 시장은 연 20% 이상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전기차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생산과 판매를 전면 중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화된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 필요   
최근의 모빌리티의 미래를 전망하는 보고서들은 대부분 CASE처럼 이동 수단의 기술 진화에 집중돼 있다. 스마트폰의 혁신이 애플의 아이폰이라는 제품에서 촉발됐듯이 모빌리티의 미래도 운송 수단 자체에 관심이 쏟아지는 게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여전히 공급자나 제조업적 관점에서 보는 기술 중심적, 제품 중심적 시각이다. 그러면 모빌리티를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듯이 고객 관점에서 그리고 보다 통합적 시각에서 바라보면 어떻게 될까. 


모빌리티는 도시 생태계의 진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물론 도시 이외에도 모빌리티가 적용되는 곳은 있지만 도시만큼 모빌리티가 활발한 공간은 없다. 도시는 교통 혼잡과 환경 문제를 줄이고 도시인들의 이동성에 대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개인 운송, 대중교통, 고속전철, 개인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포함한 여러 운송 수단이 어우러지는 통합 모빌리티 공간 플랫폼이다.


이러한 공간이 플랫폼화되기 위해서는 모든 이동 환경이 하나의 모빌리티 생태계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 미래의 모빌리티는 운송 수단과 교통 인프라가 상호 연결되고 운전자의 조작이 필요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이음새 없이(seamless) 개인화된 이동 서비스를 말한다. 결국 미래의 모빌리티는 최종 소비자인 승객의 이동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그들의 개인 맞춤형 여정을 도와줘야 한다는 의미다.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은 이용자의 편의성과 효율성이지 이용하는 차가 휘발유든 전기든 수소든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또 미래에는 운송 수단을 반드시 소유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고객 관점에서는 고객이 집을 나와(first-mile) 원하는 곳에 가 할 일을 마치고 다시 집에 올 때까지(last-mile) 가장 최적의 시간과 편안한 여정이 최우선이다. 


이런 측면에서 고객 서비스로서의 모빌리티(MaaS : Mobility as a Service)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MaaS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고 이미 핀란드의 헬싱키에서 2016년 시작된 서비스다. MaaS 개념의 핵심은 모든 개인의 모빌리티 요구 사항이 단일 서비스로 제공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서비스인 ‘윔’은 핀란드의 스타트업 MaaS 글로벌과 핀란드 정부, 헬싱키 교통정보국이 추진하고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윔’의 핵심은 개인의 여행 계획과 노선에 대한 예약, 티켓·지불에 이르는 모든 것을 통합된 시스템에서 서비스하는 것이다. 특히 전동 킥보드나 자전거는 MaaS에서 문제가 되는 대중교통 수단에서 출발지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연결되는 퍼스트 라스트 마일(first-last mile)을 해결하는 마이크로 모빌리티(micro mobility)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최근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이러한 MaaS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공유차 애플리케이션, 자전거나 스쿠터 대여 등 모빌리티 서비스가 모두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에서만 코로나19 이후 공공 승차 공유는 사용량이 100% 감소, 대중교통은 92%, 스쿠터와 오토바이 대여는 각각 80%에서 50% 감소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MaaS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투명성과 빠른 소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서비스 중단과 지연에 대한 실시간 데이터 통신, 더 나은 청소·위생 고지, 자율주행차와 같은 비접촉식 기술 개발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7호(2020.07.27 ~ 2020.08.0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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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07-28 09:43